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형 美 대형로펌' 서울 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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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50개주서 영업하는 고던앤리스
광화문에 해외 첫 사무소 열어
국내 법조시장 해외 개방 10년
외국로펌 확장·철수 '선수교체'
최근 美상장 등 일감 늘며 활기
광화문에 해외 첫 사무소 열어
국내 법조시장 해외 개방 10년
외국로펌 확장·철수 '선수교체'
최근 美상장 등 일감 늘며 활기
미국 법무법인 고던 리스 스컬리 앤 만수카니(고던앤리스)가 이달 초 서울 광화문에 사무소를 열었다. 고던앤리스는 미국 전역 50개 주에 1000명이 넘는 변호사가 일하는 로펌이다. 지금까지 해외사무소는 열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법조계는 “미국 대형 로펌이 해외 첫 사무소를 서울에 연 것은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고던앤리스가 기업고객 확보 및 아시아 사업 확대 가능성을 탐색하기 위해 서울사무소를 열었다는 게 법조계의 시각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12일 기준으로 국내에서 영업 중인 외국 로펌은 총 28개다. 4년 전인 2017년 말(32개)과 비교해 다소 줄었다. 하지만 이 기간 외국 로펌의 국내 사무소에서 일하는 변호사 수는 꾸준히 늘었다. 2017년 말 150명에서 올해 6월 말 현재 201명으로 증가했다. 한국에서 살아남은 외국 로펌들이 ‘덩치’를 키운 영향이다.
2010년대 중·후반 들어 매년 한국에서 짐을 싸는 글로벌 로펌이 한두 곳씩 나오면서 법조계에선 “해외 로펌이 한국에 매력을 못 느끼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흘러나왔다. 그렇지만 올 들어 분위기가 바뀌었다.
고던앤리스의 경우 미국에서는 유일하게 50개 주 전체에 사무소를 두고 있다. 스타벅스 형태의 ‘네트워크 로펌’으로 분류된다. 연간 매출은 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2위 로펌을 가뿐히 넘어서는 규모다. 서울사무소에는 워싱턴사무소에서 기업소송을 주로 맡아온 김선구 미국변호사가 대표로 부임한다.
다른 나라에서 근무하던 변호사를 서울로 데려와 규모를 키우는 곳도 있다. 세계 최대 로펌으로 꼽히는 레이텀앤왓킨스 서울사무소에는 홍콩에서 활동하던 이석준 변호사가 최근 합류했다.
레이텀앤왓킨스는 “이 변호사는 글로벌 시장에서 굵직한 기업상장(IPO)과 인수합병(M&A)을 성사시킨 경험이 있다”고 영입 배경을 설명했다. 레이텀앤왓킨스는 세계 14개국에서 3000여 명의 변호사를 두고 있으며, 쿠팡의 미국 상장 자문을 맡았다.
올 2월엔 미국 국적의 코헨앤드그레서가, 2018년에는 미국계 심슨대처앤바틀렛이 한국을 떠났다. 이들은 법률시장 개방 초기 시장 선점을 위해 한국에 진출했지만 ‘적응하는 데 결국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글로벌 로펌들 사이에 승패를 가른 것은 기업 관련 소송 수임 여부다. 국내 기업들이 외국 로펌에 지급하는 자문료 등 법률서비스 분야 지급액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전년보다 18% 증가한 1조7471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찍었다.
