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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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는 좋은 사람이 아니다

A팀장은 온화하며 잔소리를 하지 않는다. 항상 직원에게 좋은 말을 해주며, 일을 잘못했거나 실수로 일을 망친 경우에도 질책 대신 다음에 잘하라는 말만 한다. 법 없이도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A팀장이다는 말이 오간다. 하지만, A팀장이 속한 팀의 성과는 그렇게 높지 않다. A팀장의 인성이 직원들에게 영향을 주어 자발적 업무가 수행되어야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유능한 직원은 팀을 떠난다. 직원들도 활력이 없다. 왜 그럴까?
A팀장이 싫은 소리를 하지 않아 회사의 구질구질한 업무는 A팀에서 수행하는 경우가 많다.
세상 일이란 지금까지 하지 않은 새로운 일을 수행해 성과를 내면 회사가 떠들썩하다.
이곳저곳에서 잘했다는 인사를 하고 성과가 큰 경우 CEO가 특별 상이나 인센티브를 직접 수 여한다. 하지만,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귀찮고 힘든 일을 어느 한 팀이 대부분 수행했다고 해서 칭찬하는 조직이나 사람은 없다. 그 일을 하지 않아 불편해지기 전에는 고마워하지 않는다.
CEO는 누가 그 일을 했는지 관심조차 없다. 이런 일들을 A팀이 도맡아 하니 직원들이 좋아할 수가 없다. 그것도 원해서 하는 일이 아닌 팀장이 착하다는 이유 뿐이다.
리더가 좋은 사람이면 조직과 사람은 성장하기 힘들다. 조직은 주어진 역량과 여건으로 새로운 가치와 성과를 창출해야 한다. 하지만, 남들이 하기 싫어하는 부가가치 낮은 업무를 수행하면 보다 높은 수준의 목표를 설정하고 몰입하여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다.
직원들도 꿈과 도전할 일이 많은데 수준 낮은 팔과 다리만 고생하는 일을 하게 되면 무슨 동기 부여가 되겠는가? 모두가 좋은 상사라고 하지만, 성격이 좋은 것이지 뛰어난 리더는 아닌 것이 다. ‘나도 임원이 되고 싶다’(이새) 책을 보면 리더의 역할 중 하나가 강한 조직과 직원을 육성하는 것이다.
강한 조직과 직원은 한 순간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보다 높은 수준의 역량과 성과가 축적되어야 한다. 그 중심에 리더가 있다.

직원을 성장시키는 리더의 특징

MZ세대들이 강조하는 논리 2가지가 바로 성장과 공정이다.
MZ세대는 공정하다면 배분의 차별을 크게 가져가는 결정에 반발이 적다.
제도의 설계나 운영이 공정하고 회사와 직무를 통해 성장하기를 기원한다.
직원을 성장시키는 리더에게는 다음과 같은 특징을 살펴볼 수 있다.

첫째, 철저한 자기관리와 꿈과 열정을 통해 모범이 되고 있다.

리더의 솔선수범과 엄격한 자기관리로 모범을 보이고 성과를 창출한다면, 직원들은 리더의 말을 신뢰하고 따르게 된다. 자신들이 할 수 없는 일을 리더가 하며, 일관되고 지속해 나갈 때 비로소 존경한다. 리더에게 분명한 꿈과 목표가 있고, 이를 수시로 점검하여 그 결과를 공유한다면 이를 보는 직원은 성장하게 된다. 보는 것이 배우는 것이다.

둘째, 개개인의 강점과 보완점을 알고, 꿈을 갖게 하고 강점을 강화한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직원에게 ‘꿈에 대한 여러 질문’을 했다. 직원들 중 나이가 많은 직원은 꿈이 없다. 있다면 자식들이 좋은 회사에 입사하고, 좋은 사람을 만나 결혼하는 것이라 한다.
본인의 꿈이 아닌 자식의 꿈이다. 뛰어난 리더가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직원 개개인의 강약점과 꿈을 갖게 해주는 것이다. 꿈이 있는 직원과 없는 직원의 차이는 갈수록 벌어지게 되어 있다.

셋째, 개별 점검과 피드백에 강하며 질책과 칭찬을 잘 활용한다.

뛰어난 리더는 직원들의 회사 내 목표를 제출 받고 개별적으로 이를 달성할 10가지 방안을 모색하라고 한다. 10개의 실천방안을 매주 점검하고 강한 피드백을 준다.
직원들은 자신이 세운 목표와 10가지 실천 방안에 대해 매주 점검 받는 것을 처음에는 부담스러워 하지만, 갈수록 적응하며 목표를 올리는 직원이 생기게 된다.

넷째, 시켜서 일을 하게 하지 않고 스스로 일을 찾아 상사와 협의하며 추진하게 한다.

시켜 일을 하면 즐겁지 않다. 성과가 높은 직원은 스스로 일을 찾아 상사와 협의하여 일을 추진한다. 일의 전문성은 지도를 통해 향상되지만, 더 큰 요인은 일 그 자체를 즐기며 행하는 가운데 향상되게 된다. 뛰어난 리더는 이러한 일 수행방법을 잘 알기에 직원에게 믿고 맡기며 전문성을 강화하게 한다.

다섯째, 얻고자 하는 바가 분명하고 우선순위를 정해 성과를 내게 한다.

일을 하며 얻고자 하는 바가 분명하다면 일의 성과는 나게 되어 있다.
관행적으로 일을 하는 것이 아닌 항상 성과를 생각하며 어제 했던 일도 다시 보도록 해야 한다. 우선순위를 정하고 한 업무에 집중하게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중요하지도 긴급하지도 않은 직무를 직원이 한다면 이는 직원의 잘못 이전에 팀장의 잘못이다.

여섯째, 사람에 대한 신뢰와 관계 관리에 관심을 갖게 한다.

직장생활은 혼자 할 수가 없다. 더불어 함께 성과를 창출해야 하기 때문에 소통과 협업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뛰어난 리더는 직원들이 관계를 구축하고 유지하며 발전시키는 역량을 강화하게 한다.
긍정적 표현을 통해 상대의 마음을 훔치고, 상대의 마음 속에 간직하게 한다.
상처주는 말이 아닌 말을 통해 관계를 공고히 하게 한다.
우군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적을 만들지 않도록 겸손하고 신중한 관계관리를 가져가게 한다. 만나는 사람에게 항상 최선을 다하게 한다.

뛰어난 리더를 만나는 것은 직원의 행운이다. 사실 처음부터 뛰어난 리더는 없다.
그 역시 그 누구로부터 영향을 받았다. 주변에 뛰어난 리더가 없다면, 뛰어난 리더를 만들면 된다. 자신도 뛰어난 리더가 되어 영향을 주며 유산을 남기는 것이 보다 옳지 않겠는가?

<한경닷컴 The Lifeist> 홍석환 대표(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no1gs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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