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GS, 보톡스 1위 휴젤 품는다…허태수 "바이오 신사업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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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태수 체제 첫 대규모 빅딜
지분 43% 거래규모 2조원대
지분 43% 거래규모 2조원대
▶마켓인사이트 8월 11일 오후 4시30분
GS그룹이 국내 1위 보톡스 회사인 휴젤을 품을 전망이다. 이를 통해 바이오 분야에 본격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1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GS컨소시엄은 휴젤 최대주주인 베인캐피탈로부터 지분 42.9%를 인수하는 내용의 주식매매계약(SPA)을 다음주 체결하기로 했다. 양측은 최근 가격과 인수 조건 등을 큰 틀에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가격은 2조원 안팎이다.
GS컨소시엄은 지주사인 ㈜GS를 중심으로 중국 바이오 투자 전문 운용사 C-브리지캐피털, 중동 국부펀드 무바달라, 국내 사모펀드(PEF) IMM인베스트먼트 등 4자연합으로 구성됐다. ㈜GS가 10~20%의 자금을 대고, 나머지 돈은 투자자들이 맡는 구조다.
휴젤은 2001년 설립된 국내 1위 보톡스 업체다. 시장점유율이 50%에 이른다. 일본 대만 베트남 등 27개국에 수출한다. 2010년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보툴리눔톡신 개발에 성공한 뒤 가파르게 성장했다. 2015년 당시 국내 1위이던 메디톡스가 대웅제약과 분쟁을 벌이고 품목 허가 취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이 휴젤이 선두로 도약했다. 지난해에는 매출 2110억원, 영업이익 780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GS는 휴젤 인수로 바이오 분야 진출에 속도를 내게 됐다. GS는 주력 계열사인 GS칼텍스 GS에너지 등 정유업종의 성장성이 약해지자 세계적인 탈탄소 기조에 맞춰 미래 먹거리 사업을 고민해 왔다. 신사업으로 바이오산업을 낙점하고, 그룹 차원에서 다방면으로 진출 방안을 검토해 왔다.
북미 지역도 성장성이 높은 시장으로 꼽힌다. 휴젤은 지난 3월과 6월에 각각 미국과 캐나다에 품목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허가 획득까지 통상 1년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에는 북미 시장에도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휴젤의 실적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올 2분기에 매출 645억원, 영업이익 26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33.7%와 59.1% 늘어난 수치다.
이번 인수 컨소시엄에 ㈜GS 외에 세 곳의 국내외 재무적 투자자(FI)가 참여했다. GS그룹이 중국계 운용사 C-브리지를 끌어들인 것은 중국 시장 공략을 염두에 둔 행보로 해석된다. C-브리지는 2014년 설립된 중국 내 대표적인 헬스케어 벤처펀드 운용사로 바이오제약, 의료기기, 진단 분야 등에 주로 투자한다. 운용 자산은 약 2조원 규모다.
또 다른 재무적 투자자 무바달라는 아부다비투자청과 함께 중동의 양대 국부펀드로 꼽힌다. 석유 업종 등에 주로 투자하다가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는 차원에서 이번 인수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IMM PE의 계열사인 IMM인베스트먼트는 그동안 부동산, 인프라 등 분야를 중심으로 투자하다가 처음으로 대규모 인수합병(M&A)에 참여하게 됐다.
GS그룹은 이번 거래가 성사되면 2004년 LG그룹에서 계열 분리된 뒤 처음으로 조(兆)단위 인수에 성공하는 것이다. 그동안 대우조선해양, 하이마트, 두산인프라코어 등 다양한 기업 매물을 검토했지만 한 번도 인수전을 완주한 적이 없다. 그러다가 지난해 허태수 신임 회장(사진) 체제가 들어선 뒤 내부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평가다. 이번 거래는 허 회장의 5촌 조카인 허서홍 전무가 이끄는 사업지원팀이 실무 작업을 주도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GS그룹이 그동안 미래 산업에 대한 고민을 오랫동안 해왔지만 베팅에는 소극적인 측면이 있었다”며 “올 들어 메쉬코리아, 펫프렌즈에 잇따라 투자하는 등 확 달라진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GS그룹이 국내 1위 보톡스 회사인 휴젤을 품을 전망이다. 이를 통해 바이오 분야에 본격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1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GS컨소시엄은 휴젤 최대주주인 베인캐피탈로부터 지분 42.9%를 인수하는 내용의 주식매매계약(SPA)을 다음주 체결하기로 했다. 양측은 최근 가격과 인수 조건 등을 큰 틀에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가격은 2조원 안팎이다.
