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차질보다 고통스러운 대통령의 유체이탈 화법 [여기는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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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이 또 문제입니다. 도입 일정에 차질이 빚어졌습니다. 벌써 네 번째입니다. 이번에는 8월 받기로 했던 물량(850만회분)의 절반 이상을 제때 못받게 됐습니다. 언제받을 수 있을지는 모릅니다. 정부는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 뿐입니다.
모더나 도입 차질로 18~49세 대상으로 시행하려던 1차 접종 계획 변경이 불가피하게 됐습니다. 정부는 전국민 70%(3600만명)를 대상으로 추석전까지 1차 접종을, 11월 말까지 2차 접종을 끝내겠다는 목표입니다. 이를 위해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 2차 접종 시기를 4주에서 6주로 늘리기로 했습니다. 60세 이상에게만 접종키로 했던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18~49세에게 접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모자란 물량을 메꾸기 위해 '아랫돌 빼서 윗돌 괴기' '돌려막기' 등 갖가지 편법이 동원되고 있습니다.
국제 통계 사이트인 아워월드인데이터가 8일 올린 집계에 따르면 한국은 백신접종 완료율이 8일 현재 15%로,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꼴찌입니다. 지난 2월 같이 접종을 시작한 일본(32.9%), 콜롬비아(25%)에도 큰 격차로 뒤졌고, 지난달까지 우리 뒤에 있던 뉴질랜드와 호주에도 따라잡혔습니다. OECD 회원국 중 전세계 평균(15.3%)에 못미치는 유일한 나라입니다.
다른 이유는 없습니다. 백신이 없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초부터 선진국들이 백신을 입도선매할 때 한국은 국민들의 일상을 통제하는 K방역 성과에 취해 백신 도입에 미적거렸습니다. 지난해말 3차 대유행 발생 이후 부랴부랴 백신 확보에 나섰지만 이미 가격은 오르고, 물량은 부족해진 상황이었습니다. "세계적 수준의 IT 인프라와 의료진, 가장 협조적인 국민을 데리고도 꼴찌다. 무슨 핑계가 있나"(윤희숙 국민의힘 의원)라는 비판에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게 됐습니다.
9일 현재 국내 1차 접종자는 2093만명(40.8%), 2차 접종 완료자는 772만명(15.0%)입니다. 11월 말까지 전국민 70%(3600만명)에 2차 접종까지 마치려면 3989만회분이 더 필요합니다. 정부가 확보했다고 주장하는 백신 물량은 화이자(6600만)와 모더나(4000만), 얀센(700만), AZ(2000만), 노바벡스(4000만) 등 5종 1억9300만회 분입니다. 여기에는 백신 균등 분배를 위한 국제기구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한 AZ 화이자 등 2000만회분이 포함돼 있습니다.
정부가 지난달 30일 밝힌 백신 도입 계획에 따르면, 7월 말까지 도입된 물량은 2770만회 분(14.4%)입니다. 나머지 1억6530만회분는 달달이 나눠들어옵니다. 8월에 2900만회분, 9월에 4200만회분이 들어오고 나머지 약 9000만회분은 연내 들어올 예정입니다.
