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은 에디션덴마크 대표와 남편인 요핸 풀스비야 씨가 서울 통인동 에디션덴마크 쇼룸에서 덴마크 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병언 기자
이지은 에디션덴마크 대표와 남편인 요핸 풀스비야 씨가 서울 통인동 에디션덴마크 쇼룸에서 덴마크 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병언 기자
“차 한잔하실래요?”

서울 서촌에는 유리온실처럼 생긴 가게가 있다. 덴마크식 라이프스타일을 소개하는 쇼룸 ‘에디션덴마크’다. 지난 11일 이곳의 문을 열고 들어가자 이지은 대표가 차가운 냉차를 권했다. 덴마크 차 브랜드 ‘A.C 퍼치스 티핸들’의 ‘화이트템플’이었다. 한 모금 넘기니 향긋한 백차의 풍미와 함께 열대과일향이 올라왔다. 이 대표는 “상큼하면서도 뒷맛이 깔끔해 여름에 제격”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가 차에 꽂힌 이유는 10년 전 덴마크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여행 중 A.C 퍼치스 티핸들의 ‘쿨허벌’을 마셔보고 깜짝 놀랐다. 달달한 감초와 허브티, 과일의 조합이 완전히 새로웠다. 이 대표는 “무엇이든 어렵게 생각할 것 없고, 정답도 없다는 게 덴마크의 문화”라며 “차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소개했다. 엄격한 다도와 형식을 고수하는 대신 남녀노소 모두 쉽고 편하게 차를 즐긴다. 그러다 보니 기존 틀을 파괴한 쿨허벌 같은 블렌딩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이런 삶의 방식에 사로잡힌 그는 현지에서 3년간 그래픽 디자이너로 근무했고, 결혼도 덴마크인과 했다. 그는 “한국에도 덴마크의 따뜻함과 자유로움을 소개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남편과 함께 A.C 퍼치스 문을 두드렸다”고 했다.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차 브랜드인 A.C 퍼치스 티핸들은 해외 판매에 매우 보수적이다. 시장을 넓히다가 자칫 브랜드 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한국에서도 수차례 수입 요청이 있었지만 성사되지 않았던 이유다. 이 대표는 “덴마크 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점을 앞세워 2019년 수입·유통계약을 따내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한국에 브랜드를 소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마켓컬리에서 입점 문의가 들어왔다. 입소문이 퍼진 덕이었다. 제품 프레젠테이션과 시음회에서 까다롭기로 유명한 마켓컬리 심사를 한 번에 통과했다. 2019년 11월 마켓컬리에도 입점했다.

앞으로 덴마크의 식문화를 더 많은 이들에게 알리는 게 이 대표의 목표다. 그는 “차를 쉽게 우리고 마실 수 있도록 원터치 티포트와 차 전용 글래스를 새로 출시했다”며 “덴마크 꿀 농장에서 가져온 유기농 꿀, 북유럽 가구 등도 큐레이션했다”고 설명했다. 에디션 덴마크의 지난해 매출은 5억5000만원, 올해 매출 목표는 10억원이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