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Highlight] 코로나19 치료제 어디까지 왔나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코로나19 유행이 장기화되면서 치료제 수요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낮추기 위해선 코로나19 경증 환자에게 쉽게 투여할 수 있는 치료제의 등장이 절실한 상황이다. 미국 정부가 선구매에 선뜻 나선 MSD의 몰누피라비르 등 최신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상황과 시장 소식을 담았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가장 먼저 정식 승인을 받은 코로나19 치료제는 길리어드사이언스의 ‘렘데시비르’다. 본래 에볼라 출혈열과 마버그 바이러스 치료제로 개발됐다. 렘데시비르는 코로나 바이러스를 포함한 RNA 바이러스 치료에도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코로나19의 첫 치료제로 떠올랐다.
코로나19 첫 치료제를 향한 엇갈린 전망
렘데시비르의 향후 매출에 대한 제약업계의 전망은 소폭 엇갈리고 있다. 글로벌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이밸류에이트파마는 렘데시비르의 매출이 올해부터 급격히 늘어 오는 2024년까지 연매출 25억 달러 규모를 꾸준히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또 다른 시장분석기관 스태티스타는 렘데시비르 매출이 올해 31억 달러로 고점을 찍은 뒤 곧장 내년부터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두 기관 모두 2026년께엔 17억 달러 정도 매출을 낼 것으로 봤다.
단기적으로 높은 판매고를 올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백신 보급에 따른 코로나19 유행의 진화(鎭火), 경쟁제품 등장 등으로 장기적으로 우상향을 점치긴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판단된다.
이 같은 분위기는 길리어드사이언스의 주가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FDA가 긴급사용 승인을 한 지난해 4월 이래 이 회사의 시가총액은 18% 하락한 857억2300만 달러(2021년 8월 2일 종가 기준, 한화 98조5385억 원)다. MSD의 몰누피라비르, 제2의 타미플루 될까
MSD의 합성의약품 몰누피라비르는 렘데시비르의 뒤를 이을 차기 코로나19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6월 미국 정부는 MSD의 코로나19 치료제 몰누피라비르 170만 명분에 대한 선구매 계약을 마쳤다.
MSD는 임상 2상을 마치고 현재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임상 3상은 환자의 입원 기간과 비율, 사망 위험을 얼마만큼 줄일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MSD는 임상 3상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경우 이르면 올해 하반기 긴급사용 승인을 위한 자료를 FDA에 제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정부가 MSD에 내건 몰누피라비르 선구매 조건은 FDA의 긴급사용 승인 또는 허가다. 이 절차를 통과할 경우 미국 정부는 12억 달러(약 1조3788억 원)를 MSD에 지급하고, MSD는 미국 정부에 약 170만 명분의 몰누피라비르를 공급하게 된다. 한국 정부 또한 구매 관련 예산을 마련하고 선구매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MSD는 미국 외의 각국 허가당국에도 긴급사용 또는 의약품 승인 신청서를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MSD는 올해 말까지 몰누피라비르 1000만 명분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몰누피라비르가 이처럼 주목받는 까닭은 이 약이 알약이기 때문이다. FDA가 승인한 유일한 코로나19 치료제인 렘데시비르는 주사제다. 중증 환자는 물론 경증 환자를 대상으로도 처방을 허용했지만 실제로 렘데시비르를 처방받는 경증 환자는 많지 않았다. 증상이 심하지 않은 데다, 독감처럼 며칠만 지나도 자연스레 회복하는 경우가 많아 렘데시비르를 처방받는 사례가 드물었다.
김승택 한국파스퇴르연구소 책임연구원은 “경증 환자가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치료제가 되기 위해선 독감 치료제 ‘타미플루’처럼 경구용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경구용 치료제 작용 기전은
몰누피라비르는 미국 에모리대의 비영리 약물개발회사인 드라이브가 개발한 항바이러스제 ‘EIDD-2801’에서 출발했다. 드라이브는 코로나19가 유행하자 이전까지 개발 중이던 인플루엔자 및 뇌염 바이러스 치료제의 개발 방향을 틀었다. 그렇게 해서 나온 약이 EIDD-2801이다.
