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숙명여대, 전공 A학점 비율 '두배나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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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두명중 한명은 'A'...코로나에 '학점 인플레'심화]
2019년 B학점 이상 71.7%→2020년 87.5%%로 '껑충'
서울대 전공A 69.0%,연세대는 72.8%로 높아져
기업 담당자 "학점 변별력 낮아져...직무경험 중시"
2019년 B학점 이상 71.7%→2020년 87.5%%로 '껑충'
서울대 전공A 69.0%,연세대는 72.8%로 높아져
기업 담당자 "학점 변별력 낮아져...직무경험 중시"
서울 D대 재학생 김모(여·22) 씨는 지난 1학기에 4.4(4.5점 만점)의 높은 학점을 받았다. 기쁨도 잠시, 석차를 확인한 김씨의 표정은 어두워졌다. 김씨는 “거의 모든 과목에서 A+를 받았는데 석차는 90명 중 7등이었다. 성적 장학금은 물 건너 갔고, 나뿐만 아니라 모든 학생들의 성적이 높아졌다는 것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동국대와 숙명여대에서 지난해 전공과목에서 A학점 취득 비율은 이전년보다 두배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 연세대, 건국대 등 서울 주요대학들도 전공과목 A학점 비율이 크게 늘었다.
◆서울대 전공 A학점이상 69%
코로나19의 여파로 다수의 대학이 비대면 수업과 절대평가를 도입하면서 고학점자가 늘어나는 ‘학점 인플레이션(inflation)’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실제로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195개 대학에서 과목별 B학점 이상을 취득한 재학생 비율은 87.5%로 2019년(71.7%)보다 15.8%p 상승했다. 그중 A학점을 받은 학생 비율은 54.7%로 나타났다. 대학생 2명 중 1명은 A학점을 취득했다는 것이다.
대학알리미에 공개된 전공과목 성적분포 결과, 서울대의 지난해 1학기 전공과목 A학점 이상 비율은 69.0%였다. 이는 2019년(58.0%)보다 11%p 증가한 수치다. 연세대의 지난해 1학기 전공과목 A학점 이상 비율은 72.8%로 2019년(51.2%)보다 21.6%p 증가했다. 고려대는 지난해 1학기 전공과목 A학점 이상 비율이 61.1%이다. 2019년(50.7%) 대비 10.4%p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서강대는 2019년(39.0%) 대비 2020년(65.4%)에 26.4%p 증가했다. 건국대의 경우, 지난해 1학기 전공과목 A학점 이상 비율은 70.0%였다. 2019년(36.2%)보다 2배가량 증가한 셈이다. 중앙대는 지난해 1학기 전공과목 A학점 이상 비율이 72.1%로 전년도(40.4%)보다 31.7%p 늘었다.
증가폭이 40%p를 넘어선 대학들도 있었다. 동국대의 지난해 1학기 전공과목 A학점 이상 비율은 75.9%로 2019년(30.7%) 대비 45.2%p 증가했다. 숙명여대의 지난해 전공과목 A학점 이상 비율은 76.6%이다. 전년 같은 기간(35.8%)보다 40.8%p 늘어난 수치다.
반면 절대평가가 아닌 완화된 상대평가를 적용한 성균관대와 한양대는 앞의 대학들과 사뭇 다른 양상을 보였다. 성균관대의 지난해 1학기 전공과목 A학점 이상 비율은 43.8%로 집계됐다. 이는 2019년(40.8%)보다 3%p 증가한 수치로, 학점 인플레 현상과는 거리가 멀다. 한양대의 지난해 1학기 전공과목 A학점 이상 비율은 47.1%로 2019년(42.2%)보다 4.9%p 늘었다.
