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전망이 불투명해짐에 따라 리츠(REITs)가 다시 투자자의 관심을 끌고 있다. 종목 발굴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안정적인 배당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리츠 투자의 매력이 부각된 영향이다. 올해 높은 수익률을 올린 리츠가 등장하고, 새로운 상품이 상장되는 것도 리츠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요인이다.
22% 수익낸 리츠…'박스피' 대안 투자 떴다

평균 상승률 21.78%

올 들어 리츠 주가는 가파르게 올랐다. 국내에 상장된 13개 리츠 주가는 9일 기준 연초 대비 평균 21.78%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10.73%)보다 높다. 주택과 오피스텔 등 국내 주거시설에 투자하는 에이리츠는 올초 대비 74.47% 올라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국내 부동산 시장이 뜨거워진 영향이다. 모두투어리츠(40.07%), 케이탑리츠(32.31%) 등 시가총액이 작은 종목들의 주가도 크게 뛰었다.

리츠는 지난해 상승장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다. 올 상반기에는 코로나19 백신 보급에 따라 경기 회복 기대가 커지면서 관련 자산을 담고 있는 리츠가 올랐다. 하반기 들어서는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을 받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이를 저가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김성봉 삼성증권 상품지원담당은 “백신 접종이 늘고 경기가 살아난다면 리츠의 매력이 다시 커질 것”이라며 “3분기 위험을 관리하면서 연 7~8% 기대 수익을 추구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했다.

리츠도 분산 투자해야

문제는 리츠 상품이 다양해지면서 종목별 수익률도 천차만별이란 점이다. 예를 들어 올 들어 주가가 40% 넘게 오른 모두투어리츠는 국내 호텔을 주요 자산으로 삼고 있다. 최근 백신 접종률이 증가하면서 여행 수요가 회복할 것이란 기대가 반영됐다. 반면 벨기에 브뤼셀 오피스에 투자하는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유럽 경기가 좋지 않아 1.94% 오르는 데 그쳤다.

전문가들이 리츠에 투자할 때도 자산 특성에 따른 분산 투자를 강조하는 이유다. 하반기 유망 리츠로는 오피스형 리츠가 꼽힌다. 오피스형 리츠는 지난해 재택근무 확산으로 타격을 봤지만, 올 하반기부터 오피스 수요가 빠르게 회복되며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국내 리츠 중에선 신한알파리츠, NH프라임리츠, 이지스밸류리츠 등이 오피스형 리츠로 분류된다.

국내 코로나19 재확산세를 고려해 해외로 분산 투자하는 방법도 있다. 백신 접종에 따라 경제가 빠르게 회복하고 있는 미국 내 상장한 리츠가 대표적이다. 미국 주택 가격 급등에 따라 임차 수요가 늘어난 점도 긍정적이다. 미국 리츠에 분산 투자하는 대표 상장지수펀드(ETF)인 ‘뱅가드 리얼이스테이트 ETF(VNQ)’는 지난 6일 기준 연초 대비 30.11% 수익률을 기록했다.

홍지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리츠는 구성 자산이 다양하다 보니 매주 또는 매달 임대 계약을 맺는다”며 “리츠 수익률이 고정적이지 않고 물가와 금리 변동에 맞게 바뀌기 때문에 경기 회복 국면에서는 더 유리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신규 상장 리츠도 청약 흥행

새로운 리츠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올해 1호 상장 리츠인 디앤디플랫폼리츠는 9일 일반 청약에서 경쟁률 36.43 대 1을 기록했다. 지난달 26일부터 28일까지 진행된 기관투자가 수요예측에서는 경쟁률 245 대 1, 주문 규모 21조원으로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상장한 제이알글로벌플러스리츠가 일반 청약에서 미달(0.23 대 1)을 기록한 것과는 대비된다. 이 리츠는 사무용 빌딩(서울 영등포 세미콜론문래)과 물류센터(용인 백암 파스토1센터+일본 아마존 물류센터)를 기초자산으로 하고 있다. 6년간 연평균 6.14%의 배당수익률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하반기에만 SK리츠 등 최소 5개의 리츠가 상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현섭 KB도곡스타PB센터 팀장은 “특정 이슈로 주가가 급락하더라도 리츠는 변동성이 작기 때문에 위험 분산 측면에서 포트폴리오에 담아야 한다”며 “꾸준히 5% 내외의 배당수익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