그러나 모더나와 노바벡스쪽에서 이미 차질이 빚어졌습니다. 모더나는 지난 7일까지 받은 245만회분을 뺀 나머지 3755만회분을 언제 받을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생산 차질이 계속되고 있어서입니다. 노바벡스도 미국 사용승인후 도입키로 돼 있는데 사용승인 신청이 4분기에나 들어간다는 소식입니다. 최악의 경우 도입 예정 물량의 절반 가까이가 무산될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결국 11월까지 2차 접종 완료를 위해서는 화이자나 AZ백신을 믿을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얀센은 도입 물량이 미미합니다.)화이자는 공급이 비교적 원활합니다. 6600만회분 중 7월말까지 1108만회분이 들어와 있습니다. 나머지 5492만회만 제때 들어와도 전국민 70% 접종은 어느정도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모더나 노바벡스 도입차질로 인한 혼란을 최소화하는 것과 앤데믹(주기적 유행병) 상황을 고려해 내년 이후 물량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대통령의 유체이탈 화법도 불쾌지수를 높이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문 대통령은 9일 오후 주재한 청와대 수석ㆍ보좌관 회의에서 “백신을 소수의 해외 기업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우리가 백신 수급을 마음대로 하지 못한다”며 책임을 모더나로 떠넘겼습니다. 또 백신 접종 꼴찌라는 보도와 모더나 수급 차질로 인한 의료현장 혼란에도 불구, "최근 백신 접종에 다시 속도를 내면서 40% 이상의 국민들이 1차 접종을 끝냈고, 추석 전 3600만명 접종을 목표로 나아가고 있다"며 상황을 자찬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사과를 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지난 4·7 재보궐 선거뒤 부동산 정책에 대해 "죽비로 맞았다"고 반성한 것 정도가 유일합니다.고비때마다 상황을 오판해 대유행을 초래하고, 백신 도입 차질로 국민적 고통을 초래한 데 대해서도 국정 최고 책임자로서 한마디 사과가 없습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가장 안타까운 건 고강도 방역 조치가 연장되면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생존 위기에 내몰리고 있는 것”이라며 “우리 사회 전체가 함께 나눠야 할 무거운 짐으로 인식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모더나 도입 차질로 18~49세 대상으로 시행하려던 1차 접종 계획 변경이 불가피하게 됐습니다. 정부는 전국민 70%(3600만명)를 대상으로 추석전까지 1차 접종을, 11월 말까지 2차 접종을 끝내겠다는 목표입니다. 이를 위해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 2차 접종 시기를 4주에서 6주로 늘리기로 했습니다. 60세 이상에게만 접종키로 했던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18~49세에게 접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모자란 물량을 메꾸기 위해 '아랫돌 빼서 윗돌 괴기' '돌려막기' 등 갖가지 편법이 동원되고 있습니다.
◆백신 접종 꼴찌에 도입 차질까지
문제는 세 가지 입니다. 델타 람다 등 변이 바이러스가 속속 등장하는데 백신접종 속도가 너무 늦다는게 첫째고, 정부가 호언하고 있지만 11월까지 70% 완료가 가능할 지도 걱정입니다.가장 큰 문제는 이제 더 이상 정부를 믿고 일을 맡기기 힘든 상황이 됐다는 점입니다.국제 통계 사이트인 아워월드인데이터가 8일 올린 집계에 따르면 한국은 백신접종 완료율이 8일 현재 15%로,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꼴찌입니다. 지난 2월 같이 접종을 시작한 일본(32.9%), 콜롬비아(25%)에도 큰 격차로 뒤졌고, 지난달까지 우리 뒤에 있던 뉴질랜드와 호주에도 따라잡혔습니다. OECD 회원국 중 전세계 평균(15.3%)에 못미치는 유일한 나라입니다.
다른 이유는 없습니다. 백신이 없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초부터 선진국들이 백신을 입도선매할 때 한국은 국민들의 일상을 통제하는 K방역 성과에 취해 백신 도입에 미적거렸습니다. 지난해말 3차 대유행 발생 이후 부랴부랴 백신 확보에 나섰지만 이미 가격은 오르고, 물량은 부족해진 상황이었습니다. "세계적 수준의 IT 인프라와 의료진, 가장 협조적인 국민을 데리고도 꼴찌다. 무슨 핑계가 있나"(윤희숙 국민의힘 의원)라는 비판에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게 됐습니다.
