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택자도 부동산 투자자…포기하지 말라" [심형석의 부동산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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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머니이스트
최근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상대적 박탈감을 가장 많이 느끼는 분들은 '무주택자'일 겁니다. 집을 한 채라도 가진 분들은 정부의 온갖 협박과 괴롭힘에도 불구하고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보유자산을 늘렸습니다. 무주택자들은 안타깝게도 이 정부 들어 몇 번의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주택시장에 참여하지 못했습니다. 가격 상승의 수혜를 보지 못했습니다.
끝이 없이 올라가는 아파트 가격을 보면서 포기한 분들도 많으실 겁니다. 하지만 포기했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무주택자분들도 직·간접적으로 주택시장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택가격 뿐만 아니라 모든 자산가격이 오르는 중입니다. 가치를 측정하기도 어려운 가상화폐도 오르는 상황이니 더 할 말이 없습니다. 주식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팬데믹 상황으로 인해 작년 3월 1457.64포인트까지 떨어졌던 코스피 지수는 이미 3300선을 넘었습니다. 최저점과 비교하면 주가는 2배 이상 올랐지만 주식투자를 하지 않는 분들은 사실 덤덤한 편입니다. 주변에서 암호화폐를 해서 돈을 벌었다고 하더라도 크게 동요하지 않습니다. 아마 투자하는 단위가 크지 않고 자산의 특성상 투자에 있어 위험요인 또한 많기 때문이기도 할 겁니다.
하지만 부동산은 다릅니다. 자산의 한 유형이지만 주식과는 다르게 주택의 경우에는 이렇게 가격이 많이 오르면 상대적 박탈감이 심각해집니다. 나는 집을 사지 않고 편하게 전세(월세) 살면 그만이라고 위안을 할 수가 없다는 말입니다. 지난 10년 동안 최저점 대비 주가는 2.27배 올랐고 서울의 아파트 평균매매 가격은 2.39배 올랐으니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기간입니다. 주가는 단 1년 4개월(2020년 3월~2021년 7월)만에 오른 것이고 아파트 매매가격은 8년(2013년 12월~2021년 7월) 가까운 시간이 소요됐습니다. 그럼에도 왜 주택가격에 더 민감한 걸까요? 그 이유는 무주택자도 이미 주택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플레이어(player)이기 때문입니다.
무주택자들은 간접적으로 주택시장에 참여하고 있다고 생각할 겁니다. 기회비용이란 개념으로 말입니다. 집에 투자하지 않고 다른 걸 했다는 논리입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간접적으로 뿐만 아니라 직접적으로 주택시장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주택은 주식과는 다르게 필수재이기 때문입니다. 주식은 안 해도 생활에 지장은 없지만 무주택자도 소유를 하건 안하건 주택에는 필히 살아야 합니다.
이 때문에 무주택자는 실속 없는 투자자(Short Position)의 위치를 벗어날 수 없습니다. 임대인들의 전가(imputation, 轉嫁) 때문입니다. 정부는 집을 가진 사람들이 미워서 세금을 올리지만 이 세금은 필히 임차인들에게 전가됩니다. 임대인들이 내야 할 세금을 임차인들이 내게 된다는 말입니다. 서울과 같은 주거 선호지역은 이런 전가가 가능합니다. 공실보다는 들어오려는 임차인들이 더 많아서입니다. 엄청나게 오른 전세가격과 월세 비중이 급격히 늘어나는 이유는 전가의 대표적인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무주택자는 자신도 모르게 직간접적으로 주택시장에 참여하면서 계속되는 손해를 감내하고 있는 겁니다. 지금과 같이 세금이 늘어나고 있는 때는 1주택자가 겨우 중립포지션(Hold Position)에 그칩니다. 다주택자가 되어야 롱포지션(Long Position)으로 가격 상승에 따른 혜택을 볼 수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급증하는 증여입니다.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의 반 정도 되는 증여는 부의 세습을 통해 경제의 활력을 떨어뜨릴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자식들에게 자산을 물려주고 싶은 것 또한 인간의 기본적인 정서입니다. 이를 막을 수도, 막을 방법도 없습니다. 주택시장 참여자 중 가장 실속있는 투자자는 증여자일 겁니다. 양도와 상속이라는 두 번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단 한 번의 세금을 내는 것만으로도 본인 뿐만 아니라 자식들까지 주택시장의 실속있는 참여자로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올해 6월 기준으로 송파구와 강남구가 증여 건수로 1위, 2위를 기록했는데 두 자치구의 증여 비중은 무려 서울 전체의 55%에 이릅니다.
