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육 SW 시수, 전체 1% 미만…SW 산업 어떻게 발전했나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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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AI 시대 교육과정 개편' 토론회 개최
"정보교육 시수, 전체 과정 3%는 돼야"
"정보교육 시수, 전체 과정 3%는 돼야"
“공교육 영역에서 소프트웨어(SW) 교육의 인식이 체육활동의 농구, 배구 정도 수준입니다. 과외활동 시간 정도로 배정된 SW 시수로는 디지털 전환 시대에 맞는 인재 양성이 불가능합니다.”
조준희 한국SW산업협회 회장은 11일 온라인으로 개최된 ‘SW·AI 시대, 미래세대를 위한 교육과정 개편을 촉구한다’ 토론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 등 4개 단체가 주최한 이날 행사는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장관을 비롯한 20여 명의 학계·산업계 및 정부 인사들이 모여 2022년 교육과정 개편에서의 정보기술(IT) 교육 역할론에 대해 토의했다.
이날 첫 번째 주제발표에 나선 조 회장은 정보교육의 시수 부족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SW 교육이 초등학교에서 17시간, 중학교에서 34시간만 진행되고 있는데 전체 교육과정의 1%도 안되는 시간”이라며 “이런 척박한 상황에서 국내 SW 산업이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산업계 인력 수요는 앞으로도 넘쳐날 텐데, 대학엔 국어·수학·영어를 잘하는 사람만 들어온다”며 “주요 과목에 필적할 만큼의 SW 학문 수준을 초등학교와 중학교 과정에서 구현해야 한다”고 했다.
김현철 고려대 교수는 “우리나라 학생들의 IT 활용 능력이 글로벌 최하위”라고 꼬집었다. 토론회의 두 번째 주제발표에서 그는 “2008년부터 2015년까지, 정보교육이 전무했던 암흑기가 있었다”며 “그 여파로 한국 청소년들은 OECD 국가 중 게임과 채팅 영역을 제외하곤 디지털 역량 지수에서 최하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우리 교육이 디지털 전환을 대응할 구조가 되어있는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며 “교육 체계가 굳어있는 상황이라, 학생들에게 동기부여도 안된다”고 말했다. 현재 교육부가 확대 중인 AI 융합교육에 대해선 “자격 있는 교사에 의해, 확고한 독립 교과 기반으로 컴퓨팅 사고력을 가르쳐야 한다”며 “AI가 융합교육으로 충분하다는 일부 의견은 현재 학교에서 국어를 1만 2000시간(공교육 전체 시수) 가르치고 있다는 뜻과 같다”고 말했다. 이어진 패널토론에서도 SW 시수 확보를 강조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김자미 고려대 교수는 “과거 2차 산업혁명의 시작은 수학을 공교육 영역에 포함시키며 시작됐다”며 “국가 책임교육 차원에서, 정보교육 시수를 전체 과정 중 최소 3% 정도라도 확보해야 한다”고 했다. 오순영 한컴인텔리전스 최고기술책임자(CTO)도 “수학은 개념·원리·응용 체계를 갖춰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는데, 정보 교과는 걷지도 못하는 아이에게 뛰는 것부터 가르치고 있다”며 “교육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보니 벌어지는 현상”이라고 했다.
다만 담당 부처 사이에서는 SW 시수 확대를 두고 일부 이견이 감지됐다. 김정삼 과기정통부 소프트웨어정책관은 “단순히 시수를 늘리면 다른 시수가 줄어들어 갈등이 발생한다는 식의 인식으로만 접근하면 안된다”며 “국가 차원에서 필요성이 있다면 과감한 결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반면 함영기 교육부 교육과정정책관은 “교육과정 개정 작업은 굉장히 지난하고 여러 가지 갈등들이 개입된다”며 “과정 간 SW 시수 문제가 동시에 해결되면 좋겠지만, 각계각층의 요구를 조정해야 하다 보니 반영 방식에 대해서 면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
조준희 한국SW산업협회 회장은 11일 온라인으로 개최된 ‘SW·AI 시대, 미래세대를 위한 교육과정 개편을 촉구한다’ 토론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 등 4개 단체가 주최한 이날 행사는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장관을 비롯한 20여 명의 학계·산업계 및 정부 인사들이 모여 2022년 교육과정 개편에서의 정보기술(IT) 교육 역할론에 대해 토의했다.
이날 첫 번째 주제발표에 나선 조 회장은 정보교육의 시수 부족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SW 교육이 초등학교에서 17시간, 중학교에서 34시간만 진행되고 있는데 전체 교육과정의 1%도 안되는 시간”이라며 “이런 척박한 상황에서 국내 SW 산업이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산업계 인력 수요는 앞으로도 넘쳐날 텐데, 대학엔 국어·수학·영어를 잘하는 사람만 들어온다”며 “주요 과목에 필적할 만큼의 SW 학문 수준을 초등학교와 중학교 과정에서 구현해야 한다”고 했다.
김현철 고려대 교수는 “우리나라 학생들의 IT 활용 능력이 글로벌 최하위”라고 꼬집었다. 토론회의 두 번째 주제발표에서 그는 “2008년부터 2015년까지, 정보교육이 전무했던 암흑기가 있었다”며 “그 여파로 한국 청소년들은 OECD 국가 중 게임과 채팅 영역을 제외하곤 디지털 역량 지수에서 최하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우리 교육이 디지털 전환을 대응할 구조가 되어있는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며 “교육 체계가 굳어있는 상황이라, 학생들에게 동기부여도 안된다”고 말했다. 현재 교육부가 확대 중인 AI 융합교육에 대해선 “자격 있는 교사에 의해, 확고한 독립 교과 기반으로 컴퓨팅 사고력을 가르쳐야 한다”며 “AI가 융합교육으로 충분하다는 일부 의견은 현재 학교에서 국어를 1만 2000시간(공교육 전체 시수) 가르치고 있다는 뜻과 같다”고 말했다. 이어진 패널토론에서도 SW 시수 확보를 강조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김자미 고려대 교수는 “과거 2차 산업혁명의 시작은 수학을 공교육 영역에 포함시키며 시작됐다”며 “국가 책임교육 차원에서, 정보교육 시수를 전체 과정 중 최소 3% 정도라도 확보해야 한다”고 했다. 오순영 한컴인텔리전스 최고기술책임자(CTO)도 “수학은 개념·원리·응용 체계를 갖춰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는데, 정보 교과는 걷지도 못하는 아이에게 뛰는 것부터 가르치고 있다”며 “교육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보니 벌어지는 현상”이라고 했다.
다만 담당 부처 사이에서는 SW 시수 확대를 두고 일부 이견이 감지됐다. 김정삼 과기정통부 소프트웨어정책관은 “단순히 시수를 늘리면 다른 시수가 줄어들어 갈등이 발생한다는 식의 인식으로만 접근하면 안된다”며 “국가 차원에서 필요성이 있다면 과감한 결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반면 함영기 교육부 교육과정정책관은 “교육과정 개정 작업은 굉장히 지난하고 여러 가지 갈등들이 개입된다”며 “과정 간 SW 시수 문제가 동시에 해결되면 좋겠지만, 각계각층의 요구를 조정해야 하다 보니 반영 방식에 대해서 면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