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2일 생후 2주된 아들을 때려 숨지게 한 친부가 호송차로 이동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지난 2월 12일 생후 2주된 아들을 때려 숨지게 한 친부가 호송차로 이동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외도에 대한 의심이 생후 2주 된 아들을 살해하는 비극으로 번졌다. 재판부는 아들이 친자가 아니라며 때리고 던져 숨지게 한 20대 남성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9일 사정 당국에 따르면 생후 2주 된 아들을 살해한 혐의가 인정된 친부 A씨는 친모 B씨와 수차례 불화를 겪었다. 경제적 어려움을 이유로 불화가 거듭되는 가운데 A씨는 귀가하던 중 B씨와 한 남성이 함께 있는 모습을 목격했다.

A씨는 혼인 전 B씨의 사생활이 복잡했다는 이유로 한 살배기 딸과 생후 2주 된 아들에 대한 유전자 검사를 요구했으며 의심을 거두지 않았다.

아내를 향한 불신은 아들을 학대하는 행위로 이어졌다. A씨는 생후 2주 갓난아이를 머리 위로 들어 올린 뒤 침대로 던졌다.

아이는 침대 프레임에 정수리를 부딪쳐 두개골 골절로 인한 뇌출혈 증세를 보였다. 오른쪽 눈이 감긴 채 30분간 울다가 손발을 떠는 등 경기를 일으켰다.

그러나 A씨와 B씨는 무관심으로 일관했다. 부부는 아이가 울음을 그치지 않자 얼굴을 손바닥으로 수차례 때렸으며 육아 스트레스를 풀자는 명목으로 막걸리까지 마셨다.

집으로 초대한 지인이 함께 고기를 먹던 중 "병원에 데려가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묻는데도 A씨는 "별것 아니다"라고 답하며 담배를 피우는 등 태연한 모습을 보였다. 이후 부부는 아이가 숨을 쉬지 않자 119에 신고했고 출동한 경찰에 체포됐다.

전주지법 제11형사부는 A씨의 살인혐의를 인정, 징역 25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B씨도 아동학대 치사 혐의가 인정돼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생명이 꺼져가는 피해자 옆에서 피고인들은 친구와 함께 고기를 구워 먹으며 술을 마셨고 심지어 담배도 피웠다"며 "반인륜적이고 엽기적인 행위는 어떤 변명으로도 용납될 수 없다"고 양형의 이유를 밝혔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