화이자의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 ‘PF-07321332’는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PF-07321332는 화이자가 2002년 중국에서 발발한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에 대항해 개발에 나섰던 후보물질이다. 이후 SARS가 잠잠해지자 개발을 중단했다가 코로나19 유행 이후 개발을 재개했다.
로슈 또한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다. 현재 로슈는 ‘AT-527’의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몰누피라비르와 PF-07321332, AT527은 서로 다른 작용 기전으로 코로나 바이러스의 복제를 막는다. 몰누피라비르는 뉴클레오사이드 유사체로 바이러스가 RNA를 복제하는 과정에 끼어들어 RNA 사슬을 뒤죽박죽으로 만드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PF-07321332는 복잡한 형태의 단백질을 잘라주는 단백질 분해효소 ‘3CLpro’를 억제해 코로나 바이러스의 복제를 막는다. AT-527은 바이러스 복제에 필요한 RNA 중합효소를 차단하는 기능을 한다. 한편, 렘데시비르는 RNA 가닥이 복사되는 과정에 끼어듦으로써 복사를 중단시킨다. 약물 재창출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나선 국내 제약사들
국내 제약사들도 약물 재창출 방식으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다. 지난 7월 FDA로부터 단독처방에 대한 긴급사용 승인을 받은 일라이릴리의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 바리시티닙(상품명 올루미언트) 또한 대표적인 약물 재창출 사례다.
약물 재창출은 이미 시판 중인 약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안전성 확인을 위한 임상 1상을 건너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부작용 등에 대한 데이터가 이미 충분히 쌓여 있는 것도 장점이다.
대웅제약과 종근당은 시판된 췌장염 치료제를 이용해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대웅제약은 췌장염 및 역류성 식도염 치료제 카모스타트를 주성분으로 한 ‘DWJ1248(상표명 코비블록)’의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6월 카모스타트의 임상 3상 첫 환자를 등록했다.
종근당은 항응고제 및 급성 췌장염 치료제 ‘나파벨탄(성분명 나파모스타트)’으로 임상 3상을 앞두고 있다.
나파모스타트와 카모스타트는 숙주 세포의 세포막에 있는 프로테아제 ‘TMPRSS2’의 억제제다. 바이러스가 세포를 감염시키기 위해선 바이러스의 지질막과 숙주 세포의 세포막이 융합(fusion)돼야 하는데 이 프로테아제가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즉 나파모스타트와 카모스타트는 TMPRSS2를 억제해 바이러스의 지질막과 숙주 세포막 사이 융합을 막는다. TMPRSS2는 ACE2 수용체와 함께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세포에 침투하는 대표적 인 경로로 꼽힌다.
변이 대응력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독일 괴팅겐영장류센터가 주축이 된 독일 연구팀은 카모스타트가 델타 변이 감염 억제에 효과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투자업계는 카모스타트 및 나파모스타트 등으로 TMPRSS2 억제 기전을 활용한 치료제 개발이 국내외에서 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만큼 누가 ‘승자’가 될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TMPRSS2 단백질 없이 세포내이입(endocytosis)을 통해 바이러스가 세포 내로 침투하는 경로를 차단함으로써 코로나19 치료제를 만들려는 시도도 있다. 바이엘의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 등이 같은 기전으로 작용한다.
클로로퀸은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치료 용도로 승인하면서 주목받기도 했다. 하지만 4개월 만에 FDA가 긴급사용을 철회했다. 효과가 없었기 때문이다. 김 책임연구원은 “세포내이입을 통해 세포로 침투하는 경로는 코로나 바이러스에 있어 비주류 경로(minor pathway)”라며 “세포 단위 시험에선 효과가 좋을 수 있으나 인체에선 효과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클로로퀸과 유사한 화학적 성질을 보이는 신풍제 약의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 또한 임상 2상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보이지 못한 상황이다. 이 외에도 부광약품은 B형 간염 치료제 ‘레보비르’로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동화약품은 천식치료제로 임상 2상을 수행 중이다. 변이 대응능력으로 희비 엇갈리는 항체치료제
항체치료제를 이용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도 계속되고 있다. 항체치료제는 인체가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후 이에 대항하기 위해 만들어낸 항체 중 특별 병원체를 가장 효과적으로 무력화할 수 있는 것을 선별해 만든 치료제다.
