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러와 흥정하기 싫어요"…온라인서 車 사는 시대 [車 UP & DOWN]
완성차 업체들이 대리점을 통해 차량을 판매했던 기존 관행을 깨고 온라인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소비자들이 대면으로 상담받는 것을 꺼리는 데다 최근 자동차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른 밀레니얼 세대가 온라인 구매를 익숙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한국GM은 첫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볼트EUV와 볼트EV 신형을 국내에서 온라인으로만 판매하겠다고 12일 발표했다. 이날 오후 8시부터 네이버 쇼핑라이브를 통해 처음으로 공개했다. ‘더 뉴 카마로SS’를 5~7월 온라인으로 시범 판매했을 때 성과가 좋아 이번에 온라인 판매 확대를 결정했다. 100% 온라인으로만 차량 전량을 판매하는 것은 한국GM이 테슬라에 이어 국내에서 두번째다.

수입차 업체들은 온라인 한정 판매를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푸조는 최근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로 전기 SUV e-2008을 100대 한정으로 판매했다. 시트로앵은 11번가에서 SUV를 이달만 할인 판매하고 있다. 볼보자동차도 온라인으로 전기차를 전량 판매할 계획이다.

온라인 차량 판매는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밀레니얼 세대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딜러들과 차량 사양이나 제품을 흥정하는데 오랜 시간을 쓰는 것을 꺼린다”며 “카바나 등 온라인 플랫폼이 일반적인 차량 구매 방법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전했다. 테슬라는 출시 직후부터 온라인으로만 판매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전기차 ID.3 등을 온라인 중심으로 판매하고 있다. 온라인과 대리점 가격을 통일시켜 가격 조정을 할 수 없도록 했다. BMW, 다임러 등도 비대면 온라인 판매를 늘려가고 있다.

스텔란티스는 유럽에서 2023년 6월부터 모든 대리점과 판매 계약 서비스를 종료한다. 오프라인 판매망을 재구성하고 온라인 판매를 확대하기 위해서다. 현대자동차는 유럽에서 출시하는 제네시스를 온라인으로 직접 판매할 계획이다. 영국 런던, 독일 뮌헨 등 주요 대도시에만 소수의 전시장을 마련한다. 현대차 북미법인은 기술기업 브릿지러닝테크과 온라인 판매를 위한 디지털 플랫폼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 현대차·기아는 판매직 노동조합의 반발에 밀려 온라인 판매를 확대하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엔 6500여 명의 판매직 조합원이 소속돼 있다. 기아는 첫 전용 전기차 EV6 사전예약을 온라인으로만 받으려 했지만 노조 반대에 밀려 오프라인도 함께 진행했다. 현대차는 광주글로벌모터스에서 생산하는 경형 SUV AX1을 온라인으로 판매하겠다고 노조에 통보했다. 위탁생산이기 때문에 차량 판매 방식을 노조와 협의한다는 조항에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노조는 현대차 브랜드로 출시되기 때문에 온라인 판매를 반대하고 있다.

김형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