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예측·일반 청약 실패…증권가, 예견된 일이란 분석
10일 오후 2시 기준 크래프톤은 시초가보다 1만4000원(3.12%) 내린 43만4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크래프톤의 시초가는 공모가인 49만8000원보다 11%가량 낮은 44만8500원에 결정됐다.
현재 주가 기준 시가총액도 21조2452억원으로,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24조3512억원)보다 3조1000억원가량 쪼그라들었다.
시장에선 '따상'(공모가 두 배 상장 후 상한가 진입)에 실패는 예견된 일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시초가 역시 공모가를 밑돌면서 공모주 투자자들도 평가손실을 입었다. 시초가는 이날 오전 8시 30분부터 9시에 공모가의 90∼200% 사이에서 호가를 접수해 매도 호가와 매수 호가가 합치하는 가격으로 정해졌다.
공모가 고평가 논란 속에 역대 2위 규모 공모가 무색하게 기관 수요예측과 일반 청약 흥행에 참패한 만큼 주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크래프톤의 공모가는 49만8000원,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24조3512억원으로 게임주 1위 수준이다.
앞서 크래프톤은 고평가 논란 속에 기관 수요예측과 일반 청약에서도 흥행에 실패했다. 수요예측 경쟁률은 243.15대 1, 청약 증거금은 5조358억원에 그쳤다. 심지어 비슷한 시기에 청약을 받은 중소형 공모주들이 크래프톤보다 많은 증거금을 모았다.
크래프톤은 상장 직후 유통 가능한 주식이 많은 점도 주가에 악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 상장 주식 4889만8070주 중 최대주주 보유분, 기관 의무보유 확약분, 우리사주조합 배정분 등을 제외한 1909만3426주가 상장 직후 유통 가능한 물량이다.
상장일 유통 주식 비율은 39.05%로 카카오뱅크(22.6%), SKIET(15.04%), SK바이오사이언스(1.63%) 등과 비교해 훨씬 높다. 기관 투자자의 의무보유 확약 비율도 44.91%로 다른 대형 공모주보다 낮다. 즉 기관 물량의 절반 이상은 상장 직후 시장에서 거래가 가능하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크래프톤은 공모가 고평가 논란이 불거지면서 수요예측과 일반 청약에서 흥행에 실패했다"면서 "이는 상장 첫날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 공모가 하회는 어느정도 예견된 일"이라고 말했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