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떼고 ‘수소’ 붙이는 SK그룹…ESG 선두 경영 가속 [마켓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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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08월06일(08:11)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SK그룹이 탄소 관련 사업을 잇달아 정리하며 탄소중립(넷제로)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선두 그룹으로 평가받고 있는 만큼 탄소 사업은 줄이고 친환경 사업 비중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 E&S는 2조원 규모의 투자 유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외 대형 사모펀드(PEF)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 E&S는 SK㈜가 지분 90%를 갖고 있는 에너지 자회사다. 코원에너지서비스를 비롯, 강원도시가스, 영남에너지서비스 등 7개의 도시가스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지난해 약 5조7500억원의 매출 중 절반 이상이 도시가스 자회사에서 나왔다.
투자 유치전에 참여한 기관들이 눈독 들이는 것도 도시가스 사업부라는 해석이 나온다. SK E&S가 상환전환우선주(RCPS)의 만기가 도래하면 투자금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대신 도시가스 자회사의 지분으로 지급하는 선택지가 있기 때문이다. SK E&S의 도시가스 사업부는 꾸준히 잠재적 매물로 거론돼왔다. 회사 차원에서 성장성에 한계가 있는 도시가스 사업을 정리해 실탄을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SK E&S는 수소 등 친환경 기업에 투자하거나 인수하는 방향으로 투자금을 활용할 계획이다.
SK그룹 에너지 지주회사인 SK이노베이션 역시 '탈탄소'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자회사 SK종합화학 지분 49% 매각을 추진 중이다. SK종합화학은 정유·석유화학 사업인 탓에 전형적인 '탄소 비즈니스'로 지적받아왔다. 매출은 2018년 13조원을 거뒀지만 2019년 11조8547억원, 지난해에는 8조4664억원으로 줄었다. 수익성도 악화돼 지난해 적자전환했다. 이번 매각은 경영권을 넘기는 거래는 아니지만 탄소 사업 비중을 축소하려는 의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또 SK이노베이션은 올 4월 윤활유 자회사인 SK루브리컨츠의 지분 40%를 1조1200억원에 매각했다. 그밖에 자회사 SK에너지가 보유한 주유소 115곳을 팔아 7600억원을 현금화하기도 했다. 모두 탄소 기반 에너지 사업들이다. SK건설이 사명을 SK에코플랜트로 바꾼 것도 친환경 경영 드라이브의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EMC홀딩스를 비롯해 클렌코, 새한환경, 대원그린에너지 등 폐기물 업체 인수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는 상황이다.
SK그룹은 이 같은 행보를 통해 탄소를 떼어내고 수소와 같은 친환경을 붙이면서 사업 구조 재편을 꾀하고 있다. 올 초에는 SK㈜와 SK E&S가 각각 9000억원을 들여 미국 수소 회사 플러그파워를 공동으로 인수하기도 했다. SK에너지의 주유소 매각 대금 역시 전기차·수소차의 충전소를 짓는 데 일부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SK는 한국전력공사의 민간 전기차 충전사업자인 한국전기차충전서비스 지분을 인수하는 데도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은 그간 친환경 에너지 중심의 딥체인지(근본적 혁신)를 강조해 왔다. 최태원 SK 회장은 지난 6월 '2021 확대경영회의'에 참석해 "향후 탄소 가격이 생각보다 더 빠르게 올라갈 것을 감안하면 넷제로는 하느냐 안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경쟁력의 문제"라며 "남들보다 더 빨리 움직이면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최근 스토리 데이를 통해 "탄소를 파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탄소를 다른 것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SK그룹의 대표적인 탄소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의 '그린 자산' 비중을 현재 6% 수준에서 2025년 70%까지 늘리겠다고 천명했다. 정유 사업에 신규 투자를 중단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SK그룹 차원에서는 지난해 약 4000만톤이던 탄소 배출량을 2035년 35%, 2040년에는 85%까지 줄일 계획이다.