성균관대 재학생 김모(여·21) 씨는 학교마다 다른 평가 기준이 불안한 요소가 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지난 학기에 학점교류를 통해 타 학교의 수업을 수강했는데, 우리 학교에 비해 타 학교의 성적 평가가 훨씬 후하다고 느꼈다. 비슷한 학교생활을 했다고 하더라도 상대평가에 의해 타 학교에 비해 학점이 낮다면, 수치로 비교되는 취업 시장에서 불리하게 평가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취준생들 '학점 인플레'우려
취업을 앞둔 몇몇 대학생들은 학점 인플레 현상에 대해 우려 섞인 목소리를 냈다. 지난해 재학생의 약 3분의 2가 A학점을 받은 인천대 재학생 박주광(23) 씨는 “모두가 좋은 학점을 받다 보니 취업시장에서 성적에 대한 변별력이 떨어질 거라는 생각에 마냥 기쁘지는 않다. 학점뿐만 아니라 대외활동, 자격증 등의 스펙을 더 열심히 쌓아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화여대 4학년 이모(여·22) 씨는 공정성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화여대는 코로나19 이전부터 절대평가를 시행했고, 교수 재량에 따라 학점 비율이 바뀌었기 때문에 코로나19 이후 학점 인플레를 뚜렷하게 체감하지 못했다. 한편 완화된 상대평가나 절대평가를 새로 도입한 일부 대학에서는 학점을 후하게 주는 걸로 알고 있다. 학교마다 학점 비율과 성적 평가 방식의 편차가 크다면 취업시장에서 공정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모든 수업에 절대평가를 적용한 국민대 광고홍보학과 재학생 진정현(여·21) 씨는 “모두가 후한 성적을 받는 코로나 학번에게 학점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학점 인플레 현상이 궁극적으로 취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궁금하다”고 했다.
◆인사담당자 "학점 반영 낮추고 직무경험 높일것"
기업의 인사담당자들은 학점 인플레 현상에 따라 학점의 영향력은 줄고, 개개인의 경험과 스펙이 중요해질 것이라 입을 모았다.
이보람 하나은행 인사섹션 차장은 “지원자의 역량을 평가하는 주요 지표 중 하나인 대학 성적이 변별력을 잃게 되면, 기업 입장에서는 성적 반영비율을 낮출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원자들 입장에서는 변별력을 갖추기 위해 대학 외의 별도 교육이나 자격증 등 외부 스펙에 더 집중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IT 대기업 채용팀에 근무하는 A씨는 “학점의 변별력이 줄어들고 있는 만큼 기업에서는 학점 외에 다양한 평가 요소를 개발하고 수정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학점 대신 직무 관련 경험에 더 집중하거나 직무 시험의 난이도를 고도화하는 쪽으로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코로나로 인해 단기적인 학점 인플레는 어쩔 수 없겠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학교 측에서는 변별력 있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경 잡아라 1기 기자단 김수호 국민대 3학년 tncml1002@naver.com
동국대와 숙명여대에서 지난해 전공과목에서 A학점 취득 비율은 이전년보다 두배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 연세대, 건국대 등 서울 주요대학들도 전공과목 A학점 비율이 크게 늘었다.
◆서울대 전공 A학점이상 69%
코로나19의 여파로 다수의 대학이 비대면 수업과 절대평가를 도입하면서 고학점자가 늘어나는 ‘학점 인플레이션(inflation)’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실제로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195개 대학에서 과목별 B학점 이상을 취득한 재학생 비율은 87.5%로 2019년(71.7%)보다 15.8%p 상승했다. 그중 A학점을 받은 학생 비율은 54.7%로 나타났다. 대학생 2명 중 1명은 A학점을 취득했다는 것이다.
대학알리미에 공개된 전공과목 성적분포 결과, 서울대의 지난해 1학기 전공과목 A학점 이상 비율은 69.0%였다. 이는 2019년(58.0%)보다 11%p 증가한 수치다. 연세대의 지난해 1학기 전공과목 A학점 이상 비율은 72.8%로 2019년(51.2%)보다 21.6%p 증가했다. 고려대는 지난해 1학기 전공과목 A학점 이상 비율이 61.1%이다. 2019년(50.7%) 대비 10.4%p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서강대는 2019년(39.0%) 대비 2020년(65.4%)에 26.4%p 증가했다. 건국대의 경우, 지난해 1학기 전공과목 A학점 이상 비율은 70.0%였다. 2019년(36.2%)보다 2배가량 증가한 셈이다. 중앙대는 지난해 1학기 전공과목 A학점 이상 비율이 72.1%로 전년도(40.4%)보다 31.7%p 늘었다.
