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여권 유력주자인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전국민 주치의’ 제도 도입을 전격 제안했다. 대통령에게만 있던 전담 의사(주치의)를 모든 국민으로 확대하자는 취지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전국민 주치의 제도 범국민운동본부’와 정책 협약식을 맺고 전국민 주치의제 도입방안을 발표했다.

전국민 주치의 제도 범국민운동본부는 한국소비자연맹과 한국YMCA전국연맹, 대한가정의학회, 한국사회복지사협회 등 93개 시민사회단체와 의료계가 참여해 국민 건강권 향상과 지속가능한 보건의료체계 구축을 목적으로 설립된 단체다.

주치의 제도는 병·의원 등 1차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국민 개개인에게 자신의 생활과 질병을 관리해주는 전담 의사를 두는 것을 말한다. 이낙연 캠프에 따르면 주치의는 세계보건기구(WHO)도 권장하는 제도로 과다진료와 과다청구를 막고, 고령화 시대에 발생할 수 있는 국민건강보험 재정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꼽힌다.

국민들은 집 주변에 있는 1차 의료기관에 신뢰관계를 가진 주치의를 두고, 개인의 생활과 병력에 대한 케어를 받게 된다. 이를 통해 한 개인의 병력이 체계적으로 관리돼 중복-과잉 검사나 처방을 막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주치의 제도가 도입되면 1차 의료기관의 부실을 막는 것은 물론, 대형병원들은 전문적인 업무에 집중하게 되어 보다 효과적인 의료시스템 구축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됐다.

이 전 대표는 “선진국들은 인구 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에 대비해 1차 의료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보건의료체계를 개혁해왔고, 현재 OECD 36개국 중 20개 나라가 주치의제도를 시행하고 있다”며 “주치의는 자신에게 등록돼있는 환자의 건강상태와 질병상태를 관리하고 아프지 않도록 예방하는 교육까지 담당하는 것으로, 대통령만 아니라 국민 모두가 주치의를 갖는 국민 주치의 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이낙연 캠프는 주치의 제도 도입을 위해 향후 10년 동안 시범사업 단계와 전국화 단계를 진행할 계획이다. 초기 시범사업은 전 국민의 1~2%가 참여하는 ‘전국적 주치의제도 네트워크 방식’ 또는 ‘주치의제도 시범지역’을 선정해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특별법 제정 및 관련법 개정, 보건복지부에 일차보건의료정책국 설치를 추진하기로 했다.

전국민 주치의 제도 도입은 지난 19대 대통령선거에서 심상정 당시 정의당 후보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가 공약한 바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도 유사한 ‘단골의사제’를 내걸었었다.

오형주/전범진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