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가 상장 첫날 은행 대장주 자리에 올랐다. 종가 기준으로 시가총액 33조원을 넘어섰다. 은행주 시총 1위이던 KB금융지주와의 격차는 12조원에 달한다. 단순한 은행이 아니라 금융 플랫폼 기업으로서의 성장 가능성에 투자자들이 베팅한 결과라는 평가다.

카카오뱅크는 유가증권시장 상장 첫날인 6일 시초가 대비 29.98%(상한가) 오른 6만9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카카오뱅크의 시초가는 공모가 3만9000원보다 37.69% 높은 5만3700원이었다.

상장 첫날 시초가가 공모가의 두 배로 시작하는 것은 실패했지만 상승 제한폭까지 오르는 데 성공했다. 상한가에 주식을 판 공모주 투자자는 79%의 수익을 올렸다.

종가 기준 카카오뱅크의 시가총액은 33조1620억원으로 상장기업 중 11위에 올랐다. KB금융지주(21조7051억원) 신한금융지주(20조182억원) 하나금융지주(12조9854억원) 우리금융지주(7조9810억원) 등을 모두 제쳤을 뿐 아니라 포스코(29조7307억원) LG전자(25조6927억원) SK텔레콤(22조143억원) 등 기존 산업계 강자들보다 높은 순위에 올랐다. 전문가들은 “당장의 실적보다는 ‘미래의 금융’에 투자가 몰린 결과”라고 분석했다.

외국인이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이날 외국인은 2254억원을 순매수했다. 기관도 982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개인은 3023억원을 순매도했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렇게 큰 규모의 인터넷은행이 상장한 사례가 세계적으로도 거의 없기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매력을 느끼고 투자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올해 3월 말 기준 카카오뱅크 이용자는 1600만 명이고 월간 활성이용자(MAU·실제 서비스 이용 고객)도 1330만 명에 이른다. 2017년 출범 이후 각각 연평균 48.9%, 59.2% 늘었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국내 모바일 앱 중 MAU 1위인 카카오톡과의 네트워크 및 록인 효과(이용자를 묶어두는 효과) 등을 감안하면 금융 플랫폼으로서의 확장성은 이제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은행업이 규제 산업이라는 특수성이 있어 확장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