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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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지사의 지사직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재명 캠프에서는 “선출직 특성을 이해하지 못한 구시대적 발상”이라고 일축했다. 미국에서는 현직 주지사들이 사퇴 없이 대선 경선에 참여한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했다.

이재명 캠프 정진욱 대변인은 6일 “우리나라에서는 직을 던지고 선거에 참여하는 것이 무슨 결단의 상징처럼 보이지만 그것은 선출직 공무를 이해하지 못한 소치이자 구시대적 발상”이라고 논평했다.

이 지사에 대한 지사직 사퇴 요구는 야당에 이어 여당에서도 나오고 있다. 앞서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지난 1일 지사직을 사퇴하면서 “지사직을 유지하며 경선을 치르는 것이 법률적으로 가능하더라도 양심과 공직 윤리상 양립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선거관리위원장인 이상민 의원은 6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지사)본인과 경기도민 입장에서 홀가분하게 경선에 뛰어드는 것이 좋다”며 “이 지사가 지사직을 갖고 있지만 마음은 콩밭에 가 있지 않은가”고 말했다.

이낙연 캠프 배재정 대변인도 "이 지사가 기본소득 홍보를 위해 수십억원의 혈세를 쓰고 학교와 학생들까지 동원하는 행태를 더 이상 두고 보기는 어렵다"며 "진심으로 경기 도정을 생각한다면 책임있는 공직자의 자세를 보이시라"며 사퇴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이 지사는 같은 날 경기 수원 팔달구보건소에서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을 마치고 기자들을 만나 “대선 경선 완주와 도지사직 유지 중 굳이 하나를 선택하라면 도지사직을 사수하겠다”며 “도지사직은 1400만 도민이 맡긴 책임이기 때문에 선거운동을 많이 하겠다고 사퇴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정 대변인은 “더욱이 지금은 코로나19방역과 위기에 처한 민생 곳곳을 보살펴야 하는 중대한 시기”라며 “중요한 결정의 최종 책임을 져야할 결정권자의 존재가 꼭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에서는 거의 모든 주에서 주지사들이 현직 사퇴 없이 대통령 선거 경선에 참여한다”며 “주지사직을 사퇴하라는 요구도 없다”고 설명했다.

미국 43대 대통령(2001~2009년)을 지낸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경우 2000년 텍사스 주지사 자격으로 공화당 내 경선과 대선 본선을 모두 치렀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