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제치고…메가일렉, SSD 2500억 수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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年매출 120억 반월산단 中企
마이크론 등 글로벌 기업들 꺾고
中유통사와 5년치 일감 계약
인텔에 1년 앞서 차세대 SSD 개발
기업 데이터센터용 내년 양산
조호경 사장 "한국판TSMC 될 것"
마이크론 등 글로벌 기업들 꺾고
中유통사와 5년치 일감 계약
인텔에 1년 앞서 차세대 SSD 개발
기업 데이터센터용 내년 양산
조호경 사장 "한국판TSMC 될 것"
경기 반월국가산업단지에 있는 메가일렉트로닉스는 글로벌 반도체기업만 만든다는 초고속 대용량 데이터 처리용 저장장치 NVMe SSD(2테라바이트급)를 중국 전자부품 유통회사에 5년간 총 90만 개 공급하는 계약을 이달 맺었다. 연매출 120억원 규모인 중소기업이 한 번에 2500억원 규모 일감을 확보한 것이다. 인텔 마이크론 등 세계 유수 반도체 업체와의 입찰 경쟁 끝에 거둔 쾌거여서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메가일렉트로닉스는 삼성전자, 미국 인텔, 일본 도시바, 미국 마이크론 등 쟁쟁한 글로벌 반도체 대기업과 경쟁하는 세계 7대 SSD 제조업체다. 국내에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SSD를 자체 설계·제작하는 유일한 회사다. 이 회사의 SSD는 글로벌 기업 제품과 비교해 읽기와 쓰기 속도, 내구력 측면에서 뒤처지지 않고 전수 검사를 거치기 때문에 불량률이 낮다는 장점이 있다. 가격도 12%가량 저렴하다. SSD 개발·생산인력만 수백 명에 달하는 글로벌 기업과 달리 14명의 소수정예 석박사급 인재가 이를 맡고 있어 제조 원가를 크게 절감한 덕분이다. 조 사장은 “요즘 해외 바이어로부터 화상회의 요청이 잇따르고 수주가 이어지고 있다”며 “중소기업으로 세계적 기업에 오른 대만 TSMC처럼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2018~2019년 세계 낸드플래시 제조 공법 표준이 바뀌는 과정에선 위기를 겪기도 했다. 200억원을 쏟아부은 기술을 포기하고 원점에서 다시 개발해야 했다. 조 사장은 “당시 모든 직원이 주말과 밤도 잊은 채 일해준 덕분에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 회사는 기업의 대규모 데이터센터에 들어갈 고사양 SSD를 개발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양산할 계획이다. 2023년부턴 전기차, 의료기기 등에 폭넓게 쓰일 차세대 SSD도 공급할 수 있게 준비하고 있다. 시장 전망도 밝다. 시장 조사 기관들은 세계 PC·노트북·데이터센터용 수요 증가로 SSD 글로벌 시장 규모가 올해 35조원에서 2025년 51조원으로 45.7%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PCB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머리카락 두께(약 70㎛, 1㎛=100만분의 1m)의 2분의 1 수준까지 얇은 기판으로 16층까지 쌓아 올리는 기술을 보유한 국내 최대 다층회로기판 생산업체다. 조 사장은 “전기차 수소차 등 전장제품과 통신·서버용으로 PCB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메가일렉트로닉스는 대규모 SSD 수주에 힘입어 올해 매출이 작년의 2.6배인 301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이미 상반기 매출이 작년 연간 실적을 넘어섰다. 2022년엔 올해 매출의 3배인 1020억원, 2023년엔 6배인 1818억원을 목표로 삼았다. 내년 코스닥시장 상장도 준비하고 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글로벌 대기업 꺾은 한국 中企
