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철의 글로벌 북 트렌드] "갈등, 공격 아닌 문제 해결의 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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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 갈등 (High Conflict)
문제 파악 못하고 감정·분노만 표출
'극한 갈등'으로 엉킨 피곤한 현대사회
여러 사례 소개하며 '탈출 방법' 분석
다툼 해결 위한 네가지 키워드도 제시
문제 파악 못하고 감정·분노만 표출
'극한 갈등'으로 엉킨 피곤한 현대사회
여러 사례 소개하며 '탈출 방법' 분석
다툼 해결 위한 네가지 키워드도 제시
“시급한 주제를 다룬 빛나는 책. 서로의 목을 조이고 있는 미국인들을 위한 책.”(다니엘 핑크) “시의적절하고 매력적인 조언.”(로버트 치알디니) “2021년 출간된 책들 가운데 최고.”(조너선 하이트)
주요 명사가 남긴 추천사만 봐도 얼마나 중요한 책인지 확인할 수 있다. 《언씽커블》 《무엇이 이 나라 학생들을 똑똑하게 만드는가》 등의 베스트셀러로 미국 사회에 새로운 화두를 던지고 있는 탐사 전문 저널리스트 아만다 리플리가 최근 선보인 《극한 갈등(High Conflict)》이 미국 서점가에서 화제다. 리플리는 책을 통해 현대 사회가 여러 갈등 상황에 휘말리게 된 원인을 분석하고, 엉킨 실타래 같은 갈등의 난맥상에서 벗어날 대안을 함께 제시한다.
직장에서, 가정에서 또는 정치판에서 우리는 종종 이해할 수 없는 광기를 목격하곤 한다.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광기가 나타나는 이유는 갈등 그 자체가 무엇인지 파악하지 못하고 서로의 감정을 폭발시키거나 분노를 표출하기 때문이다. 책은 이런 광기의 상황을 ‘극한 갈등’이라고 표현한다. 극한 갈등은 마치 보이지 않는 손처럼 작용한다. 그것은 유용한 마찰을 일으키는 건강한 갈등과 차원이 다르다. 우리가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이 ‘좋은 갈등’이라면, 극한 갈등은 사소한 의견 불일치가 ‘선과 악의 대립’ 또는 ‘우리 대(對) 그들의 대결’로 치닫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갈등 해결을 위한 정상적인 중재의 법칙이 전혀 통하지 않는다. 인간의 뇌 활동은 비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사람들은 자신의 극단적인 우월감을 드러내면서 상대를 향한 비난과 공격을 퍼붓는다. 사소한 갈등도 전쟁 상황으로 치닫는다. 지저분한 이혼 과정에서부터 수십 년에 걸친 내전에 이르기까지, 책에는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고 함께 망하는 지름길로 이어지는 극한 갈등의 사례들이 소개된다.
탐사 전문 저널리스트답게 저명한 갈등 해결 전문가를 만나 서로를 향한 무분별한 비난과 공격이 난무하는 정치판에서 탈출한 계기를 듣고, 오로지 복수를 향한 일념으로 살아가는 시카고 갱단의 두목을 만나며, 콜롬비아를 여행하면서 수천 명의 사람을 극한 갈등에서 탈출시킬 방법이 있는지 찾아본다. 진보적인 맨해튼 출신 유대인과 보수적인 미시간 출신 교도관 그룹이 서로를 더욱 잘 이해하기 위해 서로의 집에 머물기로 했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보여준다.
‘갈등 유발 전문가’(자신의 목적을 위해 갈등을 이용하는 사람들)를 비롯해 ‘굴욕감’ ‘거짓 이분법’ 등은 사소한 갈등을 극한 갈등으로 이끄는 대표적인 방아쇠다. 하지만 극한 갈등에서 탈출하는 비결도 분명 존재한다. 책은 ‘시간’ ‘공간’ ‘엔지니어링’ ‘내러티브’(일정한 시공간에서 발생하는, 인과관계로 엮인 사건들의 연속)를 갈등 해결을 위한 네 가지 키워드로 제시한다. 갈등은 늘 존재해왔다. 하지만 갈등을 문제 해결의 도구로 이해하느냐, 서로를 향한 공격의 도구로 삼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
“모든 이야기는 양쪽을 다 들어봐야 한다(There are two sides to every story).” 위대한 신학자 조너선 에드워즈가 남긴 명언의 의미를 새삼 되새겨본다.
