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현대 경비원 임금소송 최종 승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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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입주자에 7.5억 지급 판결
"휴게시간에도 지휘·감독 받아
근로시간으로 인정해야"
"휴게시간에도 지휘·감독 받아
근로시간으로 인정해야"
휴게시간에도 경비 초소에서 근무복을 입은 상태로 대기하고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았다면 근로시간으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제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서울 압구정 현대아파트 전 경비원 34명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를 상대로 제기한 임금 청구 소송에서 “근로계약에 명시된 휴게시간(1일 6시간), 산업안전보전교육시간(매달 2시간)이 근로시간에 해당한다”는 원심을 확정했다고 10일 밝혔다.
압구정 현대아파트 퇴직 경비원들은 24시간 근무한 뒤 다음날 24시간을 쉬는 격일제 근무 방식으로 일했다. 계약서에는 경비원의 휴식시간이 ‘1일 6시간’으로 명시됐다. 이에 경비원들은 하루 18시간의 근무시간만 인정받아 임금을 받아왔다.
하지만 경비원들은 “휴게시간으로 규정된 시간에 제대로 쉬지 못하고 일했다”고 주장했다. 휴게시간에도 택배 보관, 분리수거, 주차 관리 등의 업무를 했다는 것이다. “휴게시간에 자다가 입주민에게 혼난 경우가 있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들은 1년 단위 계약기간 때문에 해고될까 제대로 항의하지 못했으나, 퇴사 이후인 2018년 2월 “지급받지 못한 수당과 퇴직금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휴게시간이 실질적으로 근로시간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휴게시간을 근로시간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다만 산업안전보건교육시간(매달 2시간) 가운데 20분만 근로시간으로 인정해 경비원들에게 14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2심은 이를 뒤집고 휴게시간과 교육시간을 전부 근로시간으로 인정해 미지급 수당 등 총 7억50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이런 원심의 판단을 유지했다.
법조계에서는 매년 아파트 경비원 임금 소송이 끊이지 않는 만큼 파장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백광균 사법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대법원이 경비원의 휴게시간을 근로시간으로 인정한 판례가 종종 있었지만 압구정 현대아파트라는 유명 사건으로 이런 기조가 더 각인될 수 있다”며 “이번 대법원 판결을 원용해 줄소송이 이어질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오현아/곽용희 기자 5hyun@hankyung.com
대법원 제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서울 압구정 현대아파트 전 경비원 34명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를 상대로 제기한 임금 청구 소송에서 “근로계약에 명시된 휴게시간(1일 6시간), 산업안전보전교육시간(매달 2시간)이 근로시간에 해당한다”는 원심을 확정했다고 10일 밝혔다.
압구정 현대아파트 퇴직 경비원들은 24시간 근무한 뒤 다음날 24시간을 쉬는 격일제 근무 방식으로 일했다. 계약서에는 경비원의 휴식시간이 ‘1일 6시간’으로 명시됐다. 이에 경비원들은 하루 18시간의 근무시간만 인정받아 임금을 받아왔다.
하지만 경비원들은 “휴게시간으로 규정된 시간에 제대로 쉬지 못하고 일했다”고 주장했다. 휴게시간에도 택배 보관, 분리수거, 주차 관리 등의 업무를 했다는 것이다. “휴게시간에 자다가 입주민에게 혼난 경우가 있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들은 1년 단위 계약기간 때문에 해고될까 제대로 항의하지 못했으나, 퇴사 이후인 2018년 2월 “지급받지 못한 수당과 퇴직금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휴게시간이 실질적으로 근로시간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휴게시간을 근로시간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다만 산업안전보건교육시간(매달 2시간) 가운데 20분만 근로시간으로 인정해 경비원들에게 14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2심은 이를 뒤집고 휴게시간과 교육시간을 전부 근로시간으로 인정해 미지급 수당 등 총 7억50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이런 원심의 판단을 유지했다.
법조계에서는 매년 아파트 경비원 임금 소송이 끊이지 않는 만큼 파장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백광균 사법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대법원이 경비원의 휴게시간을 근로시간으로 인정한 판례가 종종 있었지만 압구정 현대아파트라는 유명 사건으로 이런 기조가 더 각인될 수 있다”며 “이번 대법원 판결을 원용해 줄소송이 이어질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오현아/곽용희 기자 5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