SK그룹은 지난해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캠페인인 'RE100'에 가입했다. 이어 최근에는 민간 기업 최초로 '탄소감축인증센터'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이 센터는 SK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SK탄소감축인증표준' 등을 활용해 넷제로와 같은 친환경 경영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기능을 한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 E&S는 2조원 규모의 투자 유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외 대형 사모펀드(PEF)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 E&S는 SK㈜가 지분 90%를 갖고 있는 에너지 자회사다. 코원에너지서비스를 비롯, 강원도시가스, 영남에너지서비스 등 7개의 도시가스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지난해 약 5조7500억원의 매출 중 절반 이상이 도시가스 자회사에서 나왔다.
투자 유치전에 참여한 기관들이 눈독 들이는 것도 도시가스 사업부라는 해석이 나온다. SK E&S가 상환전환우선주(RCPS)의 만기가 도래하면 투자금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대신 도시가스 자회사의 지분으로 지급하는 선택지가 있기 때문이다. SK E&S의 도시가스 사업부는 꾸준히 잠재적 매물로 거론돼왔다. 회사 차원에서 성장성에 한계가 있는 도시가스 사업을 정리해 실탄을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SK E&S는 수소 등 친환경 기업에 투자하거나 인수하는 방향으로 투자금을 활용할 계획이다.
SK그룹 에너지 지주회사인 SK이노베이션 역시 '탈탄소'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자회사 SK종합화학 지분 49% 매각을 추진 중이다. SK종합화학은 정유·석유화학 사업인 탓에 전형적인 '탄소 비즈니스'로 지적받아왔다. 매출은 2018년 13조원을 거뒀지만 2019년 11조8547억원, 지난해에는 8조4664억원으로 줄었다. 수익성도 악화돼 지난해 적자전환했다. 이번 매각은 경영권을 넘기는 거래는 아니지만 탄소 사업 비중을 축소하려는 의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또 SK이노베이션은 올 4월 윤활유 자회사인 SK루브리컨츠의 지분 40%를 1조1200억원에 매각했다. 그밖에 자회사 SK에너지가 보유한 주유소 115곳을 팔아 7600억원을 현금화하기도 했다. 모두 탄소 기반 에너지 사업들이다. SK건설이 사명을 SK에코플랜트로 바꾼 것도 친환경 경영 드라이브의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EMC홀딩스를 비롯해 클렌코, 새한환경, 대원그린에너지 등 폐기물 업체 인수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는 상황이다.
SK그룹은 이 같은 행보를 통해 탄소를 떼어내고 수소와 같은 친환경을 붙이면서 사업 구조 재편을 꾀하고 있다. 올 초에는 SK㈜와 SK E&S가 각각 9000억원을 들여 미국 수소 회사 플러그파워를 공동으로 인수하기도 했다. SK에너지의 주유소 매각 대금 역시 전기차·수소차의 충전소를 짓는 데 일부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SK는 한국전력공사의 민간 전기차 충전사업자인 한국전기차충전서비스 지분을 인수하는 데도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은 그간 친환경 에너지 중심의 딥체인지(근본적 혁신)를 강조해 왔다. 최태원 SK 회장은 지난 6월 '2021 확대경영회의'에 참석해 "향후 탄소 가격이 생각보다 더 빠르게 올라갈 것을 감안하면 넷제로는 하느냐 안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경쟁력의 문제"라며 "남들보다 더 빨리 움직이면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최근 스토리 데이를 통해 "탄소를 파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탄소를 다른 것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SK그룹의 대표적인 탄소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의 '그린 자산' 비중을 현재 6% 수준에서 2025년 70%까지 늘리겠다고 천명했다. 정유 사업에 신규 투자를 중단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SK그룹 차원에서는 지난해 약 4000만톤이던 탄소 배출량을 2035년 35%, 2040년에는 85%까지 줄일 계획이다.
SK그룹은 지난해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캠페인인 'RE100'에 가입했다. 이어 최근에는 민간 기업 최초로 '탄소감축인증센터'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이 센터는 SK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SK탄소감축인증표준' 등을 활용해 넷제로와 같은 친환경 경영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기능을 한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