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상장 예정인 바이오 기업 바이젠셀에 기관투자가 자금 93조원이 몰렸다. 경쟁률이 1200 대 1을 넘었을 정도로 국내외 기관이 적극적으로 매수 의사를 보였다.

바이젠셀 공모주에 기관 93조 '뭉칫돈'
바이젠셀은 지난 6~9일 진행한 수요예측에 국내외 기관 1443곳이 약 93조1000억원의 주문을 넣었다고 11일 밝혔다. 경쟁률은 1271 대 1에 달했다. 참여 기관 대부분이 희망 공모가격(4만2800~5만2700원) 최상단 이상으로 주문을 넣었다. 일정 기간 주식을 팔지 않겠다고 약속한 기관 비중은 낮은 편이다. 참여 기관의 13.6%가 짧게는 2주일, 길게는 6개월 동안 주식을 의무적으로 보유하겠다는 확약을 걸었다.

바이젠셀은 이 같은 결과를 반영해 공모가격을 5만2700원으로 확정했다. 전체 공모금액은 994억원, 예상 시가총액은 4970억원이다. 상장과 함께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180위권에 들 전망이다.

기관들은 바이젠셀의 면역세포치료제 개발 기술을 높게 본 것으로 전해진다. 바이젠셀은 2013년 가톨릭대 의대에서 세운 바이오 기업이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나 종양 등을 사멸시키는 면역세포인 ‘항원 특이 살해 T세포’ 등을 활용한 면역항암제와 면역억제제를 개발하고 있다. 림프종과 급성골수성 백혈병, 혈액암,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등이 대표적이다. 가장 먼저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 후보물질은 자연살해(NK)·T세포 림프종 치료제인 ‘VT-EBV-N’이다. VT-EBV-N은 진행 중인 임상 2상만 성공하면 판매가 가능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은 덕분이다. 바이젠셀은 2024년 해당 후보물질의 판매를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관 수요예측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바이젠셀은 12일부터 이틀 동안 일반 투자자를 상대로 청약을 진행한다. 이번에 모집할 주식 물량은 총 47만1620주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