문제는 바이러스의 변이에 얼마만큼 대응이 가능하느냐다. 항체치료제는 주로 바이러스 표면의 스파이크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는데 바이러스 변이의 대부분은 바이러스 표면에 있는 스파이크 단백질에서 일어난다. 스파이크 단백질에 변이가 생기면 항체와의 결합력이 크게 낮아질 수 있다.
일라이릴리와 리제네론은 변이 바이러스 때문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릴리의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밤라니비맙은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효과가 떨어진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난 2분기 매출이 급감했다. 1분기 8억1010만 달러(약 9304억 원)에서 2분기 1억4890만 달러(1710억 원)로 82% 감소했다.
감마(브라질)와 베타(남아프리카) 변이에 효과가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자 지난 6월 미국 보건당국은 릴리의 밤라니비맙과 에테세비맙을 결합한 항체치료제 사용을 중단하도록 조치한 여파다.
반대로 리제네론의 항체치료제 리젠코브(REGEN-COV)는 지난 7월 긴급사용의 범위가 확대됐다. 리젠코브는 카시리비맙과 임데비맙을 혼합한 칵테일 항체치료제다.
이번 사용범위 확대로 리젠코브는 백신 미접종자이거나 백신 효과를 누리기 어려운 고위험군 중 코로나19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큰 사람들이 예방 차원에서 투여받을 수 있게 됐다. 코로나 바이러스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위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매월 투여하는 것도 가능하다.
셀트리온의 첫 신약인 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도 항체치료제다. 렉키로나는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허가당국으로부터 각각 조건부 승인 및 긴급사용승인을 받았다. 지난 7월 셀트리온은 렉키로나가 델타 변이에 대한 동물효능시험에서 효과가 있었다고 발표했다. 유럽의약품청(EMA)의 승인도 기다리고 있다. 이 외에도 셀트리온은 신규 코로나 치료제인 칵테일 항체치료제 ‘CT-P63’의 임상 1상을 9월부터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이우상 기자
*이 기사는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1년 8월호에 실렸습니다.
코로나19 첫 치료제를 향한 엇갈린 전망
렘데시비르의 향후 매출에 대한 제약업계의 전망은 소폭 엇갈리고 있다. 글로벌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이밸류에이트파마는 렘데시비르의 매출이 올해부터 급격히 늘어 오는 2024년까지 연매출 25억 달러 규모를 꾸준히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또 다른 시장분석기관 스태티스타는 렘데시비르 매출이 올해 31억 달러로 고점을 찍은 뒤 곧장 내년부터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두 기관 모두 2026년께엔 17억 달러 정도 매출을 낼 것으로 봤다.
단기적으로 높은 판매고를 올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백신 보급에 따른 코로나19 유행의 진화(鎭火), 경쟁제품 등장 등으로 장기적으로 우상향을 점치긴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판단된다.
이 같은 분위기는 길리어드사이언스의 주가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FDA가 긴급사용 승인을 한 지난해 4월 이래 이 회사의 시가총액은 18% 하락한 857억2300만 달러(2021년 8월 2일 종가 기준, 한화 98조5385억 원)다. MSD의 몰누피라비르, 제2의 타미플루 될까
MSD의 합성의약품 몰누피라비르는 렘데시비르의 뒤를 이을 차기 코로나19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6월 미국 정부는 MSD의 코로나19 치료제 몰누피라비르 170만 명분에 대한 선구매 계약을 마쳤다.
