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가 상장 이틀 만에 시가총액 10위로 올라섰다. 상장 첫날보다 두 계단 더 뛰어오르며 셀트리온(11위)과 기아(12위)를 앞질렀다.

9일 카카오뱅크는 12.46% 오른 7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공모 청약(공모가 3만9000원)에 성공한 투자자는 이틀 만에 수익률 101.28%를 달성했다. 카카오뱅크 시가총액은 37조295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6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카카오뱅크를 MSCI 신흥국(EM)지수에 편입한다는 소식에 개인 매수세가 강하게 나타났다. 695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440억원, 192억원 순매도했다.

카카오뱅크 주가는 증권사의 목표주가를 훌쩍 넘겼다. 은행이 아니라 금융플랫폼으로 카카오뱅크를 평가해 기업가치를 매긴 SK증권(6만4000원)과 교보증권(4만5000원)이 제시한 수준도 넘어섰다. 한 애널리스트는 “주가 흐름을 분석하기 어려울 정도로 주가가 과열됐다”며 “금융업종에서 처음 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고평가 논란’에 시달리는 카카오뱅크는 확장성을 입증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온라인 플랫폼에서 금리 비교는 물론 자유롭게 대출 상품을 갈아탈 수 있는 ‘대환대출 플랫폼’이 성공한다면 카카오뱅크도 ‘금융의 아마존’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의 부채 구조조정 기조에 따라 카카오뱅크의 기업가치가 크게 출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철저한 민간 사업이라면 네이버와 카카오처럼 성장성이 주가에 투영될 수 있지만 몸집이 커지고 있는 카카오뱅크는 규제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말했다.

심성미/박의명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