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73%가 델타 변이 감염…"4차 대유행 정점 아직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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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부터 가파른 확산세 시작
방역 피로감에 휴가철 이동 겹쳐
4단계 한달 지나도 확산 안잡혀
모더나 펑크에 감염위험 높아져
돌파감염도 한달새 14배 급증
"의료시스템 붕괴 막을 대책 필요"
방역 피로감에 휴가철 이동 겹쳐
4단계 한달 지나도 확산 안잡혀
모더나 펑크에 감염위험 높아져
돌파감염도 한달새 14배 급증
"의료시스템 붕괴 막을 대책 필요"

10일(화요일)도 그랬다. 8일 1492명, 9일 1540명이던 확진자 수가 갑자기 2000명 벽을 뚫을 정도로 급증했다. 대규모 집단감염이 터진 탓이 아니었다. 사실상 ‘예고된 일’이었다. 검사 건수가 평일보다 크게 줄어드는 ‘주말 효과’ 탓에 8일과 9일 확진자 수가 줄어든 것처럼 보였지만, 알고 보면 역대 일요일과 월요일 사상 최다 확진자 기록이었기 때문이다. 가파른 확산세는 사실상 지난 주말부터 시작됐다는 얘기다.
‘엎친 데 덮친’ 코로나 방역

최근 1주일(8월 1~7일)간 전체 확진자 중 델타 변이에 감염된 비율은 73.1%로 2주 전(48.0%)에 비해 25%포인트나 급등했다. 정부가 당초 내건 ‘짧고 굵은’ 4단계 조치가 한 달 넘게 이어지면서 곳곳에서 ‘방역 일탈’이 벌어지는 것도 확산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날 서울 가락동의 한 PC방은 새벽 불법영업을 하다가 적발됐고, 강남구 역삼동의 한 홀덤펍은 몰래 영업을 하다 걸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모더나 백신 도입 계획이 어그러진 것은 방역에 악재가 될 전망이다. 모더나는 지난 9일 백신 생산 관련 실험실 문제로 8월 공급 물량(850만 회분)의 절반 이하만 공급할 수 있다고 우리 정부에 통보했다. 이로 인해 화이자와 모더나를 맞았거나 맞을 예정인 18~59세 2453만 명에 대한 2차 접종일이 ‘1차 접종 후 4주가 지난 시점’에서 ‘6주가 지난 시점’으로 일제히 미뤄졌다. 화이자 백신의 델타 변이 예방률은 1차만 맞을 때는 30~50%인 반면 2차까지 맞으면 80%대 후반으로 올라간다. 2차 접종 시점이 늦어질수록 감염 위험이 높아진다는 얘기다. 모더나의 델타 변이 예방률 역시 1차 접종 시 70%대에서 2차 완료 때 90%대로 상승한다.
돌파감염도 급증
백신 접종을 완료했는데도 코로나19에 걸리는 ‘돌파감염’ 확산도 걱정스러운 대목이다. 지난 5일 기준 국내 돌파감염 추정 사례는 1540명으로 1주일 전인 7월 29일(1132명)에 비해 408명 늘었다. 접종 완료자 10만 명당 돌파감염 비중은 17.8명에서 23.6명으로 증가했다.델타 변이는 돌파감염 확산의 원인으로도 꼽힌다. 델타 변이와 돌파감염이 ‘한묶음’으로 움직이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서다. “델타 변이가 돌파감염을 더 잘 일으킨다는 연구 결과는 아직 없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지만, 경남 김해 요양병원에서 나온 돌파감염자 14명 중 12명이 델타 변이 감염으로 나타나는 등 둘 사이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사례가 포착되고 있다. 실제 지난 5일 기준으로 변이 감염 여부를 분석한 돌파감염자 379명의 58%(221명)가 델타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모더나 백신 도입에 차질이 생긴 것도 돌파감염 확산 우려를 높인다. ‘부스터 샷이 돌파감염을 막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국내외에서 속속 나오고 있지만, 모더나가 공급 약속을 ‘펑크’낸 탓에 부스터 샷은커녕 2차 접종 물량도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오상헌/이선아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