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의회가 '중국판 우버'로 불리는 차량 호출 업체 디디추싱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이용자의 개인정보가 중국으로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더타임스는 9일(현지시간) 영국 의원들이 디디추싱 앱의 영국 출시를 반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 의원은 "디디추싱이 하고 있는 것은 데이터 수집 훈련"이라며 "중국 공산당이 영국의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디디추싱은 영국 솔프드, 셰필드, 맨체스터, 울버햄튼 등지에서 영업 허가증을 받아 현지 콜택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의원들이 디디추싱에 반대하는 이유는 중국 정부가 제정한 사이버보안법 때문이다. 2017년 6월부터 시행된 사이버보안법은 개인정보를 취급하는 중국 기업들에 적용된다. 데이터 서버를 반드시 중국에 두어야 하고 정부가 요청할 때마다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모든 중국 기업들은 국가의 정보 수집 업무에 협조할 의무가 있다. 앱 이용자의 개인정보가 중국 정부의 요구에 따라 언제든 수집될 수 있는 구조다.

개인정보 보호가 취약한 탓에 여·야를 가리지 않고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보수당의 전 당수인 이안 던컨 스미스는 디디추싱을 두고 "모든 사람의 움직임을 추적할 수 있게 된다"며 "스파이웨어가 개인 휴대폰 설치되는 것을 어떻게 막을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야스민 쿠레시 노동당 하원의원도 "정부는 민감한 사용자 데이터가 중국 정부에 전달될 위험을 줄이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디디추싱은 중국 정부의 압박도 받고 있다. 지난 6월 중국 당국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뉴욕증시 상장을 강행하다 상장 폐기 위기에 놓였다. 기업공개(IPO)로 40억달러(약 4조578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했지만 국가 안보 조사 대상에 올라 중국 내 앱스토어에서도 삭제됐다. 사이버 국가안보와 반독점 조사도 받고 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