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 금융정책통 출신…7월 금통위서 '금리인상' 소수의견
"가계부채 철저 관리, 불확실성 대비" 취임 일성
금융안정 중시 '매파' 고승범 내정자…5년만의 금융위 복귀(종합)
5일 금융위원장에 내정된 고승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은 정통 경제 관료 출신이다.

2016년부터 금통위원을 지낸 고 내정자는 5년 만에 '본거지'인 금융위로 복귀했다.

그는 행정고시 28회 출신으로 금융위에서 금융서비스국장, 금융정책국장, 사무처장, 상임위원을 역임했다.

가계부채와 자본시장, 기업구조조정 관련 정책을 총괄하며 금융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깊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2003년 신용카드 사태, 2011년 저축은행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사태 처리를 주도했다.

관료 시절 가계부채가 금융리스크로 번지는 위기를 직접 관리했던 경험이 금융안정을 중시하는 시각으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있다.

2016년 금융위원장 추천으로 한은 금통위원으로 자리를 옮긴 뒤 작년 4월에는 한은 총재 추천으로 금통위원을 연임했다.

한은법이 개정된 1998년 이후 첫 연임 사례였다.

금통위에 처음 합류할 때는 경기부양을 뒷받침하는 비둘기파(완화적 통화정책 선호)로 분류됐지만, 연임 이후에는 매파(긴축적 통화정책 선호) 성향을 드러내며 주목받았다.

지난달 15일 열린 금통위에서는 위원 7명 가운데 유일하게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해야 한다'는 소수의견을 제시했다.

당시 금통위 회의록에 따르면 고 내정자는 "특히 최근 정부 대책에도 불구하고 가계부채의 증가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부동산시장 등 자산시장으로의 자금흐름이 지속되고 있어 우려된다"며 '금융안정'에 가중치를 둬 기준금리 상향 조정 의견을 냈다.

고 내정자는 이날 소감문을 통해서도 "가계부채, 자산가격 변동 등 경제·금융 위험요인을 철저히 관리하면서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정식 임명된다면 금통위원이 임기 종료 전 금융당국 수장으로 이동하는 흔치 않은 사례가 된다.

고 내정자의 두 번째 임기(2023년 4월까지)는 1년 9개월가량 남은 상태다.

동시에 부친에 이어 장관급을 지내게 된다.

부친은 김영삼 정부 때 건설부 장관을 지낸 고병우(88)씨다.

인간적으로는 온화하고 조정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가 많다.

조직 내 신망이 두터워 금융위 직원들도 그의 내정 소식에 기대하는 분위기다.

고 내정자는 6일부터 서울 모처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인사청문회 준비를 시작할 예정이다.

▲ 서울(59) ▲ 서울대 경제학과 ▲ 미국 아메리칸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박사 ▲ 행정고시 28회 ▲ 금융감독위원회 은행감독과장·감독정책과장·기획행정실장 ▲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국장·금융정책국장·사무처장·상임위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