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생각을 바꾸는 생각들'·'나를 살리는 철학'

우리 시대 대표 지성들의 지적 대화와 고대 철학자들의 지혜를 전하는 책이 잇달아 번역 출간됐다.

출판사 인플루엔셜이 펴낸 '생각을 바꾸는 생각들'은 금세기 커다란 영향을 미친 인물들과의 인터뷰를 공유하는 프로젝트 '생각 경제학'(Thought Economics)'을 책으로 엮었다.

기업가이자 사회활동가인 비카스 샤가 만든 웹사이트 '생각 경제학(https://thoughteconomics.com)에는 노벨상 수상자와 기업가, 사상가, 예술가 등 134명의 생각들이 담겼다.

책으로 전하는 지적 대화와 삶을 바꾸는 지혜들
이 담대한 프로젝트는 애초 2007년 비카스 샤가 자신의 블로그에 주변 인사들을 인터뷰한 내용을 올린 데서 시작했다.

뜻밖에도 독자들의 반응이 뜨거웠고, 1년 만에 전 세계 독자들로부터 그가 다뤘으면 하는 주제와 인터뷰를 해줬으면 하는 인물에 대한 요청이 쇄도했다.

이에 정식 웹사이트를 개설하고 '생각 경제학'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운영한다.

위키피디아의 설립자 지미 웨일스를 시작으로 유발 하라리, 조던 피터슨, 제인 구달, 카를로 로벨리, 놈 촘스키 등 대표적 지성들이 인터뷰에 응한다.

이 사이트는 2012∼2016년 '웹의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웨비상을 받았다.

비카스 샤는 이 시대의 가장 중요한 문제를 이들에게 질문해 얻은 대답을 정체성, 문화, 리더십, 기업가정신, 차별, 갈등, 민주주의 등 7개 주제별로 편집했다.

베스트셀러 '질서 너머'를 쓴 캐나다 임상심리학자 조던 피터슨은 '어떤 인생을 살아야 잘 살았다고 할 수 있는가'란 질문에 "만일 이 세상의 문제들, 즉 자신과 가족을 비롯해 사회의 여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꺼이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면, 그 사람은 괜찮은 인생을 살고 있는 것"이라고 답한다.

'신이 된 인간'이란 뜻인 '호모데우스'를 쓴 유발 하라리는 인류의 정체성과 관련한 질문에 "장차 인간은 기술을 사용해 기존에 신의 영역으로 간주했던 능력들을 습득하게 될 것"이라며 "미래의 가장 신기한 기술은 우주선이 아니라 우주선에 타고 있는 생명체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샤는 중국 출신의 설치미술가인 아이웨이웨이(艾未未)에게는 '사회적 차별에 왜 맞서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져 이런 답을 얻었다.

"이 시간은 지나갈 것이고, 다음 세대는 완전히 다른 시험대에 오를 겁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우리에게 소중하고 의미 있는 것을 지켜내기 위한 투쟁이 없다면 '자유'라는 단어는 공허해지고 우리의 삶도 무가치해질 겁니다"
이 책에 담긴 식견들은 다양하다.

인터뷰이들은 비카스 샤가 던진 같은 주제에 대한 질문에 정반대의 견해를 내놓거나 다른 시각으로 문제를 해석하기도 하지만, 독자들의 사고의 폭을 넓혀줄 수 있을 것이다.

임경은 옮김. 400쪽. 1만7천500원.
독일의 철학 컨설턴트 알베르트 키츨러가 쓴 '나를 살리는 철학'(클레이하우스 펴냄)은 철학자와 내담자의 상담 내용을 기록하는 방식으로 오래된 지혜를 전한다.

저자는 "시대가 바뀌어도 인간 삶의 양상은 비슷하기 때문에 고대의 지혜에서 현재의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가르침을 찾을 수 있다"며 고대 현인들의 가르침을 전수한다.

책으로 전하는 지적 대화와 삶을 바꾸는 지혜들
한 내담자가 '다른 사람들의 행동에 자꾸 짜증과 분노가 일어난다'고 고민을 말하자 로마제국의 황제이자 스토아 철학자였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다른 사람의 실수에 화가 난다면 즉시 자신을 돌아보고 비슷한 실수가 없는지 생각해보라. 그의 충동적인 행동에서 내 모습을 발견한다면 금세 화가 가라앉을 것이다'라는 가르침을 전한다.

내담자의 고민에 답하면서 인용되는 지혜들은 소크라테스, 에픽테토스, 플라톤 등 고대 그리스 철학자의 가르침 외에도 공자, 맹자, 장자 등도 포함된다.

저자가 운영하는 철학 상담소에서 진행된 상담 사례를 기반으로 대화 형식으로 구성해 독자들은 딱딱한 철학책을 읽는 것보다 훨씬 편하게 고대 철학자들의 사상을 접하게 된다.

최지수 옮김. 268쪽. 1만5천800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