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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뉴욕타임스(NYT), CNN 등이 "도쿄올림픽의 진짜 챔피언은 일본의 편의점"이라며 편의점 예찬론을 펼쳐 눈길을 끈다.
도쿄 현지에 도착한 도쿄올림픽 선수들과 각국 대표팀 스태프, 심판들, 취재진은 14일 동안은 숙소와 경기장만 오갈 수 있다.
일정한 권역 내에서 지내게 하면서 외부 위험 요소를 차단하는, 이른바 '버블 방역'이다.
외출은 딱 15분만 허용하는데, 숙소 바로 인근의 편의점 정도만 갈 수 있다.
숙소 근처에 유명한 맛집이 있다 한들 '그림의 떡'이다.
해외 취재진에게는 매일 똑같은 숙소 조식과 메인프레스센터(MPC) 식당의 고정 메뉴 외에는 먹을거리를 챙길 곳이 사실상 편의점뿐이다.
그런데 이들에게 편의점이 주는 만족감이 실로 대단했던 듯하다.
NYT는 "편의점은 빠르게 생명 유지의 주요 원천이 됐다"면서 "더 놀랍게는 먹는 즐거움까지 안겨줬다"고 전했다.
이어 "'버블 방역' 때문에 바깥 음식을 맛볼 수는 없지만, 편의점만으로도 충분한 맛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편의점 문화가 익숙한 우리와는 달리 해외 취재진은 일본 편의점에서 파는 도시락과 튀김류, 국수류 등 다양한 음식 가짓수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편의점 초밥 도시락의 경우에도 일본의 초밥 장인 오노 지로가 만든 것은 아니지만 자국에서 먹었던 초밥보다 훨씬 맛있다며 찬양 일색이다.
MPC 로비에는 로손 편의점이 있는데, 이곳에는 매일 새로운 먹거리를 체험하려는 다국적 취재진으로 늘 북적인다고 NYT는 전했다.
심지어 선수들도 편의점에서 쇼핑백 가득하게 먹을거리를 챙기는 모습이 눈에 띈다고 전했다.
NYT는 "일본의 편의점은 질이 뛰어나고, 다양하고, 어디서든 쉽게 만날 수 있다"며 "미국의 편의점과 비교해 얼마나 월등한지를 이루다 설명하기 어렵다"고 했다.
기사를 쓴 NYT 기자 앤드루 케의 개인적인 경험은 생생하게 와닿는다.
"도쿄까지 14시간 동안 비행기를 탄 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는데 추가로 7시간이 걸렸다.
호텔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밤늦은 시간이었다.
30시간 동안 잠을 자지 못했고, 12시간 동안 한 끼도 먹지 못했다.
편의점의 냉동 닭똥집이 내 삶을 구했다.
닭똥집을 해동해 한입 베어먹고 차가운 맥주 한 모금을 마신 그 순간, 평화가 찾아왔다.
"
NYT는 "전염병이 우리에게 준 작은 위안이라면 우리가 때로는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에 대해 큰 감사를 느끼게 된다는 점일 것"이라고 했다.
CNN은 "숙소에서 벗어날 수 없는 많은 사람에게 일본의 24시간 편의점이 있다는 건 그나마 행운"이라며 "주장하건대 일본의 편의점은 세계 최고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음식과 음료를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일본을 다녀온 사람은 누구나 편의점 방문과 관련한 추억이 있을 것"이라며 "취재진과 선수들이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수많은 편의점 에피소드로 인해 일본의 편의점은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해외에서 일본을 찾은 방문객들의 수요에 발맞춰 최근 자사 공식 트위터에 삼각 김밥 포장지를 벗기는 요령을 영상으로 소개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