증가폭이 40%p를 넘어선 대학들도 있었다. 동국대의 지난해 1학기 전공과목 A학점 이상 비율은 75.9%로 2019년(30.7%) 대비 45.2%p 증가했다. 숙명여대의 지난해 전공과목 A학점 이상 비율은 76.6%이다. 전년 같은 기간(35.8%)보다 40.8%p 늘어난 수치다.
반면 절대평가가 아닌 완화된 상대평가를 적용한 성균관대와 한양대는 앞의 대학들과 사뭇 다른 양상을 보였다. 성균관대의 지난해 1학기 전공과목 A학점 이상 비율은 43.8%로 집계됐다. 이는 2019년(40.8%)보다 3%p 증가한 수치로, 학점 인플레 현상과는 거리가 멀다. 한양대의 지난해 1학기 전공과목 A학점 이상 비율은 47.1%로 2019년(42.2%)보다 4.9%p 늘었다.
성균관대 재학생 김모(여·21) 씨는 학교마다 다른 평가 기준이 불안한 요소가 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지난 학기에 학점교류를 통해 타 학교의 수업을 수강했는데, 우리 학교에 비해 타 학교의 성적 평가가 훨씬 후하다고 느꼈다. 비슷한 학교생활을 했다고 하더라도 상대평가에 의해 타 학교에 비해 학점이 낮다면, 수치로 비교되는 취업 시장에서 불리하게 평가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취준생들 '학점 인플레'우려
취업을 앞둔 몇몇 대학생들은 학점 인플레 현상에 대해 우려 섞인 목소리를 냈다. 지난해 재학생의 약 3분의 2가 A학점을 받은 인천대 재학생 박주광(23) 씨는 “모두가 좋은 학점을 받다 보니 취업시장에서 성적에 대한 변별력이 떨어질 거라는 생각에 마냥 기쁘지는 않다. 학점뿐만 아니라 대외활동, 자격증 등의 스펙을 더 열심히 쌓아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화여대 4학년 이모(여·22) 씨는 공정성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화여대는 코로나19 이전부터 절대평가를 시행했고, 교수 재량에 따라 학점 비율이 바뀌었기 때문에 코로나19 이후 학점 인플레를 뚜렷하게 체감하지 못했다. 한편 완화된 상대평가나 절대평가를 새로 도입한 일부 대학에서는 학점을 후하게 주는 걸로 알고 있다. 학교마다 학점 비율과 성적 평가 방식의 편차가 크다면 취업시장에서 공정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모든 수업에 절대평가를 적용한 국민대 광고홍보학과 재학생 진정현(여·21) 씨는 “모두가 후한 성적을 받는 코로나 학번에게 학점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학점 인플레 현상이 궁극적으로 취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궁금하다”고 했다.
◆인사담당자 "학점 반영 낮추고 직무경험 높일것"
기업의 인사담당자들은 학점 인플레 현상에 따라 학점의 영향력은 줄고, 개개인의 경험과 스펙이 중요해질 것이라 입을 모았다.
이보람 하나은행 인사섹션 차장은 “지원자의 역량을 평가하는 주요 지표 중 하나인 대학 성적이 변별력을 잃게 되면, 기업 입장에서는 성적 반영비율을 낮출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원자들 입장에서는 변별력을 갖추기 위해 대학 외의 별도 교육이나 자격증 등 외부 스펙에 더 집중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IT 대기업 채용팀에 근무하는 A씨는 “학점의 변별력이 줄어들고 있는 만큼 기업에서는 학점 외에 다양한 평가 요소를 개발하고 수정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학점 대신 직무 관련 경험에 더 집중하거나 직무 시험의 난이도를 고도화하는 쪽으로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코로나로 인해 단기적인 학점 인플레는 어쩔 수 없겠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학교 측에서는 변별력 있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경 잡아라 1기 기자단 김수호 국민대 3학년 tncml100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