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택 한국파스퇴르연구소 책임연구원
김승택 한국파스퇴르연구소 책임연구원
매일 1000명이 넘는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쏟아져 나오자 코로나 바이러스와 함께 공생하는 ‘위드 코로나’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김승택 한국파스퇴르연구소 책임연구원은 “타미플루처럼 손쉽게 복용할 수 있는 경증 치료제가 나와야 비로소 위드 코로나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미국 FDA의 정식승인을 받은 치료제는 렘데시비르가 유일하다.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 바리시티닙이나 항체치료제 등도 긴급사용을 얻었지만 대부분 중증이거나 고위험군 환자에게만 사용이 가능하다.

김 연구원은 “중증으로 가기 전에 경증 단계에서 손쉽게 복용할 수 있는 치료제가 절실한 데, 매일 주사제로 투여해야 하는 렘데시비르나 항체치료제는 여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항체치료제는 합성의약품에 비해 가격이 매우 비싼 것도 단점으로 꼽힌다. 그는 “MSD가 임상시험을 진행 중인 몰누피라비르 등 글로벌 제약사에서 임상을 진행 중인 경구형 치료제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도 했다.

김 연구원은 경증과 중증 코로나 치료가 분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행 초기엔 코로나19에 대한 정보가 적었고 지금 와서 보면 임상 설계가 아쉽게 된 경우가 많다”며 “바이러스가 증식하는 단계와 이후 염증 단계를 분리해서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령 렘데시비르는 바이러스의 복제를 막는 항바이러스제다. 보조치료제로 이용이 늘어나고 있는 스테로이드제 덱사메타손은 중증 환자의 염증을 완화하는 역할을 한다.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돼 바이러스가 증식하는 단계에서 면역을 억제하는 스테로이드제를 투여한다거나, 심각한 염증 반응이 있는 환자에게 렘데시비르를 처방하는 것이 도움이 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바이러스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면서 임상 설계가 정밀해지는 만큼 경증 및 중증에 따라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는 치료제가 곧 시장에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로나19 범정부지원단 실무추진단 치료제 분과위원인 김 연구원은 한국파스퇴르연구소에서 메르스(MERS-CoV), 중증 열성 혈소판감소 증후군(SFTS), 지카바이러스 등 신종 감염병의 치료제를 연구개발하고 있다.

이우상 기자

*이 기사는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1년 8월호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