MSD는 임상 2상을 마치고 현재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임상 3상은 환자의 입원 기간과 비율, 사망 위험을 얼마만큼 줄일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MSD는 임상 3상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경우 이르면 올해 하반기 긴급사용 승인을 위한 자료를 FDA에 제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정부가 MSD에 내건 몰누피라비르 선구매 조건은 FDA의 긴급사용 승인 또는 허가다. 이 절차를 통과할 경우 미국 정부는 12억 달러(약 1조3788억 원)를 MSD에 지급하고, MSD는 미국 정부에 약 170만 명분의 몰누피라비르를 공급하게 된다. 한국 정부 또한 구매 관련 예산을 마련하고 선구매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MSD는 미국 외의 각국 허가당국에도 긴급사용 또는 의약품 승인 신청서를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MSD는 올해 말까지 몰누피라비르 1000만 명분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몰누피라비르가 이처럼 주목받는 까닭은 이 약이 알약이기 때문이다. FDA가 승인한 유일한 코로나19 치료제인 렘데시비르는 주사제다. 중증 환자는 물론 경증 환자를 대상으로도 처방을 허용했지만 실제로 렘데시비르를 처방받는 경증 환자는 많지 않았다. 증상이 심하지 않은 데다, 독감처럼 며칠만 지나도 자연스레 회복하는 경우가 많아 렘데시비르를 처방받는 사례가 드물었다.
김승택 한국파스퇴르연구소 책임연구원은 “경증 환자가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치료제가 되기 위해선 독감 치료제 ‘타미플루’처럼 경구용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경구용 치료제 작용 기전은
몰누피라비르는 미국 에모리대의 비영리 약물개발회사인 드라이브가 개발한 항바이러스제 ‘EIDD-2801’에서 출발했다. 드라이브는 코로나19가 유행하자 이전까지 개발 중이던 인플루엔자 및 뇌염 바이러스 치료제의 개발 방향을 틀었다. 그렇게 해서 나온 약이 EIDD-2801이다.
화이자의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 ‘PF-07321332’는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PF-07321332는 화이자가 2002년 중국에서 발발한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에 대항해 개발에 나섰던 후보물질이다. 이후 SARS가 잠잠해지자 개발을 중단했다가 코로나19 유행 이후 개발을 재개했다.
로슈 또한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다. 현재 로슈는 ‘AT-527’의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몰누피라비르와 PF-07321332, AT527은 서로 다른 작용 기전으로 코로나 바이러스의 복제를 막는다. 몰누피라비르는 뉴클레오사이드 유사체로 바이러스가 RNA를 복제하는 과정에 끼어들어 RNA 사슬을 뒤죽박죽으로 만드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PF-07321332는 복잡한 형태의 단백질을 잘라주는 단백질 분해효소 ‘3CLpro’를 억제해 코로나 바이러스의 복제를 막는다. AT-527은 바이러스 복제에 필요한 RNA 중합효소를 차단하는 기능을 한다. 한편, 렘데시비르는 RNA 가닥이 복사되는 과정에 끼어듦으로써 복사를 중단시킨다. 약물 재창출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나선 국내 제약사들
국내 제약사들도 약물 재창출 방식으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다. 지난 7월 FDA로부터 단독처방에 대한 긴급사용 승인을 받은 일라이릴리의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 바리시티닙(상품명 올루미언트) 또한 대표적인 약물 재창출 사례다.
약물 재창출은 이미 시판 중인 약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안전성 확인을 위한 임상 1상을 건너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부작용 등에 대한 데이터가 이미 충분히 쌓여 있는 것도 장점이다.
대웅제약과 종근당은 시판된 췌장염 치료제를 이용해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대웅제약은 췌장염 및 역류성 식도염 치료제 카모스타트를 주성분으로 한 ‘DWJ1248(상표명 코비블록)’의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6월 카모스타트의 임상 3상 첫 환자를 등록했다.
종근당은 항응고제 및 급성 췌장염 치료제 ‘나파벨탄(성분명 나파모스타트)’으로 임상 3상을 앞두고 있다.
