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8일 민간 임대사업자의 임대보증금 보증보험 가입 의무화를 앞두고 정부가 가입 요건을 완화하기로 했다. 요건이 비현실적이어서 가입하고 싶어도 못 한다는 지적이 제기돼서다. 시행이 1주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제도 정비에 들어가 적지 않은 혼란이 예상된다.

12일 당정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임대사업자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의 보증보험 가입을 위해 주택가격을 계산할 때 공시가격 대신 시세를 쓸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하기로 했다.

보증보험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임대사업자의 부채비율(주택가격 대비 대출·보증금 등의 비율)이 100%를 넘지 않아야 한다. 이때 주택가격은 공시가격에 120~130%(공동주택 기준)를 곱하거나 감정평가를 해서 산정한다. 다세대·연립주택과 같은 빌라는 공시가격이 시세보다 크게 낮아 부채비율이 높게 나온다. 정부가 한국부동산원과 국민은행 시세를 활용할 수 있게 해주는 배경이다.

정부는 부채비율 기준 자체도 완화하기로 했다. 현재 100%인 부채비율 기준을 한시적으로 높여주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임대보증금 보증보험은 집주인이 세입자의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할 때 HUG 등 보증기관이 대신 내주는 제도다. 정부는 지난해 ‘7·10 대책’에서 임차인 보호를 위해 임대사업자의 보증보험 가입을 의무화했다. 1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18일 이후에는 기존 임대사업자가 갱신계약 또는 신규 계약을 할 때 반드시 보증보험에 들어야 한다. 이를 어기면 2년 이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 벌금 등 형사처벌을 받는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