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어벤져스' 한자리에 모인다
해외 유명 교향악단에서 수석으로 활동하고 있거나 세계 무대에서 활약 중인 젊은 연주자로 이뤄진 ‘클래식 음악의 어벤져스’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게 됐다. 이달 말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여름음악축제’에서다.

예술의전당과 한국공연예술경영협회는 오는 27~29일 ‘2021 예술의전당 여름음악축제’를 연다. 이번 행사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무대에 설 기회를 잃은 음악가들을 격려하기 위해 기획됐다. 축제를 위해 임시로 창단한 ‘SAC(예술의전당)페스티벌 오케스트라’를 비롯해 기타리스트 김진세·박지형 듀오, 퍼커셔니스트 박혜지 등 13개 연주단체가 참가한다.

이번 축제의 시작과 끝을 담당하는 SAC페스티벌 오케스트라는 국내외 명문악단에서 활동하는 연주자 70여 명이 뭉쳐 조직했다. 독일 바이에른방송교향악단의 제2바이올린 악장인 이지혜(바이올린)와 라디오프랑스필하모닉의 악장 박지윤(바이올린)이 오케스트라의 악장을 맡았다. 하노버 NDR라디오필하모닉의 비올라 수석 김세준 등 오케스트라 단원의 면면도 화려하다. 이들은 개막식(27일)에서 안토닌 드보르자크의 교향곡 8번을, 폐막식(29일)에선 구스타프 말러의 교향곡 1번 ‘거인’ 등을 연주한다.

내로라하는 연주자들을 이끄는 지휘자는 비올리스트 이승원(사진)이다. 지난달 29일 예술의전당에서 만난 이 지휘자는 “단원들을 이끈다기보다는 즐겁게 무대를 준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비올리스트로 유명한 이승원은 2007년 한국의 2030 연주자들이 구성한 현악4중주단 노부스콰르텟 창립 멤버이기도 하다. 2018년 지휘자의 길을 걸으려고 노부스콰르텟을 탈퇴했다. 네 살 때부터 ‘한국 비올라의 대모’로 불리는 이모 조명희에게 음악을 배우며 비올리스트가 됐다. 하지만 지휘봉에 대한 동경을 버리지 못해 지휘 전공 음대생부터 지휘자의 길을 다시 밟았다. 2014년 독일 한스아이슬러음대에 입학했고, 올해 초 함부르크음대에서 지휘과 최고연주자 과정을 졸업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