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변협, 공익단체답게 행동을"
변호사업계와 변호사 광고 플랫폼 ‘로톡’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박범계 법무부 장관(사진)이 대한변호사협회에 ‘경고성 메시지’를 날렸다.

박 장관은 9일 과천 법무부 청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냉각기를 갖고 (변협이) 사려 깊게, 공익단체답게 하기를 원하는 마음으로 기다려주는 것”이라며 “조치를 못 취해서 안 취하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박 장관의 이날 발언은 변협이 로톡 가입 변호사들을 상대로 징계를 강행할 경우 법무부가 적극 개입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법무부는 변협 감독기관으로 내부 규정을 직권 취소할 권한이 있다. 박 장관은 “법무부의 입장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수차례 “로톡은 합법적인 서비스”라는 입장을 밝혀온 바 있다.

변협은 지난 5월 변호사윤리장전과 광고규정을 개정해 로톡과 같은 법률 서비스 플랫폼에 변호사들이 가입하는 것을 금지했다. 이 규정은 3개월간의 유예 기간을 거쳐 지난 5일 본격 시행됐다. 초유의 ‘무더기 징계’가 현실화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자 법무부는 갈등 중재에 나섰다. 로톡 운영사 로앤컴퍼니에 허위·과장 광고를 방지하는 대책을 세웠는지 여부 등을 담은 질의서를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법무부와 변협 간 의견 차이는 계속되고 있다. 변협은 지난 5일 변호사들에 대한 징계 준비 작업에 착수한다는 뜻을 밝히며 “법무부 역시 2015년 온라인 법률 플랫폼과 같은 사업방식이 변호사법 위반 소지가 크다고 회신한 바 있다”고 주장했다. 로톡이 합법적인 서비스라고 주장한 법무부가 입장을 바꿨다며 날을 세운 것이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이날 “(변협이 언급한) 법률 서비스 중개 사이트는 구체적 사건을 매개로 변호사와 일반인을 연결하는 서비스이므로 알선에 해당하지만, 로톡 등은 변호사가 스스로를 홍보하고 소비자는 광고를 보고 상담 여부를 자유롭게 판단하는 방식”이라며 “(로톡은) 변호사법 및 변호사윤리장전에 위반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