GS컨소시엄은 지주사인 ㈜GS를 중심으로 중국 바이오 투자 전문 운용사 C-브리지캐피털, 중동 국부펀드 무바달라, 국내 사모펀드(PEF) IMM인베스트먼트 등 4자연합으로 구성됐다. ㈜GS가 10~20%의 자금을 대고, 나머지 돈은 투자자들이 맡는 구조다.
휴젤은 2001년 설립된 국내 1위 보톡스 업체다. 시장점유율이 50%에 이른다. 일본 대만 베트남 등 27개국에 수출한다. 2010년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보툴리눔톡신 개발에 성공한 뒤 가파르게 성장했다. 2015년 당시 국내 1위이던 메디톡스가 대웅제약과 분쟁을 벌이고 품목 허가 취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이 휴젤이 선두로 도약했다. 지난해에는 매출 2110억원, 영업이익 780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GS는 휴젤 인수로 바이오 분야 진출에 속도를 내게 됐다. GS는 주력 계열사인 GS칼텍스 GS에너지 등 정유업종의 성장성이 약해지자 세계적인 탈탄소 기조에 맞춰 미래 먹거리 사업을 고민해 왔다. 신사업으로 바이오산업을 낙점하고, 그룹 차원에서 다방면으로 진출 방안을 검토해 왔다.
GS, 계열분리 후 '兆단위 딜' 임박
GS그룹이 휴젤을 주목한 것은 해외 성장성을 높게 평가했기 때문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국내 보톡스 시장은 이미 휴젤을 포함한 메디톡스, 대웅제약 등 ‘빅3’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해외 시장에서는 휴젤이 경쟁사보다 한발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중국 시장에 진출한 국내 업체는 휴젤이 유일하다. 지난해 10월 중국 정부로부터 보톡스 제품 ‘레티보’의 판매 허가 승인을 받아 판매 중이다. 중국의 보톡스 시장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시장 규모가 현재 약 65억위안(약 1조1000억원)에서 2025년에는 약 180억위안(약 3조2000억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이 때문에 휴젤의 중국 사업 판권을 가진 사환제약이 휴젤 인수를 적극 타진하기도 했다.북미 지역도 성장성이 높은 시장으로 꼽힌다. 휴젤은 지난 3월과 6월에 각각 미국과 캐나다에 품목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허가 획득까지 통상 1년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에는 북미 시장에도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휴젤의 실적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올 2분기에 매출 645억원, 영업이익 26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33.7%와 59.1% 늘어난 수치다.
이번 인수 컨소시엄에 ㈜GS 외에 세 곳의 국내외 재무적 투자자(FI)가 참여했다. GS그룹이 중국계 운용사 C-브리지를 끌어들인 것은 중국 시장 공략을 염두에 둔 행보로 해석된다. C-브리지는 2014년 설립된 중국 내 대표적인 헬스케어 벤처펀드 운용사로 바이오제약, 의료기기, 진단 분야 등에 주로 투자한다. 운용 자산은 약 2조원 규모다.
또 다른 재무적 투자자 무바달라는 아부다비투자청과 함께 중동의 양대 국부펀드로 꼽힌다. 석유 업종 등에 주로 투자하다가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는 차원에서 이번 인수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IMM PE의 계열사인 IMM인베스트먼트는 그동안 부동산, 인프라 등 분야를 중심으로 투자하다가 처음으로 대규모 인수합병(M&A)에 참여하게 됐다.
GS그룹은 이번 거래가 성사되면 2004년 LG그룹에서 계열 분리된 뒤 처음으로 조(兆)단위 인수에 성공하는 것이다. 그동안 대우조선해양, 하이마트, 두산인프라코어 등 다양한 기업 매물을 검토했지만 한 번도 인수전을 완주한 적이 없다. 그러다가 지난해 허태수 신임 회장(사진) 체제가 들어선 뒤 내부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평가다. 이번 거래는 허 회장의 5촌 조카인 허서홍 전무가 이끄는 사업지원팀이 실무 작업을 주도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GS그룹이 그동안 미래 산업에 대한 고민을 오랫동안 해왔지만 베팅에는 소극적인 측면이 있었다”며 “올 들어 메쉬코리아, 펫프렌즈에 잇따라 투자하는 등 확 달라진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