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10명 가운데 6명은 자식 세대가 부모 세대보다 가난할 것으로 비관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013년 조사가 시작된 이후 최고치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최근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한국인 응답자(18세 이상 1006명)의 60%는 자식이 부모보다 경제적으로 어려울 것이라고 답했다. 2년 전 54%보다 6%포인트 증가했다. 응답자의 34%는 자식 세대가 부모 세대보다 잘살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식 세대가 더 가난해질 것이란 응답 비율은 시간이 흐를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2013년 37%에서 시작해 2014년 43%, 2015년 52%, 2017년 55%, 2018년 53%, 2019년 54%, 2021년 60%였다. 2016년과 2020년에는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퓨리서치센터는 이번 조사가 이뤄진 13개국(성인 총 1만8850명) 대부분이 자녀 세대의 경제 형편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고 밝혔다. 그중에서도 2019년 대비 2021년 한국의 부정 응답 상승 폭(6%포인트)은 네 번째로 높았다.

이탈리아가 2019년 61%에서 2021년 72%로 11%포인트 올라 1위였다. 미국과 독일의 상승폭은 8%포인트로 공동 2위였다. 올해 조사에서 미국인과 독일인은 자식 세대가 더 가난해질 것이란 응답 비율이 각각 68%, 50%였다.

특히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비판적인 응답자일수록 자녀 미래에 대해 암울한 평가를 내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경우 코로나19와 관련한 정부 대응에 비판적인 응답자의 79%가 자식이 부모보다 못살 것이라고 예측했다. 코로나19 대응을 긍정 평가하는 응답자 가운데서는 53%가 자식이 부모보다 가난할 것이라고 봤다. 이번 퓨리서치센터 여론조사는 지난 3월 13일부터 4월 29일까지 이뤄졌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