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간 초유의 몸싸움…사건 발단 '채널A 사건'은 무죄
현직 검사의 '독직폭행' 논란…1년여만에 유죄로 결론
채널A 강요미수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한동훈 검사장을 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정진웅(52·29기) 울산지검 차장검사가 법원에서 결국 유죄를 선고받았다.

지난해 7월 말 한 검사장이 근무하는 법무연수원 사무실에서 '몸싸움' 논란이 나온 지 약 1년 만이며, 같은 해 11월 첫 재판이 열린 뒤 9개월 만이다.

◇ '채널A 사건'으로 촉발…사상 초유의 검사 간 몸싸움
이 사건은 지난해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의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수사를 맡은 정진웅 당시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 부장검사가 한 검사장의 법무연수원 용인분원 사무실에서 압수수색을 벌이던 중 폭행을 했다는 점이 핵심이다.

부산고검 차장검사로 재직 중이던 한 검사장은 이 전 기자가 이철 전 VIK(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를 협박하는 데에 조력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발령 나 감찰을 받던 상황이었다.

정 차장검사는 한 검사장이 휴대전화 유심칩을 압수하는 과정에서 증거를 인멸하려는 행동을 취해 이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이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검사장에게 다가가 "이러시면 안 됩니다"라며 휴대전화를 잡으려 했고, 한 검사장이 이에 반발하자 몸의 중심을 잃고 몸이 포개져 함께 소파 뒤로 넘어갔다는 것이다.

정 부장검사는 한 검사장과 이후 전신에 통증이 있다며 병원에 입원해 하루 만에 퇴원했다.

한 검사장도 왼팔에 찰과상과 근육통이 있다며 병원을 찾아 전치 3주의 진단을 받았다.

한 검사장의 고소·진정으로 수사에 착수한 서울고검은 지난해 10월 독직폭행 혐의로 정 차장검사를 재판에 넘겼다.

두 사람의 신체적 접촉 전후 상황이 담긴 동영상이 법정에 증거로 제출됐고, 재판부는 한 검사장을 비롯한 현장 목격자들의 증언을 종합해 폭행의 고의가 없었고 정당행위였다는 정 차장검사의 주장을 모두 배척했다.

현직 검사의 '독직폭행' 논란…1년여만에 유죄로 결론
◇ 우여곡절 끝에 기소 안 된 한동훈…수사 향방은
이처럼 검사 간 몸싸움 논란까지 빚은 한 검사장에 대한 수사는 지난해 3월 `채널A 강요 미수' 사건 의혹이 처음 제기된 지 1년 반이 되어가도록 답보 중이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지난해 이 전 기자 기소 후에도 한 검사장에 대한 수사를 이어갔으나 두 사람의 공모 관계를 입증할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

더욱이 이 전 기자가 지난달 1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아 수사의 동력은 더욱 약해진 상태다.

정 차장검사가 인사이동으로 중앙지검을 떠난 뒤 수사를 이어받은 변필건 전 부장검사는 한 검사장을 무혐의 처분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보고했으나 이성윤 당시 중앙지검장(현 서울고검장)이 결재하지 않아 아직 매듭지어지지 않았다.

현재도 서울중앙지검은 한 검사장의 휴대전화 잠금을 해제하고 포렌식 결과를 받아볼 때까지는 수사를 마치기 곤란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검찰수사심의위원회는 수사가 한창이던 지난해 7월 이 전 기자에 대해선 수사를 이어나갈 필요성이 있다면서도 한 검사장은 수사 중단·불기소해야 한다고 권고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