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커버 '발란스'
출시한 지 반년 만에 고객 1500명을 확보한 뷰티테크(기술+뷰티)기업 릴리커버의 대표 제품 ‘발란스(BalanX)’ 제작 과정이다. 릴리커버는 발란스와 피부 측정기기 ‘뮬리’, 독자 개발한 화장품 제조기기(애니마·사진)를 통해 올해 연 매출 15억원 달성을 바라보고 있다.
릴리커버를 세운 안선희 대표는 LG전자 출신 개발자다. 2006년부터 10년간 경북대병원에서 화상치료용 의료기기 개발을 했다. 화장품기업 창업을 생각한 것은 이때였다. 안 대표는 “화상치료 환자를 많이 접하며 피부가 자신감과 직결되는 중요한 요인이라는 걸 알았다”며 “효율적으로 개개인의 피부를 진단해 맞춤형 화장품을 제조하는 사업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2016년 12월 릴리커버를 설립한 후 4년2개월에 걸쳐 지금의 사업모델을 완성했다. 주축은 ‘소형 화장품 공장’이라고 할 수 있는 애니마다. 키오스크 형태의 패널에 특정인 피부 정보를 입력하면 기기 내부에서 로봇이 알아서 적합한 제품을 생산한다. 안 대표는 “총 2만5000가지 조합이 가능하기 때문에 ‘나만을 위한 화장품’을 얻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화장품은 발란스의 상표를 붙여 소비자에게 전달된다. 가격은 2주간 쓸 수 있는 15mL 분량이 2만3000원이다. 대부분 고객이 정기구독을 하기 때문에 2주 단위로 꾸준히 새로운 배송을 한다.
고객의 피부 데이터는 전용 측정기기 뮬리나 전용 앱 ‘당부(당신의 피부)’에서 얻는다. 뮬리를 구입하거나 대여해 자신의 피부에 대본 뒤 나온 정보를 제출하거나 당부에 접속해 해당 앱 카메라로 자신의 피부를 찍어 저장하면 된다.
주요 소비자는 30대 여성이다. 안 대표는 “기존 화장품을 주문하면 창고에 쌓여 있는 재고를 받지만, 우리 화장품을 주문하면 갓 생산한 새 제품을 받는다”며 “2주 단위로 변화한 피부 타입에 따라 달라진 제품을 받을 수 있어 피부에 민감한 여성 소비자의 반응이 좋다”고 했다.
릴리커버는 최근 다양한 해외 기업과 협약을 체결했다. 이들이 관심을 보인 것은 화장품 제조기기 애니마였다. 최근 중국에서 같은 제품을 제작해 달라며 주문을 받았고, 니베아·존슨앤드존슨과는 이와 관련한 스킨케어 솔루션 공동 개발을 추진하기로 했다. 안 대표는 “애니마는 코로나19 확산 시대에 걸맞은 최적의 비대면 뷰티 솔루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