국내 대형 로펌에서 근무하는 한 15년차 외국변호사는 “해외 시장 개척과 관련해 법률 자문하는 한국 기업이 크게 늘고 있고, 한국에 투자하려는 해외 기업들의 자문 수요도 꾸준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은 기업들의 해외 진출이 활발하기 때문에 외국계 로펌을 낀 법률 자문 시장 규모가 상당한 곳”이라며 “삼성전자, 수출입은행 등 자문 수요가 많은 ‘앵커(anchor) 클라이언트’(기업 고객)를 확보한 곳 위주로 구도가 정리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안효주/최한종 기자 joo@hankyung.com
○한국 시장에 눈독 들이는 해외 로펌
법률시장이 해외 로펌에 개방된 지 10년째를 맞은 올해 한국에 진출한 외국 로펌 ‘선수교체’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자리잡지 못하고 철수한 로펌도 있는 반면 한국 및 아시아시장을 겨냥해 새롭게 진출하거나, 변호사들을 충원하는 로펌도 나오고 있다. 개방 후 10년이 지나면서 나름대로 강점을 지닌 곳들만 살아남는 시장 논리가 작동하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법조계에 따르면 12일 기준으로 국내에서 영업 중인 외국 로펌은 총 28개다. 4년 전인 2017년 말(32개)과 비교해 다소 줄었다. 하지만 이 기간 외국 로펌의 국내 사무소에서 일하는 변호사 수는 꾸준히 늘었다. 2017년 말 150명에서 올해 6월 말 현재 201명으로 증가했다. 한국에서 살아남은 외국 로펌들이 ‘덩치’를 키운 영향이다.
2010년대 중·후반 들어 매년 한국에서 짐을 싸는 글로벌 로펌이 한두 곳씩 나오면서 법조계에선 “해외 로펌이 한국에 매력을 못 느끼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흘러나왔다. 그렇지만 올 들어 분위기가 바뀌었다.
고던앤리스의 경우 미국에서는 유일하게 50개 주 전체에 사무소를 두고 있다. 스타벅스 형태의 ‘네트워크 로펌’으로 분류된다. 연간 매출은 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2위 로펌을 가뿐히 넘어서는 규모다. 서울사무소에는 워싱턴사무소에서 기업소송을 주로 맡아온 김선구 미국변호사가 대표로 부임한다.
다른 나라에서 근무하던 변호사를 서울로 데려와 규모를 키우는 곳도 있다. 세계 최대 로펌으로 꼽히는 레이텀앤왓킨스 서울사무소에는 홍콩에서 활동하던 이석준 변호사가 최근 합류했다.
레이텀앤왓킨스는 “이 변호사는 글로벌 시장에서 굵직한 기업상장(IPO)과 인수합병(M&A)을 성사시킨 경험이 있다”고 영입 배경을 설명했다. 레이텀앤왓킨스는 세계 14개국에서 3000여 명의 변호사를 두고 있으며, 쿠팡의 미국 상장 자문을 맡았다.
○시장은 재편 중
이런 가운데 법률시장 개방 초기에 들어온 로펌 가운데 고전 끝에 한국을 떠나는 곳들도 있다. 2012년 국내에 발을 들인 첫 번째 영국계 로펌 클리포드챈스는 지난 9일 서울사무소를 폐쇄했다.올 2월엔 미국 국적의 코헨앤드그레서가, 2018년에는 미국계 심슨대처앤바틀렛이 한국을 떠났다. 이들은 법률시장 개방 초기 시장 선점을 위해 한국에 진출했지만 ‘적응하는 데 결국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글로벌 로펌들 사이에 승패를 가른 것은 기업 관련 소송 수임 여부다. 국내 기업들이 외국 로펌에 지급하는 자문료 등 법률서비스 분야 지급액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전년보다 18% 증가한 1조7471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찍었다.
국내 대형 로펌에서 근무하는 한 15년차 외국변호사는 “해외 시장 개척과 관련해 법률 자문하는 한국 기업이 크게 늘고 있고, 한국에 투자하려는 해외 기업들의 자문 수요도 꾸준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은 기업들의 해외 진출이 활발하기 때문에 외국계 로펌을 낀 법률 자문 시장 규모가 상당한 곳”이라며 “삼성전자, 수출입은행 등 자문 수요가 많은 ‘앵커(anchor) 클라이언트’(기업 고객)를 확보한 곳 위주로 구도가 정리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안효주/최한종 기자 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