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렌터카 1위 업체인 롯데렌탈의 일반청약에 8조4000억원이 들어왔다. 같은 기간 청약을 진행한 컬러 강판 전문업체 아주스틸에는 22조3000억원이 몰렸다. 공모가와 업종이 흥행을 좌우했다는 평가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9일부터 이틀 동안 8개 증권사에서 진행한 롯데렌탈 청약에 8조4000억여원의 증거금이 들어왔다. 3년 만에 나오는 롯데그룹 계열사의 상장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부진하다는 평가다.

평균 청약 경쟁률은 65.8 대 1로 나타났다. 증권사별로는 삼성증권(132 대 1)이 가장 높았고 미래에셋증권(119 대 1), 한국투자증권(75 대 1), NH투자증권(59 대 1) KB증권(53 대 1), 신한금융투자(45 대 1) 하나금융투자(42 대 1) 순이었다. 삼성과 미래에셋은 배정 물량이 3%로 적고 청약자 수가 많아 경쟁률이 높았다. 최소 청약수량인 10주를 신청한 사람은 NH, 한투, KB, 신한, 하나 다섯 곳에서 균등배정주식 3주를, 나머지 증권사에서는 1주를 받을 수 있다.

증권가는 공모주 시장에서 대어들의 인기가 사그라들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과거에는 기업 인지도가 높은 대기업 계열사나 공모 규모가 큰 대형 공모주에 자금이 쏠렸지만 이제는 공모가가 낮은 ‘알짜’ 중소형주가 더 주목받고 있다는 점에서다.

롯데렌탈과 같은 기간 청약을 실시한 아주스틸은 22조3100억원이 몰리며 흥행에 성공했다. 청약 경쟁률은 1420 대 1로 나타났다. 동시에 청약을 실시한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브레인즈컴퍼니도 2조2300억원을 끌어모으며 1190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크래프톤 청약 때도 채용 플랫폼 원티드랩에 더 많은 증거금이 몰렸을 정도로 공모주 시장에서 대어들이 잇달아 흥행에서 실패하고 있다”며 “성장 가능성이 큰 업종의 기업이나 공모가가 매력적이라고 평가되는 공모주가 시장을 주도하는 현상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렌탈은 12일 증거금 환불과 납입 절차를 거쳐 오는 19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 예상 시가총액은 2조1614억원이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