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건 단편집 '아이 틴더 유' 출간
‘2020 한경 신춘문예’로 등단한 정대건 작가가 단편소설집 《아이 틴더 유》(자음과모음)를 선보였다. 지난해 출간한 장편소설 《GV 빌런 고태경》(은행나무)에 이어 두 번째 작품이다. 자음과모음이 세 편의 단편을 묶어 출간하는 ‘트리플’ 시리즈의 하나로 기획된 이 책에는 소설 3편과 에세이 1편을 담았다.

표제작 ‘아이 틴더 유’는 데이팅 앱 ‘틴더’를 통해 만난 청춘 남녀의 이야기를 그렸다. “서로에게 유일무이한 존재가 되지 말자”며 가벼운 관계를 지향하지만 사람 마음이란 게 그리 쉽지 않다.

작가는 10년간 영화를 공부하며 연출했던 경험을 소설 곳곳에 투영하며 소설의 주제를 더욱 효과적으로 드러낸다. “이 짧은 시간을 촬영에서 매직 아워라고 해. 이때를 놓쳐버리면 큰일 나니까 모든 스태프와 배우가 긴장하고 집중하는데, 그때 기분이 진짜 좋아. 짧기 때문에 소중하지.”

김보경 문학평론가는 “정대건의 소설은 어딘지 완성되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느슨하고 가벼운 관계들에 주목하며 그 관계의 고유한 쾌락 원칙들을 포착한다”며 “이를 통해 우리가 그간 주의를 기울이지 못했던 쾌락을 느끼도록 해 준다”고 평했다.

다큐멘터리와 극영화를 찍는 영화감독이던 정 작가는 2019년 한경 신춘문예로 등단하면서 소설가로 전향했다. 그때 당선작이 《GV 빌런 고태경》이다.

이번 소설집에 실린 에세이에서 작가는 자신이 영화판에 뛰어들게 된 계기를 밝힌다. 대학 시절 문학 동아리에 들어가려다 거절당하면서 영화 동아리에 들어가게 된 것. “그 영화 동아리에서 단편 영화를 찍었고, 그게 재미있지만 부족함을 느껴 영화 학교를 가야겠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나의 10년간의 고행이 시작됐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