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토스뱅크도 있다…인터넷은행 '왕좌의 게임'
카카오뱅크가 상장하자마자 금융 대장주를 꿰차는 파란을 일으키자 또 다른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와 토스뱅크도 덩달아 ‘기(氣)’를 팍팍 받는 모습이다. 스마트폰 기반 금융 플랫폼의 가능성을 시장이 일단 인정한 셈이기 때문이다.

케이뱅크는 2023년 기업공개(IPO)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카뱅보다 석 달 앞선 2017년 4월 문을 연 케이뱅크는 올 2분기 처음 순이익을 냈다. 이용자가 상반기에 400만 명가량 늘어 7월 말 기준 628만 명을 확보했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케이뱅크에 핀테크 이해도가 높은 30대 고객 비중이 급증하고 있다”며 “최소 10조원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자본금 확충 문제로 영업을 제대로 하지 못했던 1~2년 전과 몰라보게 달라진 분위기다. 지난 4월 케이뱅크 유상증자에는 참여를 원하는 개인과 기업이 몰려 다 받지도 못했다.

케이뱅크는 9일 기업이미지(CI·사진)를 교체하고 앱을 새단장했다. 모회사 KT그룹과의 시너지를 내세운 이색 신상품도 쏟아내고 있다. KT 스마트폰을 할부로 살 때 이자를 절반(연 5.9%→연 2.99%) 수준으로 아낄 수 있는 ‘스마트론 신용대출’, 비씨카드와 공동 기획한 ‘심플 카드’ 등이 눈길을 끈다. 자체 신용평가모델(CSS)을 활용한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도 늘릴 계획이다. 카카오톡을 연계한 카뱅과 달리 ‘자체 플랫폼’이 없는 게 약점이었던 만큼 가입자 기반과 상품 구색을 넓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서호성 케이뱅크 행장은 “은행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수동적으로 받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하고 활용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금융 트렌드를 담아낼 것”이라며 “디지털 혁신 기반의 성장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9월 말 영업을 시작하는 토스뱅크는 내부 시험 가동이 한창이다. 토스뱅크는 2000만 명에 이르는 금융 앱 ‘토스’의 가입자 기반을 깔고 시작한다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 카카오톡 이용자를 스펀지처럼 흡수한 카뱅의 성공 방정식이 토스에서도 통할지가 관심사다.

토스 운영업체 비바리퍼블리카 주식은 ‘증권플러스 비상장’ ‘서울거래소 비상장’ 등 비상장 주식거래 장터에서 8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케이뱅크 주식도 최근 이들 서비스에 풀리기 시작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