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경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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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가의 개발자 유치전에 헬스앤드뷰티(H&B) 스토어 올리브영까지 뛰어들었다. '쇼핑의 판'이 온라인 중심으로 전환하면서 유통기업들이 '슈퍼 을(乙)'로 부상한 개발자 모시기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CJ올리브영은 오는 13일까지 정보기술(IT) 경력직을 공개 채용한다. 채용 규모는 두 자릿수로 올리브영 창사 이래 최대 규모다. 분야별로 백엔드, 프런트엔드, 안드로이드 애플리케이션(앱), 테크니컬 프로젝트 매니저, 프로덕트 오너 등 디지털사업본부 산하 8개 직무 근무자를 모집한다.

전자상거래(e커머스) 기업 중심 경력직 채용 전쟁에 오프라인 매장이 중심이던 올리브영도 참전한 것이다.

이는 과거 매장에서 발라보고 구입하던 화장품 쇼핑 방식도 온라인 중심으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실제 2017년 4월 문을 연 CJ올리브영의 온라인 쇼핑몰 거래액은 4년 여 만에 1조원을 돌파했다. 연평균 거래액 증가율이 약 60%에 달했다.

CJ올리브영 관계자는 "올리브영이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IT 인력 공개 채용에 나선다"며 "우수 IT 인력을 영입해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며 옴니채널 성장 가속화에 힘을 실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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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커머스 기업들도 꾸준히 신규 인력 확보에 팔을 걷어붙였다.

신세계그룹 통합 온라인쇼핑몰인 SSG닷컴은 창사 이래 최대 규모로 개발자 모집에 나선 상태다. 두 자릿수 규모로 경력사원 공개 채용을 실시, 현재 면접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SSG닷컴은 개발자를 포함한 기술 관련 인력 전원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하기로 결정하며 '집토끼 지키기'에 나선 바 있다.

최근 신세계그룹이 전격 인수한 오픈마켓 이베이코리아 역시 오는 17일까지 개발자 공개 채용을 진행 중이다.

국내 증시 상장을 추진 중인 장보기 앱 마켓컬리도 개발자 추가 채용에 나섰다. 최근 2254억원의 추가 투자금을 유치한 만큼 연말까지 개발자를 공격적으로 모집한다는 방침이다.

기존 오프라인 중심 유통기업은 디지털전환(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해, 이커머스 기업은 앞선 서비스를 위해 개발자 모시기에 돌입한 모습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전 산업의 디지털전환(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가속화 속 공급이 태부족 상태인 만큼 개발자 몸값이 치솟고 있다.
사진=한경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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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들이 선호하는 '네카라쿠배당토(네이버·카카오·라인·쿠팡·배달의민족·당근마켓·토스)'의 쏠림현상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올해 게임업계발(發) 연봉 인상 러쉬 여파가 이어질 전망이다. 올해 3월 개발직군 직원 연봉을 일괄 800만원 인상한 넥슨은 내년까지 개발자 1000명 이상을 새로 뽑는다. 이에 유통업계에서는 '집토끼 지키기'에 공을 들이는 동시에 신규 인력 잡기에 고심하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개발자들이 단순히 연봉보다 처우와 조직 내에서의 입지 등 다양한 부분을 고려하는 경향이 있어 우수 인력 영입이 고민"이라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