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종목별 순환매가 일어나는 가운데서도 박스권에 갇혀 있는 코스피지수가 이달 이후 급반등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그동안 미국 통화정책 이슈, 환율, 외국인 수급, 중국발 규제 리스크 등으로 시장이 억눌려 있었지만 펀더멘털은 오히려 개선됐기 때문에 변수만 완화돼도 상승 동력을 회복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9일 ‘대반격이 대반전으로!’라는 제목의 주식시장 전망 리포트를 통해 “원화 강세 국면으로 진입하면 펀더멘털 동력이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며 이달 지수 전망치를 최고 3380선까지 제시했다.

이 팀장은 “그동안 경제성장률, 수출 호조, 기업이익 개선 등 전망치들이 상향 조정됐음에도 코스피지수 상승은 정체됐다”며 “이는 코로나19 재확산, 미국 통화정책 이슈, 환율, 수급, 중국 리스크 등의 무게감이 시장을 억눌러왔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렇게 시장 불확실성을 키웠던 변수들이 완화되면 시장은 강해진 기초체력을 기반으로 상승세를 탈 것이란 의미다.

그는 최근 반도체주가 강세를 보이면서 지수가 급반등한 것을 하나의 신호로 봤다. 이 팀장은 “추세적인 반전으로 이어지려면 코로나19 상황 진정, 원·달러 환율의 하향 안정화 등이 따라야 한다”며 “환율은 차별적인 약세에서 벗어나 완만한 하락 국면이 예상되고 있다”고 말했다.

원화 강세가 충족되면 외국인과 기관 수급이 개선돼 코스피지수도 3300선 돌파로 ‘레벨업’이 가능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 팀장은 “이달을 기점으로 작년 11월~올 1월 나타났던 강력한 상승 국면의 주된 동력이 재등장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의 7월 고용 지표가 예상치를 크게 넘어선 것도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런 관점에서 인터넷, 2차전지, 신재생에너지 등 구조적 성장주와 반도체, 자동차, 운송 등 수출주 비중을 늘리는 전략을 추천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3% 내린 3260.42에 장을 마쳤다. 개인이 95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순매도에 하락 마감했다. 반면 코스닥지수는 0.02% 오른 1060.00으로 마감하며 3거래일 연속 종가 기준 연고점을 경신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