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대표 등이 개인용으로 사용 의혹…탈루 목적이라는 의심도 제기
45억짜리 부가티가 업무용?…법인명으로 등록되는 럭셔리 외제차
일부 국내 법인들이 5억원이 넘는 슈퍼카를 업무용으로 구입해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가의 수입 승용차를 법인차로 등록해 놓고 임원이나 대표 등이 사적 용도로 사용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1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이용호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차량 리스·렌트 업종 외 법인이 소유한 5억원 이상 업무용 수입차는 총 223대다.

이중 승합, 특수, 화물 차종이 아닌 승용차는 98대로 43.9%를 차지했다.

5억원 이상 법인차 중 절반가량이 운송이나 작업 등을 위한 차량이 아닌 단순 주행 목적의 승용차인 셈이다.

법인 승용차 중 최고가는 지난해 6월 등록된 부가티 시론으로 최초 취득가액은 44억6천만원이다.

16억6천만원의 엔초 페라리, 13억7천만원의 벤츠 마이바흐 62S 등도 법인 소유 승용차로 등록됐다.

CJ그룹은 계열사인 CJ, CJ제일제당, CJ대한통운, CJ E&M 법인이 모두 5억원 이상의 벤츠 마이바흐를 소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종교, 장학, 장례, 농업 관련 법인 등이 약 6억원의 롤스로이스 팬텀, 약 6억~7억6천만원의 벤츠 마이바흐를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 의원은 "업무용으로 구매하는 승용차가 왜 고가 수입차여야 하는지 의문"이라며 "탈루 목적이라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현행법은 업무용 승용차로 등록하고, 법인 차량 구매·유지 비용을 회사 비용으로 처리하면 사업연도의 소득금액 계산 때 법인세를 감면해주고 있다.

실제로 일부 고가 수입차 브랜드들은 개인보다 법인이 더 많이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8~2020년에 개인보다 법인 구매가 더 많은 브랜드는 랜드로버(1만4천94대), 포르쉐(1만318대), 재규어(3천795대), 마세라티(3천73대), 벤틀리(493대), 람보르기니(439대), 롤스로이스(412대) 순이다.

올해 1~7월 롤스로이스가 판매한 144대 중 130대를 법인이 구매했다.

마이바흐는 248대 중 214대, 람보르기니는 214대 중 184대, 벤틀리는 255대 중 205대가 법인 구매다.

이 의원은 "업무에 필요한 경우 법인차를 사용하도록 하면서 세제 혜택을 준 것"이라며 "무늬만 법인차인 고가 수입차를 퇴출하고,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