홍순철 < BC에이전시 대표·북칼럼니스트 >
주요 명사가 남긴 추천사만 봐도 얼마나 중요한 책인지 확인할 수 있다. 《언씽커블》 《무엇이 이 나라 학생들을 똑똑하게 만드는가》 등의 베스트셀러로 미국 사회에 새로운 화두를 던지고 있는 탐사 전문 저널리스트 아만다 리플리가 최근 선보인 《극한 갈등(High Conflict)》이 미국 서점가에서 화제다. 리플리는 책을 통해 현대 사회가 여러 갈등 상황에 휘말리게 된 원인을 분석하고, 엉킨 실타래 같은 갈등의 난맥상에서 벗어날 대안을 함께 제시한다.
직장에서, 가정에서 또는 정치판에서 우리는 종종 이해할 수 없는 광기를 목격하곤 한다.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광기가 나타나는 이유는 갈등 그 자체가 무엇인지 파악하지 못하고 서로의 감정을 폭발시키거나 분노를 표출하기 때문이다. 책은 이런 광기의 상황을 ‘극한 갈등’이라고 표현한다. 극한 갈등은 마치 보이지 않는 손처럼 작용한다. 그것은 유용한 마찰을 일으키는 건강한 갈등과 차원이 다르다. 우리가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이 ‘좋은 갈등’이라면, 극한 갈등은 사소한 의견 불일치가 ‘선과 악의 대립’ 또는 ‘우리 대(對) 그들의 대결’로 치닫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갈등 해결을 위한 정상적인 중재의 법칙이 전혀 통하지 않는다. 인간의 뇌 활동은 비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사람들은 자신의 극단적인 우월감을 드러내면서 상대를 향한 비난과 공격을 퍼붓는다. 사소한 갈등도 전쟁 상황으로 치닫는다. 지저분한 이혼 과정에서부터 수십 년에 걸친 내전에 이르기까지, 책에는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고 함께 망하는 지름길로 이어지는 극한 갈등의 사례들이 소개된다.
탐사 전문 저널리스트답게 저명한 갈등 해결 전문가를 만나 서로를 향한 무분별한 비난과 공격이 난무하는 정치판에서 탈출한 계기를 듣고, 오로지 복수를 향한 일념으로 살아가는 시카고 갱단의 두목을 만나며, 콜롬비아를 여행하면서 수천 명의 사람을 극한 갈등에서 탈출시킬 방법이 있는지 찾아본다. 진보적인 맨해튼 출신 유대인과 보수적인 미시간 출신 교도관 그룹이 서로를 더욱 잘 이해하기 위해 서로의 집에 머물기로 했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보여준다.
‘갈등 유발 전문가’(자신의 목적을 위해 갈등을 이용하는 사람들)를 비롯해 ‘굴욕감’ ‘거짓 이분법’ 등은 사소한 갈등을 극한 갈등으로 이끄는 대표적인 방아쇠다. 하지만 극한 갈등에서 탈출하는 비결도 분명 존재한다. 책은 ‘시간’ ‘공간’ ‘엔지니어링’ ‘내러티브’(일정한 시공간에서 발생하는, 인과관계로 엮인 사건들의 연속)를 갈등 해결을 위한 네 가지 키워드로 제시한다. 갈등은 늘 존재해왔다. 하지만 갈등을 문제 해결의 도구로 이해하느냐, 서로를 향한 공격의 도구로 삼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
“모든 이야기는 양쪽을 다 들어봐야 한다(There are two sides to every story).” 위대한 신학자 조너선 에드워즈가 남긴 명언의 의미를 새삼 되새겨본다.
홍순철 < BC에이전시 대표·북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