따라서 무주택자는 지금이라도 실속있는 투자자로 주택시장에 참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더이상 집값 상승 여부를 고민하는 건 의미 없는 투기행위일 따름입니다. 하루라도 빨리 계약갱신청구권 사용을 포기하고 무주택자도 주택시장의 정상적인 투자자로 우뚝 서기를 기원합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끝이 없이 올라가는 아파트 가격을 보면서 포기한 분들도 많으실 겁니다. 하지만 포기했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무주택자분들도 직·간접적으로 주택시장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택가격 뿐만 아니라 모든 자산가격이 오르는 중입니다. 가치를 측정하기도 어려운 가상화폐도 오르는 상황이니 더 할 말이 없습니다. 주식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팬데믹 상황으로 인해 작년 3월 1457.64포인트까지 떨어졌던 코스피 지수는 이미 3300선을 넘었습니다. 최저점과 비교하면 주가는 2배 이상 올랐지만 주식투자를 하지 않는 분들은 사실 덤덤한 편입니다. 주변에서 암호화폐를 해서 돈을 벌었다고 하더라도 크게 동요하지 않습니다. 아마 투자하는 단위가 크지 않고 자산의 특성상 투자에 있어 위험요인 또한 많기 때문이기도 할 겁니다.
하지만 부동산은 다릅니다. 자산의 한 유형이지만 주식과는 다르게 주택의 경우에는 이렇게 가격이 많이 오르면 상대적 박탈감이 심각해집니다. 나는 집을 사지 않고 편하게 전세(월세) 살면 그만이라고 위안을 할 수가 없다는 말입니다. 지난 10년 동안 최저점 대비 주가는 2.27배 올랐고 서울의 아파트 평균매매 가격은 2.39배 올랐으니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기간입니다. 주가는 단 1년 4개월(2020년 3월~2021년 7월)만에 오른 것이고 아파트 매매가격은 8년(2013년 12월~2021년 7월) 가까운 시간이 소요됐습니다. 그럼에도 왜 주택가격에 더 민감한 걸까요? 그 이유는 무주택자도 이미 주택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플레이어(player)이기 때문입니다.
무주택자들은 간접적으로 주택시장에 참여하고 있다고 생각할 겁니다. 기회비용이란 개념으로 말입니다. 집에 투자하지 않고 다른 걸 했다는 논리입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간접적으로 뿐만 아니라 직접적으로 주택시장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주택은 주식과는 다르게 필수재이기 때문입니다. 주식은 안 해도 생활에 지장은 없지만 무주택자도 소유를 하건 안하건 주택에는 필히 살아야 합니다.
이 때문에 무주택자는 실속 없는 투자자(Short Position)의 위치를 벗어날 수 없습니다. 임대인들의 전가(imputation, 轉嫁) 때문입니다. 정부는 집을 가진 사람들이 미워서 세금을 올리지만 이 세금은 필히 임차인들에게 전가됩니다. 임대인들이 내야 할 세금을 임차인들이 내게 된다는 말입니다. 서울과 같은 주거 선호지역은 이런 전가가 가능합니다. 공실보다는 들어오려는 임차인들이 더 많아서입니다. 엄청나게 오른 전세가격과 월세 비중이 급격히 늘어나는 이유는 전가의 대표적인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무주택자는 자신도 모르게 직간접적으로 주택시장에 참여하면서 계속되는 손해를 감내하고 있는 겁니다. 지금과 같이 세금이 늘어나고 있는 때는 1주택자가 겨우 중립포지션(Hold Position)에 그칩니다. 다주택자가 되어야 롱포지션(Long Position)으로 가격 상승에 따른 혜택을 볼 수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급증하는 증여입니다.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의 반 정도 되는 증여는 부의 세습을 통해 경제의 활력을 떨어뜨릴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자식들에게 자산을 물려주고 싶은 것 또한 인간의 기본적인 정서입니다. 이를 막을 수도, 막을 방법도 없습니다. 주택시장 참여자 중 가장 실속있는 투자자는 증여자일 겁니다. 양도와 상속이라는 두 번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단 한 번의 세금을 내는 것만으로도 본인 뿐만 아니라 자식들까지 주택시장의 실속있는 참여자로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올해 6월 기준으로 송파구와 강남구가 증여 건수로 1위, 2위를 기록했는데 두 자치구의 증여 비중은 무려 서울 전체의 55%에 이릅니다.
따라서 무주택자는 지금이라도 실속있는 투자자로 주택시장에 참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더이상 집값 상승 여부를 고민하는 건 의미 없는 투기행위일 따름입니다. 하루라도 빨리 계약갱신청구권 사용을 포기하고 무주택자도 주택시장의 정상적인 투자자로 우뚝 서기를 기원합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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