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복주택’ 찾은 이재명 > 이재명 경기지사가 5일 경기 수원 광교원천행복주택 현장을 방문해 입주민들과 대화하고 있다. /뉴스1
< ‘행복주택’ 찾은 이재명 > 이재명 경기지사가 5일 경기 수원 광교원천행복주택 현장을 방문해 입주민들과 대화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1·2위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의 갈등이 막장으로 치닫고 있다. 양측은 사진 폭로전을 벌이며 상대 후보를 향해 ‘조폭 친분설’을 제기했다.

5일 두 후보의 캠프가 공개한 사진엔 한 광주지역 인사가 등장한다. 광주 폭력조직 출신으로 알려진 문흥식 전 5·18 구속자부상자회장이다. 최근 광주 철거건물 붕괴참사가 일어난 학동4구역 재개발 사업에 개입한 의혹을 받고 해외로 도피한 인물이다. 이 지사와 이 전 대표 모두 문 전 회장과 함께 있는 장면이 포착됐고, 이를 근거로 유착의혹 공방을 주고받는 구도다.

먼저 이낙연 캠프가 “이 지사와 사진을 찍은 이 사람(문 전 회장)은 모 사건의 1심 판결문에 광주 폭력조직의 행동대장이라고 나와 있다”며 관련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러자 이재명 캠프는 “이 지사는 작년 11월 광주민주화운동 3개 단체 대표자들과 간담회를 했다”며 “당연히 광주 폭력 조직의 행동대장이라는 것은 알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가 두 차례나 문 전 회장과 함께 한 이유는 무엇이냐”며 관련 기사가 담긴 사진 5장을 공개하며 역공을 가했다.

양측의 신경전이 조폭 연루 의혹으로까지 번지는 모습이다. 다른 여당 후보인 박용진 캠프의 김정현 공보단장은 이 같은 공방에 대해 “명백히 선을 넘었다”며 “상대방 흠집내기용으로 불미스러운 시도가 등장한 것은 지탄받을 작태”라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 측은 이 지사의 ‘지사 찬스’도 언급하며 공격을 가했다. 이낙연 캠프의 박래용 대변인은 최근 경기도가 관내 중·고교에 보낸 기본소득 아이디어 공모전 공문을 공개했다. 박 대변인은 “중·고교생까지 상금으로 유혹해 홍보에 끌어들이고 있다”며 “우리 아이들에게 기본소득을 충효, 남북통일과 같은 반열에 있는 것으로 인식시키려는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 등이 요구하고 있는 대선 경선 후보 검증단 출범 여부를 두고 송영길 대표가 이 지사를 지원한다는 이른바 ‘이심송심(李心宋心)’ 논란도 재점화하고 있다. 선두인 이 지사의 음주운전 재범 의혹이 제기되면서 별도 검증기구 구성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당 지도부는 경선 도중 ‘게임의 룰’을 바꿔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송 대표는 이날 검증단 설치 요구와 관련해 “논리상으로 맞지 않는다. 소송 진행 중에 소송 요건을 심사하자는 것과 비슷하다”며 “당에서 중간에 개입하면 되겠느냐”고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후발 주자 사이에선 송 대표가 이 지사에게 여러 차례 유리한 판단을 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나온다. 이 전 대표는 이심송심 논란과 관련해 “오해나 의심을 받지 않는 것이 향후를 위해 좋을 것”이라고 했다. 이 전 대표가 오는 9일 예정돼 있는 송 대표와의 만찬에서 그동안 지도부에 쌓였던 불만을 표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송 대표는 이심송심 논란에 대해 “이씨는 이낙연 후보도 있지 않으냐”고 일축했다. 그는 “나도 유권자인데 나를 공격해서 무슨 도움이 될지 후보들이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