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Z세대를 보라…그들이 '대한민국의 미래'
삼성이 지난 11일 새 스마트폰 ‘갤럭시 Z 폴드3’를 내놨다. 어떤 소비층이 이를 가장 반길까. 아마도 디지털 환경에 가장 익숙한 Z세대(1997~2012년생)일 것이다. 그러나 이들은 단순히 새 스마트폰을 손에 쥐었다고 열광하는 소비층이 아니다. 세상에 익숙한 것, 관성에 젖은 것 대신에 변화와 새로움을 추구하는 강력한 미래 세력이다.

사실 어떤 세대를 정의하는 건 쉽지 않다. 변수도 많고 계속 변하고 있기 때문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Z세대를 특정하는 이유는 뭘까. 먼저, 이들은 적극적으로 자기 자신을 표현하려 한다.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을 통해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들어낸다. 꼰대를 싫어하고, 공정을 외치며, 메타버스에서도 왕성하게 논다. 환경 문제나 젠더, 윤리, 인성, 공정 같은 문제에도 적극적으로 자기 목소리를 낼 뿐만 아니라 나이가 많고 지위가 높다는 이유로 함부로 조언하고 값싼 위로를 던지는 기성세대를 저주한다.

이들은 탈권위적이고 솔직한 1947년생 윤여정과 박막례에 환호하고, 세상이 보상해주지 않으니 자기들이 직접 나서서 보상해주겠다는 ‘돈쭐내기’도 서슴지 않는다. 또한 독립운동은 못 했어도 일본 상품 불매운동은 한다는 말도 이들에겐 어느덧 익숙하다. 거창하게 세상을 바꾸는 걸 얘기하진 않는다. 일상의 작은 행동을 통해 무엇이든 바꾸고 싶어할 뿐이다.

2030년쯤 이런 Z세대가 유권자가 되면 밀레니얼 세대까지 합쳐 1900만 명, 전체 유권자의 42%를 차지할 전망이다. 그땐 40대 대통령이 나와도 놀랄 일이 아닌 것이다. 이들의 정치 세력화 시계도 이처럼 빨라지고 있다. 이 책 《결국 Z세대가 세상을 지배한다》의 저자는 어리고 철없는 ‘요즘 애들’이 위기의 대한민국을 바꿀 ‘미래의 권력’임을 일깨우며, 이들을 통해 미래를 진단하고 대비하라고 조언한다. 그러면서 Z세대를 무조건 따르자는 게 아니라 지금 시대를 누구보다 먼저 받아들이고 행동하는 이들을 통해 현 상황을 좀 더 이해해보자는 말도 곁들인다.

지금은 코로나로 인해 모든 게 달라지고 있는 대전환의 시대다. 새로운 문명의 주인공은 누가 뭐래도 10~20대인 Z세대다. 기성세대가 아무리 인정하기 싫더라도 한국의 미래는 Z세대 몫이다. 어느 시대건 세대 간의 밀당은 있기 마련이지만 옳고 그름을 떠나 기성세대는 그들을 믿고 미래를 맡겨야 할 때가 오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전장석 기자 sak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