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문화를 만나다] '헤어'나지 못하는 영어 표현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하루하루 흰머리가 눈에 띄게 늘어나,
얼마 전 큰 맘 먹고 아름다운(?) 갈색머리로 염색을 했습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붉은 돼지’라고 놀려 매일매일 힘든 삶을 살고 있답니다.
그래서 오늘은 머리카락(hair)과 관련된 표현들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갈색머리는 brunet(여성형은 brunette),
금발머리는 blond(여성형은 blonde)라고 합니다.
그런데 blonde에는 ‘얼굴은 예쁘지만 머리는 좋지 않은 여성’이라는 의미도 있답니다.

그래서 아시는 분도 있겠지만,
영화 [금발이 너무해]의 원제는 Legally Blonde랍니다.

사실 이 제목은 Legally blind라는 표현을 멋지게 패러디한 것인데,
legally blind가 ‘법적 시각장애인’,
즉 잔존 시력이 있어도 법으로는 장애인으로 인정한다는 뜻이라

legally blonde는 ‘법적으로 금발임을 인정한다.’ 정도로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따라서 ‘누구나 인정하는 금발’이라는 의미가 되겠네요.

그리고 머리 모양으로 넘어가면,
‘뒤로 묶어 길게 늘어뜨린 머리’는 ponytail이라고 합니다.
pony(조랑말)의 tail(꼬리)에서 연상해서 만든 표현이라고 하네요.

이에 반해 ‘양갈래로 묶은 머리’는 piggy tail이라고 한답니다.
piggy(새끼 돼지)의 tail(꼬리)을 떠올리시면 연상이 되시나요?

이렇듯 머리색과 머리 모양에 관련된 많은 영어 표현이 있답니다.
하지만 이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대머리’는 영어로 bald라고 합니다.

설마 ‘대담한’이란 뜻을 가진 bold와 헷갈리시는 분은 없겠지요?
예전에 어떤 선생님께서 “대머리는 용감하다”는 멋진(?) 명언을 날리신 적이 있지만,
이것은 수백만의 탈모인과 영어수험생들을 두 번 죽이는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끝으로 barehead(ed)는 ‘모자를 쓰지 않은’이란 뜻이랍니다.
bare hands가 ‘맨손’이고, barefoot이 ‘맨발’이라는 뜻인데,
barehead만 ‘대머리’라고 해석한다면 너무 억울하지 않을까요?

하루하루 흰머리는 늘어가고, 매일매일 머리카락이 줄어듦에 따라
‘아, 이제는 나도 아저씨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래도 흰머리를 휘날리며
그리고 대머리의 광채를 빛내며 강의하는 그 날까지
더욱 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한경닷컴 The Lifeist> 배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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