나파모스타트와 카모스타트는 숙주 세포의 세포막에 있는 프로테아제 ‘TMPRSS2’의 억제제다. 바이러스가 세포를 감염시키기 위해선 바이러스의 지질막과 숙주 세포의 세포막이 융합(fusion)돼야 하는데 이 프로테아제가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즉 나파모스타트와 카모스타트는 TMPRSS2를 억제해 바이러스의 지질막과 숙주 세포막 사이 융합을 막는다. TMPRSS2는 ACE2 수용체와 함께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세포에 침투하는 대표적 인 경로로 꼽힌다.
변이 대응력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독일 괴팅겐영장류센터가 주축이 된 독일 연구팀은 카모스타트가 델타 변이 감염 억제에 효과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투자업계는 카모스타트 및 나파모스타트 등으로 TMPRSS2 억제 기전을 활용한 치료제 개발이 국내외에서 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만큼 누가 ‘승자’가 될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TMPRSS2 단백질 없이 세포내이입(endocytosis)을 통해 바이러스가 세포 내로 침투하는 경로를 차단함으로써 코로나19 치료제를 만들려는 시도도 있다. 바이엘의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 등이 같은 기전으로 작용한다.
클로로퀸은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치료 용도로 승인하면서 주목받기도 했다. 하지만 4개월 만에 FDA가 긴급사용을 철회했다. 효과가 없었기 때문이다. 김 책임연구원은 “세포내이입을 통해 세포로 침투하는 경로는 코로나 바이러스에 있어 비주류 경로(minor pathway)”라며 “세포 단위 시험에선 효과가 좋을 수 있으나 인체에선 효과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클로로퀸과 유사한 화학적 성질을 보이는 신풍제 약의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 또한 임상 2상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보이지 못한 상황이다. 이 외에도 부광약품은 B형 간염 치료제 ‘레보비르’로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동화약품은 천식치료제로 임상 2상을 수행 중이다. 변이 대응능력으로 희비 엇갈리는 항체치료제
항체치료제를 이용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도 계속되고 있다. 항체치료제는 인체가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후 이에 대항하기 위해 만들어낸 항체 중 특별 병원체를 가장 효과적으로 무력화할 수 있는 것을 선별해 만든 치료제다.
문제는 바이러스의 변이에 얼마만큼 대응이 가능하느냐다. 항체치료제는 주로 바이러스 표면의 스파이크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는데 바이러스 변이의 대부분은 바이러스 표면에 있는 스파이크 단백질에서 일어난다. 스파이크 단백질에 변이가 생기면 항체와의 결합력이 크게 낮아질 수 있다.
일라이릴리와 리제네론은 변이 바이러스 때문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릴리의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밤라니비맙은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효과가 떨어진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난 2분기 매출이 급감했다. 1분기 8억1010만 달러(약 9304억 원)에서 2분기 1억4890만 달러(1710억 원)로 82% 감소했다.
감마(브라질)와 베타(남아프리카) 변이에 효과가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자 지난 6월 미국 보건당국은 릴리의 밤라니비맙과 에테세비맙을 결합한 항체치료제 사용을 중단하도록 조치한 여파다.
반대로 리제네론의 항체치료제 리젠코브(REGEN-COV)는 지난 7월 긴급사용의 범위가 확대됐다. 리젠코브는 카시리비맙과 임데비맙을 혼합한 칵테일 항체치료제다.
이번 사용범위 확대로 리젠코브는 백신 미접종자이거나 백신 효과를 누리기 어려운 고위험군 중 코로나19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큰 사람들이 예방 차원에서 투여받을 수 있게 됐다. 코로나 바이러스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위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매월 투여하는 것도 가능하다.
셀트리온의 첫 신약인 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도 항체치료제다. 렉키로나는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허가당국으로부터 각각 조건부 승인 및 긴급사용승인을 받았다. 지난 7월 셀트리온은 렉키로나가 델타 변이에 대한 동물효능시험에서 효과가 있었다고 발표했다. 유럽의약품청(EMA)의 승인도 기다리고 있다. 이 외에도 셀트리온은 신규 코로나 치료제인 칵테일 항체치료제 ‘CT-P63’의 임상 1상을 9월부터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이우상 기자
*이 기사는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1년 8월호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