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경의 승부수…신세계백화점에 1조 투자
신세계그룹이 올해 1조원을 투자해 백화점 외형 확장에 나섰다. 대규모 투자로 백화점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겠다는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사진)의 승부수다. 신규 점포를 늘리고, 기존 점포는 리뉴얼해 코로나19 속 실적 방어의 주역이 된 대형 점포들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이달 27일 개장하는 ‘대전 신세계 아트 앤 사이언스’는 대형 점포 강화 전략의 일환이다. 신세계가 5년 만에 여는 신규 점포로 총 6500억원을 투자했다. 지하 3층~지상 43층 규모로, 영업 면적은 9만2876㎡다. 신세계 백화점 중 센텀시티점, 대구점에 이어 세 번째로 크다. 보테가베네타, 생로랑, 톰포드, 피아제 등 대전 지역에 없던 명품 브랜드를 유치했다.

KAIST와 협업해 만든 과학관 ‘넥스페리움’, 충청권 최초 실내 스포츠 테마파크 ‘스포츠 몬스터’ 등 지역 랜드마크가 될 만한 체험형 시설들도 들어섰다. 이 점포에 입점한 호텔 ‘오노마’는 그룹 계열사 조선호텔앤리조트가 아니라 신세계백화점이 직접 운영한다.

신세계 강남점과 경기점은 대규모 리뉴얼을 진행하고 있다. 신세계의 간판 점포인 강남점은 이번 리뉴얼에서 ‘백화점 1층은 명품’이란 공식을 깼다. 명품 브랜드를 2층과 3층으로 옮기고, 1층엔 화장품 브랜드만 50개 이상 모아 국내 최대 화장품관으로 만들었다. 지난해 리뉴얼한 3층 해외패션 매장은 미술품 120여 점을 매장 사이사이에 전시·판매하는 ‘예술과 쇼핑의 결합’으로 유명해졌다. 2007년 개장한 경기점은 전 점포를 뜯어고치고 있다. 최근 식품관을 재개장했고, 내년엔 명품관을 리뉴얼한다.

남은 프로젝트는 신세계 본관 옆 옛 SC제일은행 건물 개발이다. 2015년 이 건물을 매입한 신세계는 2023년까지 건물을 백화점 점포로 탈바꿈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신세계 본점 본관과 신관에 이은 제3관이 되거나, 한 분야에 특화된 전문관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를 통해 부티크 호텔 레스케이프에 이어 회현역 일대를 ‘신세계화(化)’한다는 계획이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