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확진자 증가세"…4차 대유행 확산세 갈수록 거세져
수도권 4단계·비수도권 3단계도 약발 안 먹혀 '비상'
거센 확산세에 첫 2천명대 우려…전문가 "당분간 정점 없을수도"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정부가 지난달 초 본격화한 4차 대유행의 기세를 꺾기 위해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최고 수준인 4단계로 격상해 5주째 시행 중이고, 비수도권 역시 3단계로 일괄 격상한 지 3주째로 접어들었지만 아직은 '약발'이 전혀 통하지 않는 형국이다.

오히려 환자 증가세가 갈수록 가팔라지면서 국내 코로나19 사태 이후 1년 6개월 보름여 만에 첫 2천명대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4차 대유행이 장기화하면서 방역 피로도가 누적된 데다 전파력이 더 강한 인도 유래 '델타형' 변이 바이러스까지 우세종으로 자리를 잡은 터라 앞으로 확진자 규모는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당분간 정점이 없을 수도 있다는 암울한 전망까지 제기하고 있다.

10일 방역당국과 서울시 등 각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이날 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국에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신규 확진자는 총 1천76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날 같은 시간의 1천170명보다 598명, 지난주 화요일(8월 3일)의 1천425명에 비해서는 343명 많은 것이다.

1천768명 자체는 오후 6시 기준 최다 기록이다.

앞선 동시간대 최다 기록은 지난달 21일의 1천557명(청해부대 270명 포함)이었다.

최근의 밤 시간대 확진자 증가 추세를 고려하면 첫 2천명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는 지난달 28일의 1천895명이 최다 기록이었다.

신규 확진자 수는 올해 1월 중순 이후 300∼600명대를 폭넓게 오르내리면서 정체 양상을 보여 왔으나, 지난 6월 30일 이후 600∼700명대로 한 단계 올라서더니 지난달 7일(1천212명)에는 4차 대유행 들어 처음으로 1천명대를 기록했고, 이후 이날까지 35일째 네 자릿수를 이어갔다.

거센 확산세에 첫 2천명대 우려…전문가 "당분간 정점 없을수도"
방역당국은 지역사회 내 감염이 이미 상당한데다 델타형 변이도 빠르게 확산하고 있어 유행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현재 확진자는 증가 추세에 있다"며 "특히 피서·여행을 통해 (유행) 절정기로서의 잠재적 위험이 높아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 단장은 또 "최근 4주간 전 세계에서도 다시 환자가 급증하면서 작년 연말과 근접한 수준의 유행을 보인다"며 "델타 변이의 높은 전파력으로 인해 백신 접종률이 높은 국가에서도 환자가 크게 늘어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확진자 증가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정재훈 가천대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확산세가 지속하고 있고, 특히 비수도권의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은 정점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 교수는 또 "델타 변이가 차지하는 비율이 늘어나고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한 피로감이 점점 쌓이면서 효과가 떨어지는 데다 백신 접종률이 빠르게 오르지 못해 (확진자 수가) 극적으로 감소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접종률을 빠르게 올리는 게 최고의 방역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2차 접종 비율을 늘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탁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 역시 "만일 (내일) 신규 확진자 수가 2천명에 진입한다면 다음 주에도 이 규모가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며 "우리 의료 역량이 감당하기 어려운 지점이라고 예상되는데 확진자 수를 줄이기 위해서는 강력한 조치가 불가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