◆장담하기 힘든 전국민 70% 접종 계획
앞으로가 더 문제입니다. 델타에 이어 델타 플러스, 람다 등 전파력이 휠씬 쎈 변종 바이러스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확진자 수는 한달 가까이 4자리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변이를 겨냥한 백신은 아직 없습니다. 일단 치명율을 낮추기 위해서는 기존 백신이라도 빨리 접종해야 합니다. 물량 확보가 관건입니다.9일 현재 국내 1차 접종자는 2093만명(40.8%), 2차 접종 완료자는 772만명(15.0%)입니다. 11월 말까지 전국민 70%(3600만명)에 2차 접종까지 마치려면 3989만회분이 더 필요합니다. 정부가 확보했다고 주장하는 백신 물량은 화이자(6600만)와 모더나(4000만), 얀센(700만), AZ(2000만), 노바벡스(4000만) 등 5종 1억9300만회 분입니다. 여기에는 백신 균등 분배를 위한 국제기구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한 AZ 화이자 등 2000만회분이 포함돼 있습니다.
정부가 지난달 30일 밝힌 백신 도입 계획에 따르면, 7월 말까지 도입된 물량은 2770만회 분(14.4%)입니다. 나머지 1억6530만회분는 달달이 나눠들어옵니다. 8월에 2900만회분, 9월에 4200만회분이 들어오고 나머지 약 9000만회분은 연내 들어올 예정입니다.
그러나 모더나와 노바벡스쪽에서 이미 차질이 빚어졌습니다. 모더나는 지난 7일까지 받은 245만회분을 뺀 나머지 3755만회분을 언제 받을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생산 차질이 계속되고 있어서입니다. 노바벡스도 미국 사용승인후 도입키로 돼 있는데 사용승인 신청이 4분기에나 들어간다는 소식입니다. 최악의 경우 도입 예정 물량의 절반 가까이가 무산될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결국 11월까지 2차 접종 완료를 위해서는 화이자나 AZ백신을 믿을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얀센은 도입 물량이 미미합니다.)화이자는 공급이 비교적 원활합니다. 6600만회분 중 7월말까지 1108만회분이 들어와 있습니다. 나머지 5492만회만 제때 들어와도 전국민 70% 접종은 어느정도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모더나 노바벡스 도입차질로 인한 혼란을 최소화하는 것과 앤데믹(주기적 유행병) 상황을 고려해 내년 이후 물량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文대통령 "소상공인들도 무거운 짐 함께 져야"
이번 사태를 통해 정부는 다시 한번 신뢰를 잃게 됐습니다. "도대체 일을 어떻게 하는 것이냐"는 불만이 팽배합니다. 모더나 도입 차질은 벌써 네 번째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말 백신 확보가 늦었다는 지적을 받자 모더나사 최고경영책임자와 통화한 뒤 “백신 4000만회 분을 2분기부터 공급받기로 했다”고 자랑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6월말까지 도착한 것은 고작 11만2000회분이었고, 7월 도착 분은 두 차례나 선적 시기를 늦췄다가 이번에 또 지연 통보한 것입니다. 한심한 것은 정부가 왜 이런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지 정확히 파악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그 때문에 모더나측 말만 듣고 "8월에는 차질없게 공급하겠다는 확약을 받았다"(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는 등 발언이 나오는 것입니다.대통령의 유체이탈 화법도 불쾌지수를 높이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문 대통령은 9일 오후 주재한 청와대 수석ㆍ보좌관 회의에서 “백신을 소수의 해외 기업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우리가 백신 수급을 마음대로 하지 못한다”며 책임을 모더나로 떠넘겼습니다. 또 백신 접종 꼴찌라는 보도와 모더나 수급 차질로 인한 의료현장 혼란에도 불구, "최근 백신 접종에 다시 속도를 내면서 40% 이상의 국민들이 1차 접종을 끝냈고, 추석 전 3600만명 접종을 목표로 나아가고 있다"며 상황을 자찬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사과를 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지난 4·7 재보궐 선거뒤 부동산 정책에 대해 "죽비로 맞았다"고 반성한 것 정도가 유일합니다.고비때마다 상황을 오판해 대유행을 초래하고, 백신 도입 차질로 국민적 고통을 초래한 데 대해서도 국정 최고 책임자로서 한마디 사과가 없습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가장 안타까운 건 고강도 방역 조치가 연장되면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생존 위기에 내몰리고 있는 것”이라며 “우리 사회 전체가 함께 나눠야 할 무거운 짐으로 인식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