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이 전기차 기업을 초청해 개최한 행사에 테슬라가 빠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사진)가 이끄는 테슬라에 대한 불쾌감을 내비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일론 머스크 CEO는 5일(현지시간) 트위터에 테슬라가 백악관 행사에서 제외됐다는 보도를 거론하며 "테슬라가 초대받지 못한 건 이상하다"고 썼다. 이날 백악관에서는 미국 주요 전기차 기업을 초청한 '클린테크니카' 행사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2030년까지 친환경차가 신차 판매의 절반을 차지하도록 지원하겠다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대통령의 옆자리는 제너럴모터스(GM), 포드, 스텔란티스 3사가 지켰다. 행사 현장에는 쉐보레 볼트, 지프 랭글러 리미티드 루비콘 4xE 등 참가 기업들의 자동차도 전시됐다.

다만 CNN은 이들 업체가 전기차를 많이 공급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체 매출 가운데 전기차 비율이 2%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 더구나 미국·이탈리아 합작사 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프랑스 푸조(PSA)가 합병해 출범한 스텔란티스는 미국에서 아직 전기차를 판매하지 않고 있다.

반면 초대받지 못한 테슬라는 미국 내에서 가장 많은 전기차를 판매하고 있는 기업.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지난 3년간 미국에서 팔린 전기차의 74%가 테슬라 제품이다. 이와 관련해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테슬라가 초대받지 못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알아서들 생각하시라"고 답변했다.

일각에서는 백악관의 테슬라 배제는 노조 정책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바이든 행정부는 노조 친화적 정권이란 평가를 받는다. 행사에는 미국자동차노동조합(UAW)도 참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초청 연설을 통해 "미국 내 노조가 만든 클린 자동차"라고 발언했고 사키 대변인 역시 참가 기업을 두고 "UAW의 3대 고용주"라고 언급했다.

반면 머스크는 노조를 만드려던 직원을 해고해 UAW로부터 소송을 당한 바 있다. 당시 머스크는 언론 인터뷰에서 해당 직원을 거론하며 "그는 테슬라가 아닌 UAW 직원이다. UAW는 회사를 망하게 만들고 노동자를 배신한다"고 주장했다.

노조에 가입하려는 직원을 두고 "왜 노조비를 내면서 스톡옵션을 포기하느냐"는 글을 올려 노조 활동을 위협했다는 비판도 받았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