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매체 "선전상보, 5일 저녁 비판논평 내보냈다 다음날 아침 내려"
중국 지역매체 "언론, 주식시장 간섭 주의해야" 비판했다 삭제
중국 관영매체들이 최근 잇따라 여러 산업분야를 저격하며 시장의 반응을 살핀 가운데, 한 지역 관영매체가 이를 비판하는 기사를 내보냈다가 삭제한 사실이 알려졌다.

지난 7일 홍콩 명보에 따르면 중국 광둥성 선전시의 지역매체 선전상보(深圳商報)는 지난 5일 저녁 논평을 통해 "일부 매체가 최근 상장 기업을 지목하고 관련 분야에 대해 무책임하게 왈가왈부하면서 주가가 폭락 사태가 빚어졌다"고 비판했다.

선전상보는 지난주에만 관영매체가 인터넷, 전자담배, 분유 등 5개 산업을 저격했고, 그 결과 관련주의 폭락 사태가 벌어지자 누리꾼들도 '일종의 공개 납치'라며 비판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언론이 주식시장에 간섭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해당 논평은 다음날 아침 삭제됐다.

선전상보는 2002년 9월 설립된 선전보도집단 산하 매체다.

선전보도집단은 선전시 당위원회와 선전시 당위원회 선전부 직속이다.

앞서 지난 3일 신화통신이 발행하는 신문인 경제참고보(經濟參考報)는 '정신적 아편이 수천억 가치의 산업으로 성장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청소년의 게임 중독 문제를 지적하면서 텐센트의 대표적 모바일 게임인 '왕자영요'(王者榮耀)를 콕 집어 언급했다.

이후 당일 홍콩 증시에서 텐센트 등 중국 게임사의 주식이 한때 일제히 10% 이상 폭락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5일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성장호르몬과 청소년의 전자담배 흡연 위험을 경고하는 두 건의 기사를 내보냈다.

이어 6일에는 아기 분유의 공격적인 광고에 대한 조사를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해당 보도에 중국과 홍콩 증시에서 관련주들이 폭락했다.

또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당보 경제일보는 5일 논평을 통해 온라인에서 저속한 콘텐츠를 확산시키는 영상 스트리밍 플랫폼의 사업모델에 이의를 제기하며 더 강력한 규제를 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해당 논평은 관영 인민일보를 통해서도 다시 게재됐다.

이후 홍콩 증시에서 콰이서우 주가는 15.3%, 비리비리는 3.2% 폭락했다.

이처럼 중앙 관영매체들의 보도에 주식 시장이 출렁이자, 지역 관영매체가 공개 비판에 나서는 이례적인 상황이 중국에서 벌어진 것이다.

선전시는 중국의 '개혁·개방 1번지'이자 '기술 허브'다.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와 중국 최대 IT 기업인 텐센트 등 많은 대기업들이 둥지를 틀고 있다.

명보는 EFG자산관리의 분석을 인용해 "많은 투자자들은 중국 당국의 규제가 무작위적이며 시장이 투자할 수 없게 됐다고 믿는 듯 하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