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최근 투자 상품으로 부상하고 있다. 물 관련 3대 글로벌 ETF 수익률이 올 들어 S&P500 수익률을 크게 앞서는 등 고공행진하고 있다. 기상이변, 수자원 관련 법안 등으로 물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새로운 투자 대상으로 떠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물 관련 투자 규모가 가장 큰 ETF 3종은 모두 20% 웃도는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인베스코 워터 리소시스’(PHO)는 연초 이후 23.75%, ‘퍼스트트러스트 워터’(FIW)는 22.58%, ‘인베스코 S&P 글로벌 워터 인덱스’ ETF는 23.59% 상승했다. 같은 기간 미국 지수에 투자하는 ‘SPDR S&P500 트러스트’(SPY) 수익률( 18.19%)을 웃돌았다.

물 ETF는 주로 물 정화나 절약, 폐수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1년 수익률이 모두 50%에 육박하고 있다. 이 분야에서 주목받는 기업으로는 바스프SE, 3M, ITT 등이 대표적이다.

물 ETF는 수년간 큰 가격 변화가 없다가 지난해 3월 이후 본격적인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달부터는 한 달 새 7% 넘게 오르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글로벌 물 관련 ETF의 총자산 규모는 40억달러에 불과하지만 발빠른 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에 적극적으로 담고 있다.

물이 투자 상품으로 부각된 이유는 기후변화 등으로 물 부족에 허덕이는 지역이 늘어나면서다. 미국에서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인프라 투자 계획에 수도 시설 정비 등을 포함시키면서 자금이 몰리고 있다. 물 절약 등 테마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측면에서도 유망하다는 평가를 받는 분야다. 실제 물 관련 ETF는 높은 ESG 등급을 받고 있다. PHO는 MSCI로부터 최고 등급인 AAA를 받았다. 이 등급을 받은 미국 상장 ETF는 36개밖에 없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