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지 않고 삽니다」저자, 정희선
사진 출처 - 아도레스
사진 출처 - 아도레스
한 달에 일주일 정도는 지금 내가 사는 곳이 아닌 다른 곳에서 살아보는 건 어떨까? 매달 다른 외제 차를 마음대로 골라 타면 얼마나 좋을까?

이러한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 주는 구독 서비스를 소개한다.

물건이 아닌 경험에서 더 큰 만족을 얻는 시대, 구독 서비스를 잘 활용한다면 큰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도 경험의 폭을 넓힐 수 있다.

새로운 경험을 위해 가장 쉽게 떠올릴 수 있는 활동은 여행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주춤하긴 하지만 한동안 국내외 여행지에서 ‘한 달 살기’가 유행했다.

매달 다른 곳을 여행하며 지내는 라이프스타일은 낭만적으로 들리지만, 현실적으로는 경제적, 시간적 제약이 따른다.

하지만 다양한 장소에서 살아보는 것이 가능한 ‘주거 구독’이라는 새로운 컨셉의 서비스를 활용한다면 불가능한 이야기가 아니다.

일본에서 화제가 된 아도레스(ADDress)는 주거를 구독이라는 형태로 선보인 최초의 기업으로 월 4만 엔(약 42만 원)을 내면 아도레스가 운영하는 전국의 빈집이나 별장에서 머무는 것이 가능하다.

2019년 4월 일본 전국의 13개 거점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아도레스는 2021년 3월 기준 약 130개까지 숙박 시설을 확대했다. 주거 구독 비즈니스는 코로나 확산 이후 오히려 더 빠르게 성장했다.

팬데믹으로 인해 재택근무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아도레스가 주요 타깃으로 생각했던 프리랜서뿐만 아니라 회사원의 비중 또한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주거 구독 서비스와 비슷한 컨셉으로, 전국의 호텔이나 민박 등을 정액제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도 일본에서 인기가 높다.

이 또한 재택근무가 확산되면서 도시와 지방을 왔다 갔다 생활하는 소위 ‘다거점 생활’를 시도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로 인해 직격탄을 맞은 일본의 호텔들도 이러한 니즈를 포착해, 최근 자사가 운영하는 전국 호텔 어디에서나 머물 수 있는 ‘30일 구독 플랜’ 등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주거뿐만이 아니다. 자동차, 그림, 카메라 등 주로 비싼 내구재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구독 서비스도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서비스는 평소에는 높은 가격대로 인해 쉽게 접근할 수 없었던 미술 작품이나 외제 차를 매달 혹은 수개월에 한 번씩 종류를 바꿔가며 이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고객에게 다채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이제 구독 서비스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우유나 신문을 배달해주는 비즈니스 모델이 아니다. 수많은 선택지 중에서 나에게 가장 좋은 것을 골라주거나, 단 한 사람만을 위한 특별한 제품을 만들어주거나,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매일 일상에서 사용하는 옷, 커피, 샴푸, 영양제부터 시작하여 심지어 집과 자동차까지 사지 않고 구독 서비스로 필요할 때 이용하는 것이 가능한 시대가 됐다. 이제 물건을 사지 않고 살아가는 모습이 당연하게 여겨질지도 모를 일이다.

한 달에 40만원으로 전국의 호텔이 내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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