세계 최대 노트북 시장인 중국에선 코로나19 여파로 노트북 판매가 매년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노트북 구동 속도를 좌우할 NVMe SSD 수요도 급증했다. 이 회사가 공급한 NVMe 2TB SSD는 속도와 저장능력 면에서 가장 고사양 노트북에 장착되는 것이다. 1분에 60편의 풀HD급 영화를 내려받을 수 있어 기존 저장장치(HDD)에 비해 30배 빠른 속도다. 중국 내에선 자체 설계·제작할 기업이 없어 글로벌 업체들이 판을 치고 있다. 메가일렉트로닉스가 이 빈틈을 비집고 들어간 것이다. 조호경 메가일렉트로닉스 사장은 “중국 내에서 품질 불량이 많은 대만 제품이나 가격이 비싼 미국 제품 대신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을 쓰겠다는 수요가 많아졌다”고 말했다.메가일렉트로닉스는 삼성전자, 미국 인텔, 일본 도시바, 미국 마이크론 등 쟁쟁한 글로벌 반도체 대기업과 경쟁하는 세계 7대 SSD 제조업체다. 국내에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SSD를 자체 설계·제작하는 유일한 회사다. 이 회사의 SSD는 글로벌 기업 제품과 비교해 읽기와 쓰기 속도, 내구력 측면에서 뒤처지지 않고 전수 검사를 거치기 때문에 불량률이 낮다는 장점이 있다. 가격도 12%가량 저렴하다. SSD 개발·생산인력만 수백 명에 달하는 글로벌 기업과 달리 14명의 소수정예 석박사급 인재가 이를 맡고 있어 제조 원가를 크게 절감한 덕분이다. 조 사장은 “요즘 해외 바이어로부터 화상회의 요청이 잇따르고 수주가 이어지고 있다”며 “중소기업으로 세계적 기업에 오른 대만 TSMC처럼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美 고급 인재 스카우트해 SSD사업 도전
메가일렉트로닉스는 업계에선 ‘실패해도 계속 도전하는 끈기’와 ‘인재·기술개발에 대한 과감한 투자’로 정평이 나 있다. 2009년 설립 당시 반도체용 인쇄회로기판(PCB) 납품업체였던 이 회사는 2012년 이명박 정부의 해외 고급 인재 스카우트 장려 정책으로 미국 전문가를 영입해 SSD사업에 도전장을 냈다. 세계 2위 반도체 패키징업체인 미국 앰코에서 반도체모듈 설계를 담당했던 천종옥 연구소장을 영입하면서다. 5년간 개발에 노력한 끝에 2017년 SSD를 구성하는 컨트롤러, 낸드플래시, D램 등을 하나의 칩 속에 넣은 차세대 SSD인 BGA SSD를 삼성 도시바 등에 이어 세계 네 번째로 개발했다. 인텔 마이크론 등보다 1년 앞서 개발한 것이다.2018~2019년 세계 낸드플래시 제조 공법 표준이 바뀌는 과정에선 위기를 겪기도 했다. 200억원을 쏟아부은 기술을 포기하고 원점에서 다시 개발해야 했다. 조 사장은 “당시 모든 직원이 주말과 밤도 잊은 채 일해준 덕분에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 회사는 기업의 대규모 데이터센터에 들어갈 고사양 SSD를 개발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양산할 계획이다. 2023년부턴 전기차, 의료기기 등에 폭넓게 쓰일 차세대 SSD도 공급할 수 있게 준비하고 있다. 시장 전망도 밝다. 시장 조사 기관들은 세계 PC·노트북·데이터센터용 수요 증가로 SSD 글로벌 시장 규모가 올해 35조원에서 2025년 51조원으로 45.7%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PCB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머리카락 두께(약 70㎛, 1㎛=100만분의 1m)의 2분의 1 수준까지 얇은 기판으로 16층까지 쌓아 올리는 기술을 보유한 국내 최대 다층회로기판 생산업체다. 조 사장은 “전기차 수소차 등 전장제품과 통신·서버용으로 PCB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메가일렉트로닉스는 대규모 SSD 수주에 힘입어 올해 매출이 작년의 2.6배인 301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이미 상반기 매출이 작년 연간 실적을 넘어섰다. 2022년엔 올해 매출의 3배인 1020억원, 2023년엔 6배인 1818억원을 목표로 삼았다. 내년 코스닥시장 상장도 준비하고 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