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자국 내 아프간 난민 유입 우려 여론에 압박
터키 대통령 "아프간 평화 위해 탈레반 수뇌 만날 용의"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빠르게 장악해 가는 가운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아프간 평화를 위해 탈레반 수뇌부를 만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CNN 터키와 한 인터뷰에서 "아프가니스탄 국민이 매우 어려운 상황에 있다"며 "우리 쪽에서 탈레반과의 협상을 포함한 노력을 하고 있으며 내가 탈레반 지도자를 접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에르도안 대통령은 탈레반 지도자 누구를 만나겠다는 것인지, 회동이 언제 가능할지 상세한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터키군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군의 일부로 아프간에 주둔해 왔으며 미군이 이달 말 아프간 철수를 마무리하면 카불 공항 경비를 맡겠다고 제안했다.

미국과 터키는 이에 대한 논의를 계속하고 있으며 터키는 미국이 이와 관련한 외교적, 재정적, 행정적 조건을 맞춰 주면 공항을 맡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통신은 이날 터키 관리 2명의 말을 인용해 터키가 여전히 카불 공항을 맡을 의향이 있으나 최근 탈레반의 급격한 세력 확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달에도 탈레반과 대화할 의지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기자들에게 "탈레반은 미국과 일부 대화했지만, 터키와는 더 편안하게 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가 합의에 이를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터키 대통령 "아프간 평화 위해 탈레반 수뇌 만날 용의"
에르도안 대통령은 아프간이 탈레반의 수중에 떨어지면 아프간에서 탈출 행렬이 빚어져 터키에 부담을 줄 것이라는 자국 내 여론의 압박을 받고 있다고 AFP통신은 지적했다.

터키는 시리아 난민 360만 명을 수용하고 있으며 터키 경제가 악화하면서 야권은 시리아 난민을 내보내야 한다고 정부에 촉구하고 있다.

미국이 철군을 시작한 이후 탈레반은 아프간 각지에서 급속도로 세력을 넓혀 가고 있다.

탈레반은 현재 전체 34개 주도 가운데 9개 주도를 점령했으며 탈레반이 현재 아프간 영토의 65%를 장악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연합뉴스